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19일 (화)
전체메뉴

[기획] 창원국가산단 2.0 후보지 신규 지정 (상) 의미·추진 계획

‘제조업 50년’ 한계 딛고 첨단산업으로 ‘미래 50년’ 준비
창원산단, 지역경제 견인했지만
1974년 창원종합기계공업기지 확정

  • 기사입력 : 2023-03-15 20:53:00
  •   
  • 신규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창원시가 선정되면서 파급 효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제 첫 단추를 끼운 상태라 전망을 언급하기에는 섣부르지만, 최종 승인 이후 직·간접적 경제적 효과는 클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대한민국 기계산업의 중심인 창원국가산업단지의 부지가 포화상태인 만큼 새로운 수용 여력 확보와 방산 및 원자력산업의 집적화를 통한 미래 특화산업 중추기지로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창원국가산단 2.0 후보지 신규 지정 의미와 추진계획, 전망 및 과제 등에 대해 짚어본다.

    창원국가산업단지 전경./창원시/
    창원국가산업단지 전경./창원시/

    ◇신규 산단 후보지는 어디= 방위·원자력 융합산업 거점으로 조성할 계획인 신규 창원국가산단 후보지는 창원시 의창구 북면과 동읍 일원 339만㎡(103만평)이다. 구체적으로는 의창구 북면 지개리와 대산리, 고암리와 함께 동읍 화양리 일대다. 앞서 시는 50년간 국가 산업화를 주도해온 창원국가산단에 이어 미래 50년 재도약을 위해 신규 국가산단 후보지를 창원국가산단 2.0으로 명명하고, 의창구 북면과 대산면, 창원대 인근 등 1000만㎡(300만평) 규모의 부지를 요청했다.

    각 지역으로 북면에 생산거점, 대산면에 첨단 스마트 물류시설, 창원대 인근에 연구기설을 배치해 3각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선정된 부지는 당초 요청한 규모에 비해 절반 이상 감소했다. 다만 시는 국토교통부가 현재 30만㎡ 이하인 지자체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GB) 해제 권한을 100만㎡ 이하로 확대하기로 한 만큼 신규 국가산단 후보지의 확장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열어 놓고 있다.

    이 때문에 오는 2027년 예상되는 국토부의 최종 승인 이후 연구전담구역과 생산전담구역, 융합구역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산단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연구전담구역은 기업부설 연구소와 연구기관, 연구센터 등 연구 인력의 창의적인 활동이 가능한 곳으로, 생산전담구역은 중후장대한 장비 중심의 기계, 경박단소한 모듈 중심의 전기전자 등 특성에 맞는 공간, 융합구역은 지원기관과 시험인증 센터, 융합제품 생산기업 등 연구 및 생산의 융합을 촉진할 공간이다.

    또한 당초 신청지로 올렸지만 최종 포함되지 못한 창원대 부지는 산·학·연 연계의 최적지로 충분한 효율가치가 있어 현 창원국가산단 확장 부지로, 대산면은 스마트팜 특구, 첨단 농업구역 개발 등 다각도로 활용방안을 모색한다는 입장이다.



    ◇신규 산단 왜 필요한가= 창원에 신규 국가산단 지정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의해 1974년 창원종합기계공업기지(현 창원국가산단)가 산업기지 개발촉진지역으로 확정된 이후 거의 반세기 만이다. 기계산업의 요람으로 국가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한 창원국가산단은 기반 시설의 노후화와 함께 단순 가공·조립 중심의 제조업 사양화, 신산업 육성 및 R&D 투자 부족 등 생산성 저하, 신규 근로자 유입 감소라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여기에 기계와 조선 등 창원의 주력산업 대부분이 중후장대(重厚長大-무겁고 두텁고 길고 큰 제조업)하고, 수직계열화돼 대기업에서 일감을 가져오지 못하면 하청 관계에 있는 1차, 2차 기업들이 어려워지는 구조적 취약성도 가지고 있어 하향 변모하는 실정이다.

    인프라 노후와 청년 인력 근무 기피 등으로 성장 한계에 부딪힌 창원국가산단은 조선업 불황기와 함께 탈원전 정책이 맞물리면서 2011년 55조원을 기록했던 생산액이 2021년 45조원을 줄었고, 같은 기간 수출액은 233억달러에서 123억달러로 거의 반 토막이 났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첨단 산업과 미래신산업 중심의 집적화 부지가 필요하지만, 현재 창원국가산단이 포화상태라 새로 들어오고자 하는 기업이 있어도 수용할 여력이 없는 실정이다.

    ◇신규 산단 지정 배경은= 창원의 주력 산업은 기계·조선·방산·원전이다. 조선업이 불황기를 끝내고 모처럼 호황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그 동안 일감 부족에 시달리던 방위산업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우크라이나 이웃 나라인 폴란드가 지난해 현대로템의 K2 전차 980대와 세계 자주포 시장 점유율 1위인 한화디펜스 K9 자주포 648문, FA50 경공격기 48기, K239 천무 다연장로켓 288문을 수입하는 초대형 계약을 체결한 것은 대표적이다.

    원전산업 역시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세계 에너지 공급난이 탈원전 정책의 동력을 흔들었고, 유럽연합(EU)이 원전을 그린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 최종안에 포함하면서 ‘탈원전’ 정책에 힘이 실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탈원전 정책 폐기와 함께 원자력산업 생태계 강화, 방산 수출 확대를 통한 미래먹거리 산업화 추진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특히 경남지역 공약 1호로 차세대 한국형 원전산업 육성을 내세웠다.

    홍남표 창원시장 역시 원전 생태계 복원과 방산기업의 집적화를 미래 먹거리로 판단하고, 지난해 10월 ‘방산·원자력산업 분야에 특화된 새로운 창원국가산단’을 중앙정부로부터 지정받기 위해 관련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번 신규 산단 지정은 윤석열 정부의 방위·원자력 산업 정책과 궤를 같이 한다는 점에서 가점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추진 계획은= 이번 후보지 선정 이후 창원시는 지역 경제단체와 함께 입주기업 수요조사를 진행하고, 미래 50년 창원형 국가산단 2.0 비전을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후보지 개발로 시는 올해와 내년에 토지거래 허가구역 및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 지정 절차를 이행하고, 사업시행자를 선정해 타당성 조사와 함께 산업단지계획 수립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2025년부터 재해와 환경·재난·교통 등 각종 영향평가와 함께 GB 해제 및 실시설계를 거쳐 2027년 산업단지 지정을 받은 뒤 이후 보상과 착공에 들어간다는 방향이다. 이 과정에서 사업시행자 결정과 개발제한구역 해제 등 후속조치를 신속하게 이행하기 위해 국토부, 경남도와 긴밀히 공조할 계획이다.

    향후 신규 국가산단 지정과 함께 개발된다면, 창원의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지 기업 유치 등으로 일자리 창출과 함께 인구 증가도 시는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방산·원자력산업의 집적화를 통한 오래된 제조업 도시의 이미지 탈피와 첨단화·고도화를 통한 주력 산업(방산·원전)의 성장도 시가 기대하는 전망 중 하나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창원국가산단 2.0은 이제 첫발을 뗐을 뿐이다”라며 “우리가 내딛는 걸음걸음이 창원의 미래 50년을 든든하게 책임질 혁신성장의 길로 이어질 수 있도록 쉼 없이 달리고 또 달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 관련기사
  • 김정민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