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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19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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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ON- 뭐하꼬] 창원 ‘펄오션파크’ 나들이

물 건너온 신비한 남태평양
마산합포구 진동에 위치한 ‘해양 생태박물관’
임수택·김수향 부부가 40년간 수집한 진주조개·산호 등 1만여 점 전시

  • 기사입력 : 2023-03-16 20: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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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에는 ‘작은 남태평양’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바로 ‘펄오션파크’다. 해양 생태박물관 펄오션파크에는 73살 동갑내기 임수택·김수향 부부가 40년 동안 남태평양을 드나들며 파푸아뉴기니 전통 마을 원주민들과 함께 어울리며 모으고 건져 올린 진주조개와, 산호, 그리고 원주민들이 손으로 다듬은 조각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한반도 너머의 이채로운 문화를 접하고 싶다면, 펄오션파크를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

    창원 마산합포구 진동에 위치한 해양 생태박물관 ‘펄오션파크’에 전시돼 있는 나무 조각품들. 남태평양 해양 생물들의 모습을 본 떠 원주민들이 깎아 만든 작품들이다.
    창원 마산합포구 진동에 위치한 해양 생태박물관 ‘펄오션파크’에 전시돼 있는 나무 조각품들. 남태평양 해양 생물들의 모습을 본 떠 원주민들이 깎아 만든 작품들이다.

    ◇펄오션파크에는 무엇이 있나?

    펄오션파크(펄파라다이스)의 수장인 임수택씨의 고향은 나전칠기의 고장인 통영이다. 나전칠기 자개장을 만들며 조개의 아름다움에 푹 빠졌던 임씨는 더 좋은 재료를 찾는 것에 욕심이 생겼다. 당시 자개의 주원료는 전복과 뿔소라였고, 나머지 재료는 외국에서 수입하는 상황이었다. 재료 자체도 비용이 비싼 탓에 임씨는 원자재 수입 루트를 개척해야겠다는 야심으로 남태평양을 드나들며 조개와 진주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조개 수집으로 임씨는 점점 더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오지로 향하게 되며 파푸아뉴기니까지 도달하게 됐다. 그곳에서 조개를 찾으며 원시 부족과 생활한 그는 그들의 그림과 조각품, 장신구 등에도 관심을 갖고 수집에 대한 야심이 생겼다.

    이렇게 모은 갖가지 수집품이 조개 8000여 점, 산호 2.5t 등 1만여 점에 이른다. 이와 함께 오지의 원시 부족과 생활로 그들의 장신구, 조각품들도 함께 수집했다.

    임수택씨가 남태평양에서 수집한 조개와 산호, 파푸아뉴기니 원주민들의 그림, 조각품, 장신구들.
    임수택씨가 남태평양에서 수집한 조개와 산호, 파푸아뉴기니 원주민들의 그림, 조각품, 장신구들.

    펄오션파크를 방문하면 온갖 희귀한 자연 수집품과 원시인들의 조각품 등을 통해 남태평양 너머의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아스마트족이 직접 인간 형상을 본떠 만든 나무 조각품이 이채롭다. 이 조각은 세계 3대 박물관인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 만큼 희소한 작품이다. 이외에도 오데카(남자 성기 가리개), 쿤두(원시 악기) 등 파푸아 원주민들의 생활용품들이 이곳에 진열돼 있다.

    각종 해양 생물과 파푸아 원주민들의 생활용품을 봤다면 이제는 눈길을 끄는 조각품들을 만나볼 차례다.

    펄오션파크 내부에는 해양 생물들의 모습을 본떠 깎은 나무 조각품들이 전시돼 있다. 물속을 헤엄치는 상어를 비롯해 대왕 문어, 낮잠에 빠진 가재, 해마 등 바닷속 생물들이 마치 살아 숨 쉬는 것 같은 생동감을 띠고 있다.

    임수택씨가 남태평양에서 수집한 조개와 산호들.
    임수택씨가 남태평양에서 수집한 조개와 산호들.
    임수택씨가 남태평양에서 수집한 조개와 산호.
    임수택씨가 남태평양에서 수집한 조개와 산호.

    펄오션파크가 마산 진동에 터를 잡기 이전에는 대구 팔공산 도립공원에 자리 잡고 있었다. 약 1만6528㎡ 대지에 남태평양 산호 조개 전시장을 만들었던 임씨는 도립공원 내에 개인 박물관을 운영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그곳을 떠나야 했다. 이후 자리를 잡은 곳이 바로 진동이다.

    수십 년간 남태평양을 오가며 바다 생물을 수집한 임씨의 소장품들이 빛을 보기 시작한 곳인 ‘펄오션파크’는 그동안 코로나19 여파로 개관이 밀리다가 지어진 지 2년여 만에 관객들에게 공개됐다.

    창원시 합포구 진동에 터를 잡은 이유에 대해 임씨는 “진동은 한국의 지중해다.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것 같고, 깨끗한 바다와 함께 청각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라고 설명한다.

    파푸아뉴기니 원주민들의 그림과 조각품, 장신구들.
    파푸아뉴기니 원주민들의 그림과 조각품, 장신구들.

    ◇바다의 아름다움 품어내는 공간 되고파

    나전칠기 자개장의 재료를 찾기 위해 남태평양을 드나들며 조개와 진주를 수집하던 중 1981년 일본 오사카를 방문한 임씨는 수중사진 전시를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어린아이부터 다양한 연령층이 전시를 통해 견문을 넓히는 것을 보고 그들의 문화생활에 감탄했다. 이때 임씨의 머릿속에 삼면이 바다인 한국과 고향 통영이 떠올랐다.

    한국에 천혜의 바다와 다양한 해양 생물, 해저의 아름다움을 구현한 박물관을 짓고 싶다는 목표를 가진 것이 펄오션파크의 시작이었다.

    청년시절의 꿈이 이제는 현실이 된 지금 임씨는 힘에 부치지만 여전히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는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자연이며 바다 밑에는 신비한 것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며 “바닷속 아름다움을 직접 보고 바다의 신비로움에 사로잡히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박준영 기자·사진= 성승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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