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8일 (목)
전체메뉴

개인 봉사는 입시 도움 안 돼… 도내 학생 봉사 3년 새 84% ‘뚝’

14~19세 자원봉사자 감소세
2019년 51만명→2022년 8만명

  • 기사입력 : 2023-03-19 20:11:31
  •   
  • 고등학생 자원봉사자가 대학입시에서 봉사활동 비중이 줄면서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봉사 문화가 위축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복지관이나 봉사시설 사이에 나오고 있다.

    16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도내 14~19세 자원봉사자 수는 △2019년 51만3403명 △2020년 17만1679명 △2021년 10만2937명 △2022년 8만408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이전보다 84.3% 감소한 수치다. 20대의 경우 2019년 17만4135명이 자원봉사를 한 반면,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되면서 2020년 9만8281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이후 2021년 11만5755명, 2022년 14만606명으로 느는 추세다.


    각 지자체 자원봉사센터에서 운영하는 청소년봉사단도 감소해 폐지하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창원시의 경우, 2018년에는 120명이 활동했지만 현재 60명으로 절반가량이 줄었다. 김해시 역시 2018년 170명이었지만, 현재 30명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사천시는 모집에 어려움이 있어 폐지하기도 했다.

    경남자원봉사센터는 대입제도에서 봉사활동 비중이 크게 줄어든 점을 주된 이유로 분석하고 있다. 2019년 말 교육부가 발표한 ‘대입 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라 학생들은 봉사 활동 시간과 자기소개서를 정규 교육 과정 외의 활동은 대입 생활기록부에 반영할 수 없게 됐다. 즉 학교에서 정해준 봉사만 대입 생활기록부에 반영이 가능하고, 개인 봉사는 안 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에 복지기관이나 봉사시설에서는 아쉬움이 크다. 창원의 한 사회복지관은 봉사자가 줄면서 관련 프로그램을 폐지해야 하는지 고민 중이다. 복지관 사회복지사는 “대입제도 변경 후 학생 봉사자가 많이 줄어 청소년 대상으로 진행하는 봉사 프로그램 운영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학생들이 할 수 있는 봉사활동들을 만들어 각 학교에 제안서를 보냈는데 대부분 거절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박동일 이웃사랑나눔회 사무국장은 “대입제도 변경 이후 고등학생 봉사자가 3분의 2 정도는 준 거 같다. 코로나19 확산 문제도 있겠지만, 대입 제도 변경 발표 후 확실히 많이 줄어든 편”이라며 “이는 단순 일손 부족 문제가 아니다. 입시 때문에 하는 봉사라도 어린 나이에 봉사를 시작해야 성인이 돼서도 봉사의 중요성, 뿌듯함을 알고 봉사 활동을 할 수 있는데 이점에서 봉사문화가 사라질까 걱정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들이 자원봉사를 안 해주면 많은 복지기관이 자생 단체에 기대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고 덧붙였다.

    장수용 내서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은 “다른 연령층 봉사자는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에 고등학생 자원봉사는 거의 없어졌고, 학교 단체 봉사활동도 사라져가고 있다”며 “점차 봉사하는 문화가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과 걱정이 크다. 대입 문제를 떠나 일선 학교에서 단체 봉사활동 계획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경남자원봉사센터는 고등학생 자원봉사자 수 감소가 향후 전체적인 봉사 문화 위축이 될까 우려해 대응책을 세우고 있다. 센터는 개인 봉사활동은 대입에 인정이 안 되는 점을 고려해 교과 연계형 봉사활동을 마련해 교육청에 요청하고 있다.

    전지선 경남자원봉사센터 센터장은 “코로나19와 대입제도 때문에 청소년 자원봉사가 많이 줄고 있다”며 “청소년기 봉사활동은 평생 봉사로 이어질 수 있고, 사회적응, 인성, 희생정신을 만들어주기에 무척 중요하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이 문제 해결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준혁 기자 pjhnh@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박준혁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