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4일 (수)
전체메뉴

[가고파]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명용(경제부장)

  • 기사입력 : 2023-03-21 19:49:31
  •   

  • 2008년 미국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전 세계 경제가 타격을 받았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큰 파급력을 가져왔다. 10여년 만에 또 다시 미국에서 전 세계를 긴장시키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폐쇄 사태가 일어났다. 미국의 긴축정책으로 발생한 이 사태가 스타트업계에 자금난과 함께 세계적인 실물경제의 침체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 은행업계 16위 규모인 SVB는 1982년 설립된 기술 스타트업 분야의 주요 은행으로 40년간 실리콘밸리를 비롯, 미 서부 벤처캐피털과 스타트업의 핵심 자금줄이었다. 미국 테크·헬스케어 벤처기업 중 44%가 고객이었다. 작년 말 기준 총자산 및 예금액은 각각 275조원, 230조원이다. 이번 사태는 SVB가 고객 예금을 국채에 대규모 투자했다가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국채가격이 폭락한 상태에서 테크기업들의 예금인출이 몰린 것이 원인이다. 이런 상태에서 국채매각으로 부실이 발생, 주가폭락, 뱅크런이 일어났다.

    ▼SVB 영향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 시그니처은행에서 하루 10조원이 넘는 뱅크런이 발생하자 폐쇄됐고, 세계적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도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가 스위스 최대금융기관 UBS가 전격 인수하면서 불을 껐다. 하지만 미국 지방·중소은행들은 뱅크런이 계속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이로 인해 대출과 관련된 특정산업의 타격으로 경기침체 우려도 나오고 있다.

    ▼SVB 파산은 2008년 금융위기 때 무너진 미국 최대 저축은행인 워싱턴뮤추얼에 이어 미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금융위기는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인 서브프라임모기지가 부동산 가격급락으로 부실화되면서 촉발됐다. 반면 SVB사태는 안전 자산인 국채에 투자했다가 발생했는데 투자 규모, 은행 시스템 측면에서 영향이 제한적이란 평가다. SVB 사태가 조기에 마무리돼 세계금융시장이 안정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명용(경제부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명용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