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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중 절반 녹조로 뒤덮인 ‘영남의 젖줄’ 올해도 심상찮다

[기획- 세계 물의 날] 낙동강 ‘물의 난(亂)’ 계속될까
건강하지 못한 낙동강 물
지난해 조류경보 ‘역대 최장’ 기록

  • 기사입력 : 2023-03-21 20: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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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의 2022년은 ‘물의 난(亂)’이었다. 창원의 가정집 수돗물에서는 깔따구 유충이 발견되고, 녹조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의 수돗물 검출을 주장하는 환경단체와 환경부의 긴 공방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낙동강을 피해 건강한 물을 찾고자 하는 부산시의 취수원 개발로 창녕과 합천 시민들의 대규모 반발도 일어났다. 가닥으로 나눠진 사건들을 이어 붙이면 모두 낙동강으로 이어진다. 영남의 취수원인 낙동강이 건강하지 않기에 물도 건강하지 못했다.

    세계 물의 날을 하루 앞둔 21일 도내 환경·농민·학부모단체 회원들이 도청 앞에서 낙동강 보 개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회견장 앞에 녹조물에 오염된 농산물이 놓여 있다./성승건 기자/
    세계 물의 날을 하루 앞둔 21일 도내 환경·농민·학부모단체 회원들이 도청 앞에서 낙동강 보 개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회견장 앞에 녹조물에 오염된 농산물이 놓여 있다./성승건 기자/

    ◇‘1년 중 절반’ 녹조로 뒤덮인 낙동강= 지난해 ‘영남의 젖줄’ 낙동강에는 유례 없이 긴 시간 진녹색 녹조가 펴 있었다.

    지난해 6월 2일 낙동강 물금·매리 지점에 발령된 조류경보가 196일째인 12월 15일에 해제됐다. 칠서지점 또한 6월 16일 발생한 녹조는 189일째인 12월 21일 가라앉았다. 1년의 절반 이상이 녹조로 덮인 셈으로 ‘조류경보 역대 최장기간’을 기록하게 됐다.

    녹조를 만들어내는 남세포 번성에는 햇볕, 오염원 유입, 유속 저하, 수온 상승, 강수 등이 요인이 된다. 전문가들은 특히 지난해 녹조가 번성하는 여름에 강수량이 적고 맑은 날씨가 연속해 이어지면서 유속이 저하되고, 고수온이 유지됐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경남 평균 강수량은 987.1㎜에 그쳤다. 5년(2018~2022) 중 가장 저조한 수준으로 평년(1991~2020) 대비 64% 수준이었다.

    한편 올해 낙동강에도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된다. 낙동강에는 벌써 녹조를 발생시키는 남조류 세포가 발견되고 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의 조류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물금·매리 지점의 경우 3월 14일에 남조류 세포 90개(㎖당)가 최초로 관찰됐지만 올해는 두 달을 앞선 1월 30일에 남조류 세포 101개가 최초 관찰됐다.

    가장 최근 관측일인 13일 기준으로는 칠서 지점에 남세균 세포 수가 33개(㎖당)로 관측됐다. 물금·매리 지점에는 6일 남조류 세포가 12개 발견됐지만 13일에는 관측되지 않았다. 다만 두 지점 모두 남세균 발생 요소 중 하나인 수온이 13일을 기점으로 9℃까지 올랐으며 녹조 농도 지표인 클로로필A(엽록소)도 칠서 지점에 20㎎(㎡당), 물금·매리 지점에 17.8㎎로 증가해 녹조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올해 ‘낙동강 녹조’ 대응은= 남조류 세포가 관찰되기 시작한 가운데, 유관기관들은 4~5월은 돼야 녹조 대응 대책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낙동강유역환경청 수생태관리과 관계자는 “녹조 대응 계획은 4월쯤 관계기관 자료 등을 보고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낙동강 댐 운영과 관련해서는 환경부가 이달 중 수립할 댐, 보, 하굿둑 연계운영계획을 바탕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2023년 물관리 분야 10대 핵심과제’에 △경보지점 확대 △에코로봇과 수상퇴치밭 활용 등 포괄적인 녹조 관리 종합대책을 밝힌 바 있지만 4월을 앞둔 아직도 상세한 지침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도는 올해 지자체 차원에서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도는 이르면 내달부터 전국 지자체 최초로 조류경보 ‘우려’ 단계를 시행하고 녹조 발생을 대응한다. 현재 시행 중인 조류경보(관심·경계·대발생) 발령 전 ‘우려’ 단계를 자체적으로 추가해 녹조에 선제 대응한다는 취지다.

    녹조 발생 ‘우려’ 단계에는 경남도가 월 2회 이상 녹조 발생 우심지역 현장을 확인하고, 도내 시·군과 함께 녹조 발생 대비 하·폐수처리장과 가축분뇨배출시설, 비점오염원 저감시설 등 주요 오염원과 취·정수장 운영 상태도 사전에 점검한다. 평상시 반기 1회 감시하던 원·정수 조류독소를 월 1회로, 월 1회 감시하던 냄새 물질은 주 1회로 감시를 강화한다.

    도 조치가 실효성이 있으려면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재혁 낙동강수계관리자문위원장은 “경남도가 선제적 조치를 하는 것은 좋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봤을 때 실효성이 있으려면 더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하폐수처리장은 노후화가 심하기 때문에 배출시설을 선진화할 필요가 있고, 낙동강 주변 농경지 등에서 유입되는 질소나 인을 어떻게 관리할지 방안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환경단체는 녹조에 대응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거듭 촉구하고 있다. 임희자 낙동강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은 “낙동강 녹조는 보로 인해 이미 많은 오염물질이 바닥에 퇴적돼 있고 수온이 올라가면서 퇴적된 오염물질이 수면 위로 올라와 녹조 사태가 심화되는 것”이라며 “많은 대책을 내놓아도 근본적으로 퇴적물이 흘러가는 방안인 보 개방이 가장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어태희 기자·김태형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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