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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윤달- 이상권(서울본부장)

  • 기사입력 : 2023-03-22 19: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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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양을 기준하는 양력 한 달은 30.44일, 1년은 365.24일이다. 반면 달의 운행을 기준으로 한 음력 한 달은 29.53일로 1년은 354.37일이다. 음력이 양력보다 11일 정도 짧다. 음력으로 양력과 날짜를 맞추기도 어렵고 계절의 추이를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이러한 오차를 줄이기 위해 음력에선 ‘윤달’을 넣었다. 약 3년에 한 번꼴로, 정확하게는 19년에 7달가량을 인위적으로 만들었다.

    ▼윤달은 덤으로 생겼다는 뜻에서 덤달, 여벌달, 공달, 군달로도 불린다. 가외로 있는 달이기에 부정을 타지 않고 탈이 없는 기간으로 여겼다. 조선 후기 풍속을 기록한 ‘동국세시기’에도 ‘윤달엔 간섭하는 기운이 없어 혼인하기에 좋고 수의를 만들기에도 좋다. 모든 일을 꺼리지 않는다’고 했다. 산소를 손질하거나 이장하는 일도 윤달에 이뤄졌다.

    ▼올해는 윤달로 인해 음력 2월이 두 번이다. 3월 22일부터 4월 19일까지다. 윤달에 가장 붐비는 곳은 화장장이다. 조상 묘를 개장(改葬)해 화장한 뒤 납골당에 안치하거나 자연장으로 옮기기 위해 ‘화장(火葬)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국 각지의 윤달 화장시설 예약이 꽉 찼다고 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연간 개장 유골 화장 건수는 평균 5만2019건이다. 윤달이 있는 윤년은 평균 9만1895건으로, 평년보다 70%가량 많은 것으로 집계했다.

    ▼화장 급증은 선산·묘지 중심인 전통적 장묘 문화의 변화다. 장·노년층은 ‘MZ 세대’로 불리는 요즘 젊은층에선 묘지 추모가 이어지기 어렵다고 본다. 여기에 자녀에게 제사·성묘·벌초에 대한 부담을 떠넘기지 않겠다는 한국식 ‘웰다잉(well dying)’에 대한 인식변화도 한몫한다. 양력에 익숙한 요즘 세대에겐 ‘윤달엔 송장을 거꾸로 세워도 탈이 없다’는 속담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얘기로 사라질 듯하다. 시대는 또 그렇게 한 굽이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이상권(서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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