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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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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검진과 진정내시경

최규은(창원파티마병원 건강증진센터 과장)

  • 기사입력 : 2023-03-27 08: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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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상부위장관내시경과 대장내시경 검사 건수는 매년 200만 건 이상이며, 최근에는 분기당 60만 건 내외의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국가 암검진 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환자들의 내시경 검사가 확대된 덕분에 위암은 조기 발견으로 사망률이 감소했고, 대장암은 용종 절제에 따라 발생률이 감소하고 있다.

    현재 국가 암검진 사업에서는 40세부터 위내시경을 받도록 안내하고 있다. 내시경에는 소위 수면내시경으로 알려져 있는 진정내시경과, 비수면내시경으로 알려져 있는 비진정내시경 두 가지가 있다. 피검자는 이 두 가지 중에 선택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피검자들이 진정내시경 검사를 선택하고 있지만, 진정내시경과 비진정내시경 검사 모두 장점과 단점이 있으며, 어느 것이 특별히 더 우월하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

    진정내시경 검사는 내시경 검사에 대한 불안감 및 통증을 경감시켜주므로 만족도가 높다. 검사의 질 측면에서도 피검자가 검사에 편하게 임하면, 내시경 시술의 또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꼼꼼하게 관찰할 수 있다. 간혹 비진정내시경 검사를 받는 피검자들 중에 구역감과 통증으로 힘들어 하는 경우 내시경 시술의도 급하게 검사를 하게 된다. 또한, 피검자가 구역감을 참지 못해 위 점막 주름이 완전히 펴지지 않아 자세히 관찰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본인이 고통에 민감하고, 이전 검사에서 협조가 어려웠다면 진정내시경을 받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반면에 진정내시경에도 단점이 존재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투여되는 약물에 의해 우발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부 약물의 경우 저혈압, 서맥, 호흡억제가 유발될 수 있다. 때로는 피검자가 진정되지 않고 과잉행동 또는 공격적 행동을 나타내는 역설적 반응(Paradoxical reaction)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우발증이 발생할 수 있기에 피검자에게는 검사일에 보호자를 대동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이외에도 검진에서는 진정관리료가 비급여로 분류되어 추가 금액이 청구되며, 피검 당일 운전이나 위험한 작업을 자제해야하는 불편함 또한 있다.

    프로포폴에 의한 사망 사례를 다룬 기사는 한 번쯤 접해보았을 것이다. 마이클 잭슨과 같은 유명인의 오남용에 의한 사망도 있고, 의료기관에서 검사나 수술 중 사망한 사례도 있다. 이렇게 언론에 보도가 되면, 진정내시경 피검자들도 동의서에 서명하기 전에 사망에 대한 걱정을 표한다. 그러나 미국의 한 저명한 의학 논문에 따르면, 64만 건이 넘는 프로포폴 진정 내시경 시술에서 사망 사례는 4건에 지나지 않았다. 10만 명당 1명도 되지 않는 사망률이다.(참고로 우리나라의 연간 교통사고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5명꼴이다.) 애초에 언론에 보도가 된다는 것은 그만큼 사례가 흔치 않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보고된 사례들은 약물이 과하게 투여되거나 시술 후 감시를 소홀히 한 경우가 많았다. 적절한 진정 요법을 시행할 경우 통계적으로 사망 가능성은 낮다고 할 수 있다.

    진정내시경이든 비진정내시경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검진 주기에 맞춰서 검사를 받는 것이다. 검진사업이 확대됨에 따라 위암과 대장암의 조기 발견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국내 암 사망 순위를 보면 위암과 대장암이 각각 3,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를 통해 미래에는 사망원인 5대 암에 위암과 대장암이 사라지길 기대한다.

    최규은(창원파티마병원 건강증진센터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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