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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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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문화기획] 100년 전 진주서 외친 ‘평등·인권’… 문화예술로 이어간다

100주년 맞은 ‘진주 형평운동’ 올해 지역 곳곳서 기념행사
1923년 진주서 시작한 백정 신분해방운동
전국에 확산돼 식민지 민족해방운동 역할

  • 기사입력 : 2023-04-05 08: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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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년 전인 1923년 진주에서 시작한 형평운동은 ‘모든 사람은 평등한 존재’라는 인식을 일깨우며 신분제 해체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한국 최초의 인권운동’으로 평가받는다.

    올해 형평운동 100주년을 맞아 진주시는 4월 24일부터 30일까지를 형평주간으로 정하고 관련 문화행사를 한 해 동안 지역 곳곳에서 개최한다. 올해 경남과 한국의 자랑스런 역사인 형평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문화행사들을 소개한다.

    제6회 형평사 정기 전국대회 포스터(1928년)./진주국립박물관/
    제6회 형평사 정기 전국대회 포스터(1928년)./진주국립박물관/
    마당극 ‘수무바다 흰고무래’ 포스터./극단 현장/
    마당극 ‘수무바다 흰고무래’ 포스터./극단 현장/
    창작집단 옆집사는연극쟁이 ‘먼 길 떠나는 노래’./한국연극협회 진주지부/
    창작집단 옆집사는연극쟁이 ‘먼 길 떠나는 노래’./한국연극협회 진주지부/
    극단 현장 ‘반추’
    극단 현장 ‘반추’

    ◇제24회 진주연극 페스티벌= 올해 진주연극 페스티벌은 형평운동 100주년에 동참하는 의미로 4월에 개최한다. 공연은 5개 공식초청작과 3개의 찾아가는 극장작으로 구성됐다.

    개막작(초청작)은 극단 현장의 ‘반추’로 오는 6일 오후 7시 30분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공연된다. 반추는 올해 경남연극제에서 금상을 받은 작품이다. 형평운동 100주년 기념 특별공연도 마련돼 있다. 창작집단 옆집사는연극쟁이는 8일 오후 1·3시 두 차례 현장에이라운드 전시실에서 ‘먼 길 떠나는 노래’를 공연한다. 이 작품은 시리아 내전을 모티브로 한 1인극으로, 기획·작·연출을 맡은 백운선 배우는 우리 굿의 형식을 사용해 전쟁으로 죽어간 영혼들을 위로하고자 한다.

    이외에도 7일 오후 7시 30분과 8일 오후 5시 현장아지트에서 극단 노을의 ‘하녀들’이 공연되고, 9일 오후 1·4시 두 차례 현장아트홀에서 신비한움직임사전의 ‘계단의 아이’ 공연이 열린다. 또 10~11일 오후 7시 30분 현장아트홀에서 예술공장두레의 ‘착한사람 김삼봉’이 공연된다.

    초청작 외에도 경남문예회관 대공연장 로비(서커스디랩 ‘더 해프닝 쇼 My Dream’, 6일 오후 6시 20분), 초장1구근린공원·충무공동 물초울공원(크라운의 ‘경상도비눗방울’·마린보이의 ‘나홀로 서커스’, 11·12일 오후 7시 30분) 등에서 ‘찾아가는 극장 Cul-Fun!’을 주제로 무료 공연이 펼쳐진다. 초청작 중 형평운동 기념공연을 제외한 공연은 1만원의 관람료를 받는다. 예약은 ☏746-7411/7413으로 하면 된다.

    1938년 일제강점기에 건축된 진농관.
    1938년 일제강점기에 건축된 진농관.

    ◇박물관 형평운동 특별전= 경상국립대학교박물관은 형평운동 주간인 이달 26일부터 7월 31일까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역사 증언의 무대, 진주의 옛 극장’을 주제로 특별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1부 형평운동, 2부 진주극장을 주제로 진주지역에서 태동한 형평운동과 조선 형평사 창립총회 축하연 장소였던 진주극장과 근현대 영화관을 조명해 해방까지의 진주의 근현대 역사를 담는다. 개막식은 앞서 25일 오후 3시 열릴 계획이다.

    국립진주박물관은 오는 5월 11일부터 7월 16일까지 두 달간 기획전시실에서 ‘형평운동 100주년 기념 특별전’을 연다.

    국립진주박물관 특별전에 전시되는 진주 지역 백정 가족 사진
    국립진주박물관 특별전에 전시되는 진주 지역 백정 가족 사진
    경상국립대박물관 특별전에 전시되는 옛 진주극장 모습
    경상국립대박물관 특별전에 전시되는 옛 진주극장 모습
    형평사(衡平社) 결성을 주도한 강상호 선생(1887~1957)사진.
    형평사(衡平社) 결성을 주도한 강상호 선생(1887~1957)사진.

    백정의 삶과 형평운동의 과정과 유산을 살펴볼 수 있는 기록들을 비롯해 지난해 경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린 ‘형평의 저울’ 전시 일부를 공동전시 형식으로 담아낸다.

    전시는 △1부- 조선·대한제국기 백정의 사회적 지위의 삶 △2부- 형평운동과 1920·30년대 백정의 인권 △3부- 광복 이후 되살아나는 형평운동의 기억: 문학 및 연구, 인권운동 △4부- 형평운동의 유산과 계승: 연대와 인권의 합창 등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그간 조명이 덜 됐던 형평운동 이전의 백성들의 삶을 주요사건을 통해 설명하며, 2부에서는 형평운동 자체와 운동에 관련된 주요 논쟁점을 다룬다. 3부에서는 황순원 소설가의 ‘일월’, 박경리 소설의 ‘토지’ 일부 등 문학작품과 연구자들의 성과 등 형평운동을 기억하는 방식들을, 4부에서는 형평 정신을 이어가는 연대와 인권활동, 그 정신을 녹여낸 지역 작가들의 예술작품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효종 국립진주박물관 학예사는 “형평운동 100주년을 맞이해 형평운동을 조명한 특별전을 개최함으로써 역사적 의미를 확인하고, 오늘날에 계승하려 한다”며 “약자였던 백정의 시각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내레이션 영상 등 당시 신분차별을 실감할 수 있는 전시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마당극 '수무바다 흰고무래' 공연 모습./극단 현장/
    마당극 '수무바다 흰고무래' 공연 모습./극단 현장/

    ◇마당극 ‘수무바다 흰고무래’= 22·23일 오후 2시 진주성 야외공연장에서 극단 현장의 마당극 ‘수무바다 흰고무래’ 공연이 펼쳐진다. 작품은 1923년에 진주를 중심으로 일어난 형평운동을 소재로 다룬 진주 브랜드 연극이다.

    ‘수무바다’는 남강변 백사장을 일컫는 말이며, 주인공 이름인 ‘흰고무래’는 백정의 한자 표기인 흰 백(白)과 고무래 정(丁)에서 뜻을 가져온 것으로, ‘수무바다 흰고무래’는 남강 백사장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백정 흰고무래의 이야기다. 극단 현장은 작품을 통해 백정이 사라진 현 시대에도 마음 속에는 여전히 특정 집단을 백정처럼 여기고 공평하게 대하지 않고 있지는 않은가 되묻는다. 공연은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어린이 문화행사= 24일부터 27일까지 진주시청 1층 로비에서 진주지역 초·중등 학생들이 만든 형평운동·소년운동·삼일만세운동 관련 작품들이 전시된다. 전시되는 작품들은 지난달 6일부터 진행한 진주 초·중등 학생들의 형평운동 글짓기, 상상화 공모전 수상작들이다.

    또 24일부터 30일까지 진주연암도서관, 진주서부도서관, 진주어린이전문도서관, 진주남부어린이도서관, 도동어린이도서관 등 5개소에서 ‘책과 영화로 만나는 어린이 인권 행사’가 개최된다. 이 기간 도서관에는 어린이 인권 관련 도서가 전시되고, 29일 오후 2시에는 영화 상영이 있을 예정이다.

    29일 오후 5시에는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진주YMCA 주최·주관 ‘청소년 형평음악회’가 열려 합창 및 성악 공연이 펼쳐진다. 공연에는 진주YMCA 청소년합창단과 진주 벨라보체여성합창단을 비롯해, 청소년합창단 지도 선생님(소프라노·바리톤)들도 솔로파트로 무대에 오른다. 형평음악회는 전석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진주YMCA 청소년합창단.
    진주YMCA 청소년합창단.
    진주 벨라보체 여성합창단.
    진주 벨라보체 여성합창단.

    ◇형평운동 강연·학술회의 열려= 28일과 29일 형평운동과 관련된 강연과 학술회의도 예정돼 있다. 먼저 28일 오후 7시 경상국립대학교 100주년기념관 아트홀에서 ‘형평운동 100주년 기념 특별 초청 강연회’가 열린다. 이날 초청강사인 배융호 한국환경건축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형평운동 100년과 소수자 인권’을 주제로 강연한다.

    29일 오전 9시 30분에는 경상국립대학교 박물관 대강당에서 ‘형평운동, 100년의 기억과 실천’을 주제로 한 국제학술회의를 진행한다. 김재영 정읍역사문화연구소 이사장이 ‘일제강점기 형평운동의 권역별 특징’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형평운동의 성격 △형평운동과 역사교육 △형평운동과 인권 △일본의 부락문제 등에 대해 발표와 토론을 이어간다.

    ◇25일 100주년 기념식 등= 진주시는 형평사 창립일인 오는 25일 오후 5시 30분 남강야외무대에서 ‘형평운동 100주년 기념식’을 연다. 이날 기념식에는 진주형평인상 시상과 함께 특집 음악회가 예정돼 있다. 음악회는 진주시 대표 합창단이 평등과 진주를 주제로 한 노래를 합창하고, 진주 출신 가수 등이 무대에 오를 계획이다. 이외에도 올해 중 형평운동 100주년 기념 형평가 제정, 기념시집 발간, 인권 영화제 개최 등 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 형평운동이란?

    1923년 4월 25일 진주에서 시작한 백정들의 신분해방운동. 일제강점기였던 1923년 당시 진주 백정 이학찬 등은 조선 형평사를 창립하고 형평운동을 펼쳤다. 형평운동은 전국적으로 확대되며 1935년 일제 탄압으로 해체될 때까지 백정들의 자기해방운동인 동시에 일제 식민지 치하에 있어 농민·노동·여성단체와 연대하며 민족해방운동의 역할을 담당했다.

    김용락·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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