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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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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민주당 의원님들 그땐 뭐하셨어요

  • 기사입력 : 2023-04-06 2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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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대선부터 경남지역민들을 기대감에 부풀게 했던 사천 우주항공청 설립의 약속이 ‘우주항공청특별법’이라는 이름으로 첫 단추를 끼웠다. 한층 더 고조된 지역민들의 기대감을 반영하듯 경남도청 입구에는 12m 규모의 누리호 조형물이 우뚝 섰다. 그런데 우주항공청특별법안이 확정되고 국회 상임위 심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별안간 우주항공청을 반대하는 법안이 함께 병합 심의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면서 대전 유성구갑이 지역구인 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우주산업 미래를 위해 어떤 설계도가 적절한지 다시 논의하고 판단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우주전략본부 설치법’을 발의했다.

    대체법안을 추진하겠다는 의원의 말을 가만히 들어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어떤 조직이든 빨리 만드는 것보다 제대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도 있나.

    그러나 마치 우주항공청을 사천에 세우기 위해 ‘졸속한 법안’을 만들었다는 식으로 몰고 가는 조 의원의 말에 그 의도가 심히 의심스럽다.

    조 의원은 ‘경남에 계시는 분들’을 지칭하며 제대로 만들면 경남과 사천에도 좋은 일이 아니냐고 했다. 그렇다면 조직의 성격과 위상을 빌미로 특별법을 물고 늘어지는 ‘시간 끌기’는 누구에게 좋은 일인가.

    이어진 “나중에 기관의 성격과 위상을 놓고 적절한 위치를 판단하는 게 필요하다”는 발언이 그 의도를 명확히 드러냈다.

    두 개의 법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한국형 나사(NASA·미항공우주국)가 될 기관의 성격이 ‘연구 중심’이 되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위치한 생산 중심의 사천이 아닌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있는 연구 중심의 대전이 최적지라고 우길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그러다 불현듯 떠오른 한 장면. 조승래 의원 주최로 지난달 22일 국회서 열린 우주항공청 대체 입법을 위한 토론회에서 발언에 나선 한 패널의 말이다.

    “이렇게 중요한 일이면 민주당 정권 때, 의원님들 다들 과방위에 계시면서 그때 뭐 하셨는지 묻고 싶고요.”

    기자도, 경남지역민도 묻고 싶은 말이다.

    이지혜(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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