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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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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신장병 환자 생명선 ‘투석혈관’ 시술

이원호 창원한마음병원 신장내과 교수(중재신장학 전문의)

  • 기사입력 : 2023-04-10 08: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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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장병의 제일 큰 원인이 되는 질환은 당뇨와 고혈압이다. 두 질환이 관리가 되지 않았을 때는 대부분 수년 안에 혈액투석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신장 기능이 나빠진다. 신장의 기능이 15% 미만으로 낮아진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말기 신부전으로 진단하는데, 그전부터 이미 투석에 대해 준비해야 하며, ‘혈액투석’ 혹은 ‘복막투석’을 신장전문의와 상의해서 결정한다.

    혈액투석은 몸에서 혈액을 빼내어 투석 기계로 노폐물을 정화한 후 다시 몸 안으로 넣는 치료로, 자가혈관 혹은 인조혈관을 이용하여 동정맥루를 만들어 사용한다. 복막투석은 복강에 복막투석도 관삽입술을 하여 그 통로로 투석액을 교환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혈액투석의 비율이 복막투석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나 젊은 환자에 있어서는 복막투석을 추천한다. 복막투석이 혈액투석에 비해 일상생활이 용이하고, 추후 혈액투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물론 신장 기능이 떨어졌다고 해서 곧바로 ‘투석’을 결정하지는 않으나 미리 투석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으면 소변량이 줄어들고 숨이 차고 몸에 부종이 생겨 급하게 내원하게 되고, 응급 혈액투석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때 5~6개월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임시 관을 삽입하여 혈액투석을 하고, 계속해서 ‘혈액투석’을 유지할 경우 팔에 동정맥루 수술을 시행하며, ‘복막투석’을 선택할 경우 복부에 복막도관삽입술을 시행하게 된다. 두 가지 모두 대략 수술 한 달 정도 후에 수술 부위를 사용할 수 있다.

    혈액투석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동정맥루 타입을 초음파로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다. 동정맥루는 사용 가능한 수명이 있으며 신장이식을 받지 않는 한 평생 혈액투석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의 동정맥루가 수명을 다했을 경우를 생각해서 그다음 혈관 통로를 고려해서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투석 기간이 길어질수록 투석 혈관의 협착, 혈전증 같은 문제가 더 자주 생기기 때문에, 이 같은 합병증이 발생했을 때 추후 시술의 용이성까지 고려해서 동정맥루 타입을 결정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인공신장실에서의 의료진의 역할은 매우 중요한데, 환자가 투석을 위해 인공신장실을 내원했을 때 협착이나 혈전증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 투석 혈관에 대해 시진, 촉진, 청진을 하는 데는 1분의 시간밖에 소요되지 않으므로 인공신장실 의료진은 ‘1분 검사’를 숙지하고 투석 바늘을 찌르기 전 항상 관찰해야 한다.

    한편, 협착이나 혈전증이 의심될 때는 당일 시술 가능한 병원을 찾아야 하는데 인공신장실 의료진이나 환자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왜냐하면 시술 가능한 병원이 있더라도 타과에 의뢰가 필요하고, 당일 시술이 많으면 투석혈관 시술이 다음 날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투석실만 있는 병원의 경우, 시술 가능한 병원을 찾더라도 환자의 이동시간 및 대기시간이 길어 환자의 불편감이 심하다. 또한, 시술을 하는 것이 끝이 아니라 그날의 투석은 별개로 시행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크다. 이럴 때 중재신장학 전문의의 역할이 중요하다. 중재신장학 전문의란 투석혈관확장술, 투석혈관혈전제거술, 투석도관삽입술, 복막도관삽입수술, 신장조직검사 등 신장질환환자에게 필요한 모든 시술이 가능한 의사를 말한다. 수도권에서는 투석혈관클리닉에서 중재신장학 전문의를 통해 환자가 투석혈관 합병증이 발생하면 초음파로 즉시 진단하고, 시술 후 투석까지 시행한 후 귀가하는 형태로 진료를 보고 있다. 투석혈관에 대한 이해와 관리 및 치료가 원스톱으로 가능한 신장내과 의사의 역할이 투석환자에게는 건강을 지키는 것은 물론 시간과 비용의 낭비를 크게 줄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원호 창원한마음병원 신장내과 교수(중재신장학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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