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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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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온 지구가 ESG를 품다- 송신근(창원대 회계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3-04-23 19: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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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의 거의 모든 국가들에서 ESG를 외치고 있다. E는 environment(환경), S는 social(사회), G는 governance(지배구조)의 이니셜로 2003년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UNEP FI)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최근에 특히 기업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8조 달러가 넘는 자산을 운용하는 미국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CEO인 래리 핑크 회장이 2020년 1월에 기업들에 보낸 연례서신에서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응하지 않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는 ESG 우선주의를 천명하였기 때문이다. ESG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투명경영)는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으며, 이러한 분야는 기업에서 도의적, 윤리적 차원에서 당연히 지켜야 하는 분야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환경파괴로 인한 자연생태계와 인류생존의 위협, 부적절한 근로환경, 노사관계 및 지역사회와의 관계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사회문제, 투명하지 못한 지배구조로 인한 기업불신 등의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ESG는 그간 기업에서 이러한 측면을 외면한 채 이윤 추구를 우선한 경영으로 발생해 온 각종의 폐해들을 자정적 노력으로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투자 제한이나 규제를 통해 제도적으로 이행하도록 하자는데 그 취지가 있다. ESG와 관련한 오해는 ESG만을 수행하면 기업이 장기적인 지속 가능한 성장을 보장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ESG는 기업이 수행해야 하는 과제이지, 이것이 기업의 지속 가능한 장기 성장을 보장해주지는 못한다는 점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은 경제적, 사회적 및 환경적 측면의 노력을 통해 이루어진다. 기업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경제적 측면에서 당연히 수익과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경영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이것은 기업 경영의 가장 중요한 근간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기업은 미디어 및 정보통신의 발달로 기업과 관련된 부적절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빠르게 공유되어 경영 실적에 즉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기업이 수익과 이윤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선한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제고시켜 나가야 한다.

    우리는 기업이 환경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거나, 근로환경이나 제품의 안전 등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거나, 회장이나 대표이사의 배임·횡령 등 비합리적 지배구조로 인해 투명경영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대대적인 불매운동으로 기업의 수익과 이익 및 주가 등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을 종종 경험하고 있다. 이와 달리 이러한 분야와 관련한 선한 경영 정책을 펼치는 ESG 선도기업들은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및 주가 등이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회사가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인 파타고니아와 스위스 대표 식품기업인 네슬레 등이다.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ESG 공시제도가 의무화되고 있고,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도 도입되고 있어 ESG가 무역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 글로벌 기업들은 이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미국의 S&P 500에 해당하는 기업들은 90% 이상이 ESG를 공시하고 있다. 이제는 ESG가 수출 등 기업 실적을 통해 국가경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모든 국가의 정부에서는 ESG에 대해 비중 있는 관심을 가지고 관련 정책들을 입안하여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인류는 지구와 함께 생존해야 한다. 인류의 안전한 생존을 위해, 함께 공존하기 위해, 풍요로운 삶을 위한 지속적인 경제가치 창출을 위해서도 ESG는 반드시 실행되어야 하는 과제이다. 그래서 온 지구가 ESG를 품고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송신근(창원대 회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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