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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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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사르초록기자세상] 거제엔 멸종위기 토착 고유종 ‘삵’이 살고 있다

허보윤 (통영 동원고 1년)
지난해 동부면 설치 적외선 카메라에 포착
서식확인 2마리…지속 관심·환경보호 필요

  • 기사입력 : 2023-04-26 08: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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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경남람사르환경재단의 시민환경과학자로 생태조사를 하면서 거제시 동부면에 설치한 적외선카메라에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지정된 삵의 모습을 포착했다.

    삵은 반려동물로 키우는 고양이와 같은 고양잇과로 서로 형태가 유사한 면이 있지만 서로의 속은 다르다. 건조한 지역 출신인 고양이와 달리 삵은 물을 싫어하지 않고 수영을 좋아하는 한반도의 토착종이다. 몸 색이 전체적으로 회황갈색에 작은 얼굴, 둥근 귀 뒤에는 흰 반점이 있고, 꼬리는 고양이의 두 배 정도 두툼하다. 배변도 영역표시의 의미로 하천변 둑길이나 임도의 길 한가운데, 계곡의 다소 평평하고 해가 잘 드는 탁 트인 장소에 한다.

    거제 동부면 적외선 카메라에 포착된 삵.
    거제 동부면 적외선 카메라에 포착된 삵.

    이런 삵은 서식지 중에서도 습지 주변의 초지를 가장 선호한다. 습지의 초지는 은신처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먹이활동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습지에서 발견된 흔적은 삵일 확률이 높다.

    그런데 거제지역에서 서식을 확인한 삵은 겨우 2마리이다.

    같은 섬이지만 제주도에는 삵의 서식이 확인되지 않는 것을 보면 거제도의 삵은 토착 고유종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처음부터 멸종위기종은 아니었을 것이고,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서식지 파괴나 로드킬이 원인이 되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거제시 동부면의 노자산은 골프장 개발로 시끄럽다. 노자산은 숲이 울창해 식생보전등급 2등급이고, 멸종위기종인 팔색조와 긴꼬리딱새 등 50여종의 보호종이 살고 있는 서식지이다. 삵을 비롯한 야생 생물들의 생태 보루와도 같은 곳이 특정인의 이익을 위해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이 씁쓸하다.

    허 보 윤 (통영 동원고 1년)
    허보윤 (통영 동원고 1년)

    사람에 의한 훼손과 오염은 결국 모든 생물에게 위기이다. 사람도 살 수 없다.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여 모든 생명체가 조화롭게 살 수 있도록 우리의 지속적인 관심과 환경보호 실천이 어느 때보다 간절히 필요하다.

    허보윤 (통영 동원고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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