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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 방류하면 수산물 누가 먹겠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앞두고 도내 어시장·수산업계 ‘한숨’

  • 기사입력 : 2023-05-24 20: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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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인들 “현실화 땐 생계 끊겨 불안”
    멍게수협 “직격탄”… 굴업계 “걱정”
    어류양식업계 “이미 소비 위축 실감”

    도 “방류 대비 전담 조직 설치·운영
    촘촘한 감시·수입수산물 관리 강화”


    “지금도 손님들이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되면 수산물을 안 먹겠다는 말을 얼마나 많이 하는지. 우리 상인들한테는 목숨이 달린 문제죠.”

    지난 23일 오후 6시께 찾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 이곳 상인들은 최근 들어 코로나19 유행 때보다 더 한산하다고 입을 모았다.

    20여년간 장사를 했다는 김모씨는 “얼마 전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소식이 언론에서 나온 이후, 손님들은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하면 수산물 안 먹을 거라고 앞에서 대놓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코로나19 때보다 더 장사가 안 되는 요즘인데, 방사능 오염수까지 방류되면 우리는 다 죽는다. 오염수 방류는 절대 안 된다”고 강력히 말했다.

    매장 입구에서 생선 손질을 하고 있던 한 상인은 “방사능 오염수 방류는 바다, 수산물로 먹고사는 사람들을 다 죽이는 일인데, 설마 진짜 방류하겠나”고 반신반의하면서도 “정부에서 일본에 시찰단을 파견하니 방류가 현실화될 것 같아 불안불안하다”고 하소연했다.

    소비자들 역시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마산어시장에서 만난 박모(48)씨는 “예전에도 방사능 오염수 방류 이야기가 나왔던 적이 있었는데, 당시 소금 스무 포대를 미리 사뒀었다”며 “그만큼 방사능 오염수에 대한 불안이 크기 때문에 방류가 현실화된다면 수산물 소비를 주저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창 제철을 맞은 멍게양식 업계는 후쿠시마 오염수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올해 멍게는 성장 환경이 좋아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2배가량 늘었지만 수산물 소비가 위축되면서 판로가 막혀 걱정이 태산이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을 태운 버스가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도쿄전력 폐로자료관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을 태운 버스가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도쿄전력 폐로자료관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통영 멍게수협 김태형 조합장은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급선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조합장은 “지난 2021년 모든 수산 단체들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집회도 하고 릴레이 시위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방류를 막지 못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는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현실적으로 방류 이후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염수 방류에 대한 걱정이 수산물 소비 불안으로 이어지면서 멍게를 비롯한 수산업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수입 검역을 강화하고 국내산 수산물에 대한 안전도 검사와 생산지 증명도 강화해 수산물 소비불안 심리를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방사능 안전성 검사에 민·관·언론까지 함께 참여하는 등 국내산 수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며 “멍게의 경우 수협에서 올해부터 원산지 증명서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겨울 본격적인 수확철을 준비하고 있는 굴 업계도 우려감을 표시했다.

    통영 굴수협 지홍태 조합장은 “굴 생산 어업인의 입장에서는 당장 올해 작황보다는 수산물 소비심리 위축이 더 걱정되는 부분”이라며 “언론 보도대로 일본이 올여름에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한다면 다가오는 겨울 굴 시즌에 직격탄을 맞을 텐데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어류양식 업계 역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사태에 따른 수산물 소비 위축을 온 몸으로 실감하고 있다.

    남해안 어류양식업계의 주력 어종인 우럭의 경우 3월까지만 하더라도 500g 크기 기준 산지 가격이 1만6000원이었으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언론 보도가 나오기 시작한 4월부터 소비가 줄면서 가격이 급락해 지금은 8000~9000원 대에 출하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남해수어류수협 김성훈 조합장은 “굴 등 패류 양식과 달리 어류 양식은 판로가 막히면 사료 부담까지 떠안는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다”며 “다양한 통로를 통해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건의하고 있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는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이에 대비해 도민의 안전과 건강, 수산인 보호를 위해 수산물 안전관리 강화 대책 마련 등 모든 조치를 적극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류에 대비해 전담 조직 설치·운영, 촘촘한 방사능 감시 체계 구축, 수입 수산물 유통관리 강화 등을 추진 중이다. 도내 해역의 해양환경 방사능 검사 강화를 위해 해양방사성물질 조사정점을 기존 3개소에서 8개소로 확대해 보다 더 촘촘한 방사능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생산단계 수산물의 방사능 검사 강화를 위해 수산물안전관리센터에서 방사능 분석장비 확충(1대→4대) 및 분석 전문인력 충원(1명→3명)을 통해 요오드(131I), 세슘(134Cs, 137Cs) 등 방사능 검사량을 대폭 확대(연 300건→1000건)하고 있다. 더불어 출하단계 수산물의 방사능 감시 강화를 위해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수협 위판장 10개소에 휴대용 방사능 측정장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도 직속기관인 보건환경연구원에서는 유통단계 수산물 40개 품목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추진하는 등 도내 수산물의 생산·출하·유통 단계별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 더불어 수입 수산물을 시기별로 유통이력 확인 후 집중 단속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5면

    한유진·김성호·조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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