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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31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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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ON- 여기 어때] 창원 성주사 ‘황토곰숲길’

걷는 足足, 맨발 힐링

  • 기사입력 : 2023-05-25 20:47:09
  •   
  • 왕복 거리 1.8㎞ 친환경 황톳길
    성주사 천왕문 인근서 출발
    맨발로 걸으면 건강에 도움


    도심 속 펼쳐진 심산유곡 비경
    천년 고찰의 고즈넉한 풍경
    신록 울창한 숲길 정취는 ‘덤’


    계절의 여왕 5월도 막바지에 이르면서 초여름 더위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짙은 녹음 사이로 싱그러운 햇살이 쏟아지는 숲속을 걷는 일은 살아 있음이 축복임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

    푸르른 신록을 만끽하면서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숲속 산책길로 ‘창원 성주사 황토곰숲길’을 추천한다.

    성주사 ‘황토곰숲길’을 걷고 있는 시민들.
    성주사 ‘황토곰숲길’을 걷고 있는 시민들.

    성주사 황토곰숲길은 성주사 입구에서 시작하는 원점회귀형 숲길(2.4㎞)의 일부로, 황토를 포장해 만든 900m 길이의 친환경 황톳길을 맨발로 걷는 구간이다. 창원시가 성주사 부지에 지난 2021년 11월 조성했다.

    이 길을 걸으면 불모산 자락 한가운데 자리한 천년 고찰 성주사의 고즈넉한 풍경과 신록이 울창한 숲길 정취를 함께 만끽할 수 있다.

    석가탄신일이 있는 매년 5월이면 성주사를 찾는 방문객이 늘어나지만, 정작 이 길을 모르고 지나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막상 입소문을 듣고 방문하면 도심과 가까운 곳에서 펼쳐지는 심산유곡(深山幽谷)의 비경에 감탄해 일상에 지칠 때마다 찾게 되는 치유의 길로 꼽힌다.

    성주사 ‘황토곰숲길’
    성주사 ‘황토곰숲길’

    우선 내비게이션에 ‘성주사(창원시 성산구 곰절길191)’를 검색한다. 왜 도로명이 곰절길일까? 성주사는 절을 짓기 위해 쌓아둔 목재를 곰들이 하룻밤 사이에 옮겨 놓았다는 재미난 전설 때문에 ‘곰절’이라 불린다.

    성주사 입구 주차장에 차를 대고 오르막길을 따라 쭉 가면 천왕문을 지키고 있는 코끼리와 성주사의 상징인 곰 조형물을 만난다. 바로 건너편에 ‘황토곰숲길 가는 길’이라 적힌 이정표를 따라 숲길로 내려간다.

    성주사 천왕문을 지키고 있는 코끼리와 성주사의 상징인 곰 조형물./창원시/
    성주사 천왕문을 지키고 있는 코끼리와 성주사의 상징인 곰 조형물./창원시/

    ‘성주사 입구 원점회귀형 숲길’ 안내판과 신발장, 세족장이 있는 곳이 산책길의 시작점이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곧바로 황토곰숲길을 체험하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왕복 1.8㎞ 코스다.

    왼쪽으로 향하면 창원시 둘레길인 숲속나들이길을 거쳐 황토곰숲길로 돌아오는 2.4㎞ 원점회귀형 숲길 전체를 걸을 수 있으니 두 코스 가운데 취향이나 컨디션에 맞춰 선택하면 된다.

    황토곰숲길은 반드시 입구에 있는 신발장에 신발과 양말을 두고 맨발로 걸어야 한다. 등산용 지팡이를 사용해서도 안 된다. 이 길은 맨발로 걷는 길과 신발을 신고 걷는 길을 확실하게 구분 짓고 있어 안전하고 쾌적하게 ‘맨발 힐링’을 만끽할 수 있다.

    맨발로 황토를 밟는 느낌은 생각보다 차갑고, 푹신푹신하다. 군데군데 미끄러운 구간도 있으니 천천히 걷는 게 좋다.

    황토에서 나오는 원적외선은 세포의 생리작용을 활발하게 해주고 독성을 제거한다고 알려져 있다. 황토를 맨발로 밟으면 혈액순환과 두통·피로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황토곰숲길 표지판.
    황토곰숲길 표지판.
    ‘황토곰숲길’이용 안내 표지판.
    ‘황토곰숲길’이용 안내 표지판.

    졸졸 흐르는 물소리에 옆을 돌아보니 철제 펜스가 계곡을 둘러막고 있다. 이곳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들어갈 수 없다. 닿을 수 없는 ‘금단의 구역’, 그래서인지 물소리가 유난히 맑고 청아하게 들린다.

    한적한 숲길, 오랜 세월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 비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청정 계곡에서, 흐르는 물줄기 소리와 재잘대는 산새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귓가를 간지럽힌다. 참나무 빼곡한 산림에서 내뿜는 피톤치드 향을 맡으며 일상의 피로를 씻어낸다.

    황톳길이 끝나면 곧바로 숲길이 이어진다. 야자매트가 친절히 깔려 있어 맨발로 계속 걷는 사람들도 간혹 있지만, 안전을 위해 황톳길을 되돌아온다.

    황톳길만 걷기 아쉽다면 또 다른 구간으로 가보자. 세족장이 있는 시작점에서 왼쪽으로 향하면 ‘성주사 입구 원점회귀형 숲길’ 전체 구간을 걸을 수 있다. 이 구간은 시작점에서 숲속나들이길(1.5㎞)을 거쳐 황토곰숲길(900m)로 내려온다.

    숲속나들이길은 창원시를 둘러싼 산을 이은 둘레길 중 하나로, 걷다 보면 숲길 곳곳에서 창원둘레길 스탬프 인증대를 만나게 된다. 숲속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계곡에서 쏟아내는 물줄기 소리는 더 경쾌해지고, 새들의 지저귐 소리도 더 생생해져 그야말로 심산유곡에 떨어진 듯하다.


    가파른 계단과 오르막길이 이어져 숨이 차오르지만, 금세 울창한 그늘이 드리우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땀방울을 식혀주니 충분한 보상이 된다. 성주사를 품고 있는 불모산 정상도 손에 잡힐 듯 들어오니 눈이 호강한다.

    안내판에는 1시간이 소요된다고 적혀 있지만, 막판에 신발을 벗고 황톳길을 걸을 땐 속도를 내기 어려우므로 더 걸린다고 봐야 한다.

    세족장에서 붉은 황토로 물든 발바닥을 깨끗이 씻어내고 나면 그렇게 개운할 수가 없다. 황톳길을 걸을 때는 필히 수건을 지참해야 한다. 발바닥에 물이 다 마르지 않은 채 신발을 신으면 여간 찝찝한 게 아니어서다.

    산책을 마치고 나오는 길, 왼편에 자리한 고즈넉한 한옥 건물이 눈길을 끈다. 성주사에서 운영하는 템플스테이 건물이다. 신라 시대 천년 고찰에 머물며 자신을 되돌아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템플스테이를 권한다. 1박 2일이 기본이지만, 당일형도 있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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