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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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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관암 증상과 치료] 침묵의 살인자, 조기에 잡아라!

60세 이상 주로 발병… 남성이 1.3배 더 많아
소화장애·황달·복통·고열 등 주요 증상
담석증·간디스토마·선천성 확장증 등 원인

  • 기사입력 : 2023-06-05 08: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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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도계 암(담관암)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흐르는 통로인 ‘담관’에 생긴 암을 일컫는다. 해부학적 위치에 따라 간내 담관, 간문부, 간외 담관(원위부 총담관) 및 담낭을 포함하는 다양한 담관 상피 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담관암은 조직학적으로는 대부분 선암이며, 육안적으로는 종양이 담관 내강으로 돌출해 있는 양상과 정도에 따라서 유두형, 결절형, 경화형 등으로 분류한다. 2020년 국내 통계에 의하면 담관암의 발생률은 전체 암 중에서 9위를 차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60세 이상의 연령층에서 발병하며, 남성에서 약 1.3배 더 많이 발생한다.

    담관암은 초기 증상이 없거나 애매한 경우가 흔하여 많은 경우 진단 당시 전이된 상태로 발견되어 적절한 치료가 어렵다. 주요 증상으로는 소화장애, 황달, 복통, 고열과 오한 등이 있다. 종양으로 담관이 막히거나 좁아지면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내려가지 못해 대부분 황달이 나타난다. 또한 전신 소양감, 회색변, 갈색뇨가 동반된다. 환자의 30~50%에서 복통을 호소하며, 담관 내 정체된 담즙에서 세균이 자라면 담관염으로 인해 고열과 오한이 발생하기도 한다.


    담관암의 원인 요소로 담석증, 간흡충증(간디스토마), 선천성 담관 확장증,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담관에 발생하는 이러한 질환들은 만성적인 담관염을 유발하며, 반복되는 담관 염증은 담관 상피세포의 과형성에 이어 이형성, 악성화를 유발한다. 이 밖에도 만성 B형간염, C형 간염도 간세포암뿐 아니라 간내 담관암 발생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관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담관암의 위험 요인을 피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이다. 간내 담관암이 서양보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발생하는 이유는 기생충(간디스토마) 감염이나 간내 담석증 환자가 많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특히 간디스토마 감염은 민물고기 생식과 연관되어 있다. 담관암 예방을 위해서는 식생활 습관을 바꾸는 노력이 같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증상을 자각하기 어렵고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담관암의 조기 진단에는 복부 초음파 검사가 도움이 된다. 혈액 검사상 간기능 이상 소견이 관찰되면 간염과의 감별 진단이 필요하며, 복부 CT/MRI 검사가 추가로 진행된다. 특히 MRI는 막혀 있는 담관의 위치와 모양을 관찰하는 데 유용하다.

    담관암의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외과적 절제술이며 간내 담관암이나 간문부 담관암의 경우 간 절제가 필수적이며 총담관암의 경우 담관 절제와 함께 흔히 췌장, 십이지장 절제술이 같이 시행된다. 다만, 고령이나 전신 상태가 좋지 않아서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 담관암 환자에서 원활한 담즙 배액은 환자의 예후와 삶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인자다. 이를 위해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ERCP)을 통한 스텐트 삽입, 경피경간 담즙배액술(PTBD) 등이 주로 시행되고 있다.

    최근 더욱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 다양한 국소 치료법이 도입되었는데,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ERCP) 유도하에 담관 내 고주파 소작술(ID-RFA)은 ‘국소 치료법’으로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담관암은 전이 또는 국소 진행 상태로 발견되어 근치적 수술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수술이 가능한 경우에도 환자가 고령이거나 황달 및 간 기능 저하로 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수 없는 경우가 흔하므로, 내시경 고주파 소작술은 차선의 비수술적 치료법이 될 수 있다.

    고주파 소작술은 전기 에너지를 이용하여 생체 조직에 고열을 발생시켜 종양 조직의 괴사를 일으키는 국소 치료법이다. 즉 고주파 교류 전류를 가하여 암세포 내부에 이온 불안정을 유발하면서 마찰열을 발생시키고, 수분을 기화하면서 종양 부위의 응고 괴사, 단백질 변성, 그리고 전신의 항암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

    담관암 환자에서 내시경 고주파 소작술로 치료하는 목적은 환자의 생존 기간을 늘리고, 황달 해소를 위해 협착 부위로 삽입한 금속 스텐트가 오랫동안 내강이 막히지 않고 배액관의 기능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최근의 치료 성적을 보면 담관암 환자의 내시경 고주파 소작술은 종양 위치가 간외 담관(원위부 총담관)에 있을 때 가장 치료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창원한마음병원 간담도췌장센터 김명환-황준성 교수팀은 담관암에 의해 악성 담관 협착을 초래한 고령이나 수술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이러한 담도 내시경(ERCP) 유도하에 고주파 소작술로 담관내 종양을 치료하고 있다. 올해 초 김명환-황준성 교수팀이 원위부 담관암으로 진단된 환자(여성, 82세)를 대상으로 ERCP 유도하에 담관내 고주파 소작술(ID-RFA)을 성공적으로 시행하였으며, 이는 경남 지역에서의 첫 사례이기도 하다.

    이전에는 고주파 소작술 치료법이 악성 담관 폐쇄에서 담즙 배액을 효율적으로 유지하는 역할이 뛰어나 주로 진행성 담관암의 완화 치료 목적으로 이용했지만, 최근에는 생존 기간 연장 효과와 더불어 항암제 병용 치료의 상승효과가 보고되면서 새로운 복합 치료법으로 기대 받고 있다. 이를 통해 담관암에 의한 담도 폐쇄를 좀 더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도움말= 김명환 창원한마음병원 간담도췌장센터 소화기내과 교수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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