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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국민보도연맹 희생자 유해 29구 찾아 봉안식

  • 기사입력 : 2023-06-08 21: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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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석면 야산 발굴 작업 마무리
    성별·연령 등 신원 확인은 안돼
    예산 문제로 DNA 채취 못해
    마산 구산면 발굴 계획 미확정
    진실화해위 “사업 선정되면 추진”


    속보= 지난 3월 유해 발굴을 시작한 진주 국민보도연맹 사건 관련 작업이 마무리되고 최근 봉안식을 개최했다.(3월 23일 3면  ▲“죄 없이 끌려가 돌아오지 못한 가족들… 유골이라도 찾았으면” )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진실화해위)에 따르면, 지난 3월 22일부터 진주시 명석면 관지리 야산에서 진행된 국민보도연맹 사건 희생자에 대한 유해 발굴이 4월 중순 마무리되고 7일에는 봉안식을 열었다.

    지난 7일 진주 국민보도연맹 사건 희생자 유족들이 봉안식을 위해 유해를 옮기고 있다./한국전쟁전후진주지역민간인피학살자유족회/
    지난 7일 진주 국민보도연맹 사건 희생자 유족들이 봉안식을 위해 유해를 옮기고 있다./한국전쟁전후진주지역민간인피학살자유족회/

    진주 국민보도연맹 사건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국민보도연맹에 가입했거나 경찰에 의해 예비검속(정당한 절차나 영장 없이 범죄 방지 명목으로 죄를 저지를 개연성이 있는 사람을 사전 구금하는 것)된 민간인 등이 군경에 의해 집단 살해당한 사건이다. 이번 발굴을 통해 최소 유해 29구가 수습됐다. 청소년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되며 아직 정확한 성별이나 연령대는 조사되지 않았다. 진실화해위 관계자는 “유해 골반이나 성별을 추정할 수 있는 부위가 온전치 않아 성별을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기록에 의하면 주로 농사짓던 평범한 청·장년층들이 희생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굴은 2009년 1기 진실화해위에 이어 14년 만에 정부 차원에서 시행됐다. 앞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발굴은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단체의 주도로 진행된 바 있다. 2014년 진주시 명석면 용산리에서 유해 39구, 2017년에는 38구를 발굴했고 2021년에는 관지리 화령골에서 유해 16구를 수습했다. 지난해 집현면 봉강리에서는 유해 35구가 발굴됐다.

    하지만 발굴된 유해 중 유족과 신원이 확인된 사례는 없다. 예산 부족 이유로 DNA 시료 채취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연조 한국전쟁전후진주지역민간인피학살자유족회 회장은 “DNA 시료 채취가 진행이 안 돼 유해들이 유가족에게 인수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유해들이 컨테이너에 보관돼 있는 상황”이라며 “아직 이념 문제 때문에 유족들이 세상에 나오길 꺼리는 사람도 있다. 평생 빨갱이 자식으로 숨어 살았는데 다시 고통받을 수 없다며 거절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진실화해위 측도 예산 문제로 인해 현재 시료 채취는 힘들다는 입장을 전했다.

    아울러 마산 국민보도연맹사건의 희생자들이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심리 산 24 일대는 아직 유해 발굴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 진실화해위 관계자는 “마산 지역은 아직 유해 발굴 대상지가 아니다”라며 “만약 내년도 사업에 마산 지역이 선정된다면 빠르면 올해 말부터 발굴 작업이 진행될 수도 있다”고 했다.

    한편 진실화해위에 따르면 진주 국민보도연맹 사건 관련 진상규명 신청은 8일 기준 136건이 접수됐다. 이 중 107건을 조사 개시했고, 7건을 진실규명했다. 창원 국민보도연맹 사건(마산) 관련 신청은 96건이 접수돼 76건이 조사 개시됐다. 이 중 6건이 진실규명됐다.

    진실화해위는 한국전쟁 당시 진주와 마산에서 민간인들이 국민보도연맹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법적 근거와 절차 없이 집단 학살한 행위를 불법으로 보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공식 사과와 유해 발굴·안치 등 후속 사업 추진을 권고했다.

    박준혁 기자 pjhn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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