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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2월 2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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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작업실] (5) 밴드 그린빌라

창원의 인디밴드 음악이 탄생하는 곳
창원지역 청년 5명 모여 2019년 밴드 결성
리더 신가람 기타리스트 집에서 작사·작곡

  • 기사입력 : 2023-08-16 08: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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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창원에서 온 그린빌라(Greenvilla) 입니다.”

    자기소개는 스스로를 정의한 가장 명료한 문장이다. 무대 위에서 첫번째 노래를 선보인 후 이뤄지는 밴드의 소개말은 한치 거짓이 없다. 5명의 멤버는 모두 창원에 살고, 창원에서 음악 작업을 해왔다.

    그린빌라는 색이 확실한 밴드다. 멜로디에서는 남부지방의 따뜻하고 나른한 문화적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반대로 가사는 상실과 갈망의 감정이 밑바닥에 진하게 깔려 있다. 이는 작사·작곡을 맡고 있는 리더 신가람이 부흥과 쇠락을 겪은 마산에서 태어나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그린빌라는 신가람(기타·리더), 배우미(보컬), 정한슬(베이스), 박정인(기타), 강석현(드럼) 등 5명의 멤버로 구성돼 있다. 이들의 작업실은 좁게는 리더 가람의 개인 작업공간, 넓게는 ‘지난 40여년 동안의 창원’이란 시공간에 있다. 그린빌라의 음악과 창작의 순간을 가람의 작업공간과 합주 연습실에서 느껴보았다.

    그린빌라의 리더 신가람씨가 개인집에 마련된 작업실에서 곡 작업을 하고 있다. 이곳은 그린빌라의 노래가 만들어진 곳이다.
    그린빌라의 리더 신가람씨가 개인집에 마련된 작업실에서 곡 작업을 하고 있다. 이곳은 그린빌라의 노래가 만들어진 곳이다.
    그린빌라의 리더 신가람씨의 작업실 모습. 그에게 영감이 됐을 악기와 카메라, LP음반 등이 보인다./김용락 기자/
    그린빌라의 리더 신가람씨의 작업실 모습. 그에게 영감이 됐을 악기와 카메라, LP음반 등이 보인다./김용락 기자/
    그린빌라의 리더 신가람씨가 영감을 받는다는 악기들./김용락 기자/
    그린빌라의 리더 신가람씨가 영감을 받는다는 악기들./김용락 기자/

    ◇방에서, 합주실에서, 무대에서

    - 작업실이 정갈하다.

    △ (가람)제 본업은 미술인데, 미술과 달리 음악은 유형의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아니기에 작업실에 볼 거리가 많진 않다. 개인집의 작업방인 이곳은 술 마시며 휴식하는 곳이면서도 음악을 만드는 곳이기도 하다. 곡 작업을 위한 장비가 다 있기 때문에 언제든 작업이 가능하다. 그린빌라의 음악은 모두 여기서 만들어졌다.

    - 작업실에 있는 레코드 플레이어, 카메라, 시집 등이 창작의 영감이 되는지?

    △ 대체로 일상 속에서 갑자기 떠오른 멜로디에서 시작된다. ‘Cici’가 정말 그랬다. 화장실에서 갑자기 메인 멜로디와 제목이 떠올랐고, 흥얼거리며 곡 작업을 쭉 했다. 그런 영감은 어릴적부터 듣고 본 영화나 음악, 살아온 90년대 분위기와 B급 감성에서 오는 것 같다. 직접적이기 보다는 간접적으로. 악기로 연주를 하다가 영감을 받는 경우도 많다.

    그린빌라의 리더 신가람씨가 개인집에 마련된 작업실에서 곡 작업을 하고 있다. 이곳은 그린빌라의 노래가 만들어진 곳이다./김용락 기자/
    그린빌라의 리더 신가람씨가 개인집에 마련된 작업실에서 곡 작업을 하고 있다. 이곳은 그린빌라의 노래가 만들어진 곳이다./김용락 기자/
    그린빌라의 리더 신가람씨가 개인집에 마련된 작업실에서 곡 작업을 하고 있다. 이곳은 그린빌라의 노래가 만들어진 곳이다./김용락 기자/
    그린빌라의 리더 신가람씨가 개인집에 마련된 작업실에서 곡 작업을 하고 있다. 이곳은 그린빌라의 노래가 만들어진 곳이다./김용락 기자/

    - 곡 작업은 어떻게 하나?

    △ 가람이 먼저 이곳 개인 작업실에서 대략적인 작곡·작사를 한다. 이후 다른 멤버들과 연주하면서 조율을 거쳐 그린빌라 세계관에 맞는 노래의 원형이 만들어진다. 이런 데모곡은 계속 수정작업을 거친 후 녹음에 들어가게 되고 믹스와 마스터링이 끝나면 곡이 발매된다. 2021년 발매된 EP앨범 ‘Greenvilla’가 이렇게 만들어졌다. 지금은 다른 곡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 음악은 곡 작업이 끝이 아니라 합주연습과 무대에 오르는 데 까지 이어진다. 주로 어디서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 창원에 밴드 연습실이 거의 없다. 밴드 결성 초기에는 연습실이 없어 지하 또는 지인의 개인 작업실을 빌려 작업하곤 했다. 지금은 가까운 곳에 꽤 괜찮은 합주 연습실이 생겨 자주 활용하고 있다.

    그린빌라 공연 모습./그린빌라/
    그린빌라 공연 모습./그린빌라/

    - 2019년 10월 창원 가로수길에서 열린 한 야외무대에서 데뷔했다. 이후 꾸준히 전국 공연장에서 공연을 진행하고 있는데 기억에 남는 공연은 어떤게 있는지?

    △ 공연은 경남에서만 지속하기는 어려워 전 지역에서 하고 있다. 오는 26일에는 서울 홍대 ‘라이브클럽빵’에서 공연도 잡혀있다. 그동안 했던 공연들 중에는 대구 ‘꼬뮨’에서 했던 공연이 기억난다. 분위기가 좋았다. 최근 거제 ‘언드’에서 했던 공연도 좋았다. 부산 ‘오방가르드’는 항상 좋다.

    ◇‘따뜻한 남쪽나라의 낡은 호텔’

    -밴드명이 특이하다.

    △ EP 앨범에 수록된 곡 중에 ‘Green villa’란 곡이 있다. 이 곡을 데모작업하고 나자 갑자기 그 이름이 떠올랐고 밴드명으로도 확정지었다. 밴드의 세계관은 그때 데모곡 작업을 하면서 형성됐는데, ‘그린빌라’는 1980년대 따뜻한 남쪽나라에 있음직법한 낡은 호텔의 이미지와 부합했다. 실제로 노래를 듣고 야자수, 노을, 수영장, 바다 등이 떠오른다고 해줘 만족한다.

    그린빌라가 창원의 한 밴드 합주실에서 합주연습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인, 석현, 우미, 가람, 한슬.
    그린빌라가 창원의 한 밴드 합주실에서 합주연습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인, 석현, 우미, 가람, 한슬.

    - 밴드명에 영감이 된 ‘따뜻한 남쪽나라’는 어디인가?

    △ 특정한 장소라기 보다는 모두의 머리속에 심어져 있는 남부에 대한 환상같은 곳이다. 그 장소는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모두들 알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 현 멤버들은 어떻게 결성됐는지?

    △ (가람) 창원에는 자신의 음악을 하는 분들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저는 주변에 항상 인재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힘든 시련도 겪었지만 결국 주변의 실력있는 사람들이 한명씩 모여 2019년 그린빌라가 결성됐다.

    - 멤버들이 가장 좋아하고 추천하는 곡은 무엇인지.

    △ (가람) 모든 곡. (우미·한슬) 미발매곡 ‘Dadada’. (석현) 미발매곡 ‘Superelectronic’ (정인) ‘Venus’와 미발매곡 ‘Dadada’·‘도깨비’.

    - 미발매곡에 대한 애착이 크다. 앞으로 음반 제작 계획은 있는지?

    △ 앨범 작업을 위해 데모를 정리 중이다. 쉽게 나올 것 같진 않지만 언젠간 나올 것 같다. 못 나올수도 있고, 모르겠다. 처음 함께 작업했던 곡 ‘none’도 들어갈 것 같다.

    ◇‘더운 것과 추운 것의 경계’

    - 그린빌라를 가장 잘 표현한 가사는 ‘Venus’의 “the boundary between hot and cold(더운 것과 추운 것의 경계)”라고 생각한다. 덥다고 생각하면 덥고, 춥다고 생각하면 추울 수 있는 느낌인데.

    △ 맞다. 음악은 맥주 같은 거라 생각한다. 똑같은 맥주임에도 상황에 따라 맛과 기분이 다르다. 우리 음악도 기쁠 때 들으면 기쁘게 들리고 우울할 때 들으면 우울하게 들렸으면 좋겠다. 우울함에서 희망을 찾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감정의 균형은 가사와 멜로디에서 주로 찾는데 현재는 멜로디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린빌라 공연 모습./그린빌라/
    그린빌라 공연 모습./그린빌라/

    - 지금까지 공개한 모든 노래가 영어 가사다.

    △ 다양한 이유가 있다. 사람들 사이에 떠 다니는 언어가 ‘사랑’이라는 의미가 된 것처럼 보컬의 소리로 감정을 만들어 전달하고자 하는 생각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듣자마자 의미 부여가 되는 한국어는 맞지 않다고 느꼈다. 또 국내보다는 전세계로 넓혀야 저희 음악을 들어주는 사람이 많아질 거라는 생각도 있다. 최근에는 한국어로 된 신곡을 준비하고 있다.

    -노래 ‘Venus’에서 마지막에 반복되는 “why disappear(왜 사라져)”란 가사는 해가 뜨면 사라지는 금성처럼 창원에 가려 사라진 마산이 떠오른다. 가사에 드러나는 상실과 갈망의 감정은 마산(창원)에서 살아온 멤버들의 환경과 연관이 있는지?

    △ (가람) 제 인생은 항상 사라짐 속에 있었던 것 같다. 멀어지고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미련이 “why disappear”란 가사로 표현됐다. 하지만 이 속에서도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 곡을 쓰면서 고향에 대한 이야기나 풍경을 억지로 담아내려고 한 적은 없다. 그러나 작업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창원의 문화나 분위기에 많은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사람은 어디서 사느냐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공연장에서 항상 ‘창원밴드’라고 소개하는 이유는?

    △ 인도네시아 밴드 중에 ‘화이트 슈즈 앤 더 커플스 컴퍼니’가 있다. 이 밴드 노래를 들으면 가보지 않았지만 인도네시아의 후끈한 열기가 떠오른다. 우리의 음악을 들은 사람들은 창원을 그린빌라의 음악같이 상상할거란 믿음이 있다. 창원은 바다와 낭만이 있는 곳이라고 음악으로 알려주고 싶다. 이곳엔 바다와 항구가 있어 바다길 따라 드라이브도 할 수 있고 그린빌라도 있다.

    밴드의 정체성이 담긴 노래 ‘Green villa’의 뮤직비디오 QR코드. 노래를 들으며 그들의 작업실을 탐방해보는 건 어떨까.
    밴드의 정체성이 담긴 노래 ‘Green villa’의 뮤직비디오 QR코드. 노래를 들으며 그들의 작업실을 탐방해보는 건 어떨까.

    글·사진= 김용락 기자 roc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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