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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3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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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 청산도 가는 길- 최복순

  • 기사입력 : 2023-09-07 08: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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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도 고단하게 굽이굽이 돌아가는

    두렁길 흥에 겨워 마음 앞서 달려가면

    아낙네 이고 진 봄빛

    황토마루 넘는다


    소리는 구성지고 춤사위는 애달프다

    억새풀 무성한 길 억센 혼을 엮는 소리

    한 대목 매듭을 풀고

    봄빛으로 만발한다


    사는 게 고비마다 한을 쌓는 것이라면

    어깨춤 한마당에 그 한도 풀어질까

    남도 땅 봄이 온 길목

    쑥대머리 난장이다


    ☞ 산 바다 하늘이 사시사철 푸르러서 청산이란 이름을 가진 섬. 영화 ‘서편제’에서 작중 유봉, 송화, 동화가 진도아리랑을 부르던 마을길이 주목을 받고 단번에 관광명소가 되었다.

    선이 아름답고 우아한 한국무용 춤꾼이기도 한, 시인이 찾은 청산도 가는 길은 ‘소리는 구성지고 춤사위는 애달프다’고 하니 어깨 들썩이는 신명나는 춤보다 손끝 하나 발끝 하나 기품이 넘쳐나는 살풀이춤에 가까울 듯하다. 억새들이 바람결에 뒤엉켜 떠들어대는 소리조차 곱고 애절해서 절로 춤사위가 너울거리는 ‘어깨춤 한마당에 그 한도 풀어질까’하니 고단한 삶의 일상에서 바람처럼 잠시 쉬어갈 길인가 보다. 여기서 쑥대머리는 머리털이 마구 흐트러져 어지럽게 된 머리일까 아니면 판소리 춘향가의 한 대목으로 옥중에서 이도령을 그리워한 소리 한마당일까, 그 어떤 것이면 어떠랴. 자연 경관이 아름다워 절로 발걸음이 느려진다는 청산도에서 봄을 맞고 있지 않는가.

    -옥영숙(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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