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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2월 29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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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작업실] (7) 신용운 마술사·디지털 아티스트

상상이 현실로… 마술이 예술이 되는 ‘마법의 공간’

  • 기사입력 : 2023-10-18 08: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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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소엔 사진관으로 활용되다
    손님 없을 땐 작업공간으로
    관객 위해 ‘마술극장’ 공연도
    연습·편집·공연장 등 ‘만능 공간’

    도구 사러갔다 마술 선생님 만나
    전국 유일 마술학과에 진학
    해경 1호 마술병 입대·복무
    세계대회 수상하며 국가대표도

    우연히 접한 사진 합성 작업
    3D그래픽 흥미 느껴 작품 구상
    코로나 때 온라인서 공연·전시
    새로움 찾는 예술가 되고파

    신용운(35) 작가는 22년 경력의 국가대표 출신 마술사이자, 17년의 사진·영상 경력을 가진 디지털 아티스트다. 학창 시절 마술에 입문한 그는 마술사로 세계를 유랑했다. 현재는 고향 창원에 돌아와 마술 공연과 사진 전시로 도민의 상상력을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신용운 작가의 작업실은 머릿속에서만 상상하던 불가능한 것들이 실현되는 마술 같은 곳이다. 특유의 밝은 미소로 작업실을 누비는 신 작가는 자신의 신사 모자 안에서 비둘기보다 더한 것을 꺼낼 준비를 마친 듯하다.

    마술사이자 디지털 아티스트인 신용운 작가가 작업실에서 환한 미소와 함께 카드를 허공에 날리고 있다.
    마술사이자 디지털 아티스트인 신용운 작가가 작업실에서 환한 미소와 함께 카드를 허공에 날리고 있다.
    마술사이자 디지털 아티스트인 신용운 작가가 자신의 작업실에서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카드를 허공에 날리고 있다./성승건 기자/
    마술사이자 디지털 아티스트인 신용운 작가가 자신의 작업실에서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카드를 허공에 날리고 있다./성승건 기자/

    ◇연습실이자 공연장인 작업실

    -작업실의 각 공간이 분리된 느낌이다.

    △제가 하고 있는 작업이 2개(마술사, 사진·영상 촬영편집)이다 보니 공간이 분리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제 작업은 모든 공간에서 이어진 것처럼 유기적으로 진행된다. 사진을 찍고 편집해 만드는 디지털 작품들도 마술에 근원이 있기 때문이다.

    -작업실 소개를 부탁한다.

    △작업실은 크게 보면 촬영 공간과 연습·공연 공간, 편집실로 구분된다. 공간은 대외적으로 ‘시간이 멈춘 사진관’이란 스튜디오로 활동하고 있다. 스튜디오는 손님이 없을 때는 개인 작업을 위한 촬영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증명사진이나 프로필 사진 촬영도 하지만 마술공연을 즐길 수 있는 ‘마술극장’도 예약자에 한해 열고 있다. 이때 공연장은 스튜디오 반대편에 있는 연습·공연 공간에서 이뤄진다. 마술 분위기를 내기 위해 클래식한 우드톤 계열의 가구들로 꾸민 곳이다. 물론 이곳에서 마술 도구를 직접 제작하고 연습도 한다. 평범해 보이는 책상들도 비밀이 숨겨져 있는 마술 도구들이다. 도구 제작은 목공에 능숙한 아버지가 많이 도와준다. 편집실은 말 그대로 사진·영상을 편집하는 장소다. 이외에도 마술 관련 책들을 보면서 방법을 익히기도 하고 마술공연에 대한 기획도 이곳에서 한다. 어쩔 수 없이 가장 많이 앉아있게 되는 곳이다.

    -몇 번째 작업실인지?

    △작업실로는 두 번째 공간이다. 2014년 고향 창원에 돌아오면서 봉암동에 첫 작업실을 차렸다. 3명이서 같이 했는데, 원룸 형태로 공간 분리가 안 돼 작업하기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 이곳 산호동은 2019년에 왔다. 공간 분리도 됐고 촬영 장비도 늘었다. 모션캡처 등 시도 가능한 게 많아져 만족하고 있다.

    마술사이자 디지털 아티스트인 신용운 작가가 자신의 작업실에서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카드를 허공에 날리고 있다./성승건 기자/
    마술사이자 디지털 아티스트인 신용운 작가가 자신의 작업실에서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카드를 허공에 날리고 있다./성승건 기자/
    신용운 작가가 마술 연습 공간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신용운 작가가 마술 연습 공간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마술사이자 디지털 아티스트인 신용운 작가의 작업실인 ‘시간이 멈춘 사진관’./성승건 기자/
    마술사이자 디지털 아티스트인 신용운 작가의 작업실인 ‘시간이 멈춘 사진관’./성승건 기자/

    ◇마술사! 디지털 아티스트?

    -마술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마술은 어릴 적부터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 중학교 2학년 때 마술 도구를 구매하기 위해 창원 용호동에 있던 마술회사에 갔다가 선생님을 만나 배우기 시작했다. 그때가 이은결, 최현우 마술사가 미디어에 노출되면서 마술 열풍이 불었던 때다. 이후 대학도 전국에서 유일하게 마술학과가 있던 동아보건대학교에 진학했고, 졸업 후 부산에 있는 마술회사에 취직해 활동했다. 군대도 해경의 1호 마술병으로 입대해 복무했다. 제대 후 창원에 왔다.

    -국가대표 마술사로 불린다.

    △2007년 태국국제마술대회에서 우승하고, 2008년 세계적 마술협회인 IBM/SAM 세계통합마술대회에서 파이널리스트 6인에 올랐다. 이를 계기로 2009년 세계마술연맹(FISM)이 주최하는 ‘월드 챔피언십 오브 매직’에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그러면 사진은 언제 시작했는지.

    △대학에서 교수님이 과제로 프로필 사진을 찍어오라고 해서 취미로 시작하게 됐다. 이후 부산 마술회사에서 홍보 파트를 맡으면서 더 깊이 있게 사진을 공부했다. 그때까지는 예술로는 생각하지 않았다.

    -사진을 예술로 여기게 된 계기도 궁금하다.

    △2015년쯤 부산국제매직페스티벌에 참가했을 때 카메라를 메고 돌아다녔는데, 지나가던 자크리 벨라미라는 프랑스의 사진작가가 자기 작품을 살 의향이 있냐며 말을 걸었다. 대화하던 중 마술사를 피사체로 삼고 합성하는 방식의 작품을 제작해볼 것을 권유했다. 노하우라도 알려줄 줄 알았는데, 정말 단순한 권유였던 것 같다. 그때부터 합성작업을 해보았는데 재미와 의미를 느끼게 됐다.

    -비주얼 아트워크는 어떤 예술인가?

    △컴퓨터 그래픽 이미지와 사진 등을 합성해 인물의 시각적인 부분을 강조한 장르다. 저에게 있어 마술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작품들을 만들기 위한 시작점이기에, 마술과 관련된 소재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품들을 주로 3D그래픽으로 만들어 내고 있어서 ‘디지털 아티스트’라 자칭하고 있다.

    신용운 작가의 비주얼 아트워크 작품인 ‘벌브맨의 주사위’./작가 제공/
    신용운 작가의 비주얼 아트워크 작품인 ‘벌브맨의 주사위’./작가 제공/

    -이번에 기획한 작품 속 구멍과 벌브맨은 어떤 의미인지?

    △벌브(전구)맨은 예술을 통해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자화상 같은 존재다. 반짝이는 전구 얼굴을 통해 번뜩이는 상상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 구멍은 상상력이 시작하는 곳이다. 실제로 구멍만 있는 흰 배경을 멍하니 바라보며 구상하는 시간이 가장 길다.

    -작품 구상은 어떻게 하는가.

    △마술사들은 이미지 트레이닝이 습관화돼 있다. 그런 습관이 있다 보니 작품 구상이 머릿속에서 다 정리가 된다. 머릿속에서 상상을 구체화하는 과정이 오래 걸리고, 이후 작업은 막힘 없이 하는 편이다.

    마술사이자 디지털 아티스트인 신용운 작가가 자신의 작업실에서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카드를 허공에 날리고 있다./성승건 기자/
    마술사이자 디지털 아티스트인 신용운 작가가 자신의 작업실에서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카드를 허공에 날리고 있다./성승건 기자/
    편집 작업 중인 신용운 작가.
    편집 작업 중인 신용운 작가.
    작업실에서 편집 작업 중인 신용운 작가.
    작업실에서 편집 작업 중인 신용운 작가.

    ◇관객에게 상상을 제공하는 예술가 꿈꿔

    -가상현실 전시나 NFT(대체 불가능 토큰)에도 관심이 많다.

    △코로나19 시기 오프라인 모임이 어려운 상황에서 온라인 전시를 열었다. 작품을 보면서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들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길 바라며 시작했다. 가상 전시는 지금도 사이트에 접속하면 관람할 수 있다.

    코로나19 기간 메타버스 공간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고, NFT에 등록하면 원본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해서 무작정 시도해 보기도 했다. 아무런 정보가 없다 보니 시행착오도 겪었는데 지금은 만족스럽다.

    -계속 새로운 걸 찾는 이유는 무엇인가?

    △제 작품의 가치를 생각하다 보니 남들이 안 해본 것들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전시를 마치면 작품이 집 창고로 향하게 되는 게 아쉬웠다. 어떻게 하면 가치 있게 활용될 수 있을지 찾다가 NFT 등을 시도하게 됐다. 새로운 것에 관심 가지는 사람들이 진취적인 분위기가 있는데, 평면 작품을 영상화하는 게 또 흥미로워서 배우고 실현하기도 했다. 그렇게 점점 새로움을 찾는 것 같다.

    -어떤 예술가가 되고 싶은지?

    △실험적이면서 재밌는 요소를 넣는 작업을 이어가고 싶다. 전시로 보면, 관람객들이 작가의 의도보다는 작품을 보고 마음껏 상상해 보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 개인전을 할 때는 사진 캡션을 넣지 않는 등 시도해 보고 있다. 마음껏 상상한 후 QR코드 형식으로 작가의 의도를 보여주는 방식을 해보려고 한다.

    글= 김용락 기자·사진= 성승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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