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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2월 2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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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급 알짜 중고차 대기업이 싹쓸이”

[대기업 중고차 시장 본격 진출] 창원 중고차매매단지 가보니
5년 이하 10만㎞ 미만 신차급 차량
현대·기아차 직접 인증·판매 나서

  • 기사입력 : 2023-11-23 20: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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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지 내 4~5곳 공실…최근 1곳 폐업

    플랫폼에 위축된 시장 불안감 고조

    업계 “보호장치 없어 공생방안 필요”

    전국 차매매업계 “공제조합 설립중”

    “신차급 알짜배기 차는 대기업이 가져가서 팔겠다는 거잖아요. 그런 차들은 손님들과 문제 생길 일이 없어요. 손 안 대고 코 풀겠다는 거죠.”

    23일 오전 창원시의 한 중고차 매매단지. 해당 공간에는 현대차 소나타 5대를 비롯해 수십 대의 중고 차량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중고차 상사 대표 A씨는 소나타 차량들을 가리키며 “저기 서 있는 소나타 차량 대부분이 5년 넘은 차들이다. 현재 연식 좋은 소나타 차랑은 하나도 없다”며 “원래는 많이 들어 왔는데 이렇게 신형급 차량이 안 들어온 지는 몇 달 됐다”고 하소연했다.

    23일 창원의 한 중고차매매 시장에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김승권 기자/
    23일 창원의 한 중고차매매 시장에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김승권 기자/

    최근 현대차와 기아가 연식 기준 5년 이하, 주행거리 10만㎞ 미만의 신차급 중고차를 직접 인증해 판매하는 ‘인증 중고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도내 중고차 업체들의 불안 심리는 커지고 있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독점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적으로 알짜배기 신차급 중고차가 대기업에 몰리는 현상을 체감하고 있었다. 차량을 매입해 수입을 창출하는 중고차 업계에서 차량 매입이 안 되는 상황은 큰 타격일 수밖에 없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사업조정 권고안을 통해 2025년까지 현대차와 기아의 시장 점유율 제한과 온라인 판매만 가능하도록 했다.

    중고차 상사 대표 B씨는 “저희의 경우 중고차 70~80%를 영업소를 통해 매입을 많이 해왔는데, 지금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서 신차급 현대차 매입이 힘든 상황이다”며 “예전에는 신차급 중고차 매입을 10대 정도 했다면, 지금은 1~2대일 정도다. 차를 매입해 마진을 얹어 파는 게 주 수입원인데, 차 매입 자체가 안 되다 보니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 등 대기업이 중고차 업계에 진출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이후부터 중고차 업계에 종사하는 직원들은 불안감에 하나둘씩 떠나고 있다고 업계는 전했다. 실제 이날 오전 취재진이 둘러본 창원의 한 중고자동차 매매단지는 현재 4~5곳이 공실이었다. 다른 중고자동차 매매단지의 경우에도 최근 1곳이 폐업을 했다.

    국토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도내 자동차관리 사업 매매업체 수는 561개, 매매업 종사자 수는 900명으로 업체당 재직 종사자는 1.6명에 불과하다.

    창원 중고차 상사 대표 C씨는 “저도 창원에서 20년 넘게 중고차 매매를 했는데, ‘운영하는 업체를 접고 다른 중고차 업체에 직원으로 가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위기감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유환 천차만차 운영위원장은 “예전에는 ‘황금어장’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손님도 직원도 많았는데, 현재 많은 중고차 상사들이 1인 운영하거나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가족들이 함께 일하기도 한다”며 “중고차 플랫폼 등이 생기면서 업계가 전반적으로 위축이 많이 된 상황에 대기업까지 진출을 했다. 현재 중고차 업계는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가 없다”고 현실을 전했다.

    하용호 디오오토갤러리 운영위원장은 “현재 점유율 규제로 대기업을 묶어뒀다고 하지만, 사실상 자료수집 기간이라 해도 무방하다”며 “향후 신차급 차량에 대한 총량제 도입을 통한 전체 보유 물량 제한, 매입 불가 판정 차량에 대해서는 지역별 주변 매매 상사에 연결해주는 등 기존 중고차 매매 상사와의 공생 방안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자동차 제조사 등 대기업들의 중고차시장 진출에 대응하기 위해 경남자동차매매사업조합을 비롯한 전국의 자동차매매업계에서는 공제조합을 설립하고 있다.

    자동차매매공제조합에서는 자동차 연장보증공제, 자동차시승배상책임공제, 재산종합공제, 인허가보증공제, 성능점검 책임보험, 조합원이 자동차매매업을 운영할 때 필요한 자금 융자 및 알선 등의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박동근 경남자동차매매사업조합장은 “2025년 이후에도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 제조사들의 시장 점유율과 오프라인 판매 등을 제한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데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고 밝혔다.

    한유진 기자 jinn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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