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6월 13일 (목)
전체메뉴

[경남의 건축물 기행] 약자를 위한 건축, 모두를 위한 건축

그들만이 아닌 우리들의 어울림 공간으로…

  • 기사입력 : 2023-12-07 08:08:05
  •   
  • 장애·비장애인 함께 어울리는 반다비 체육센터
    생활환경인증제도 적용 장애물 없는 공공건축물
    공원과 잘 어우러진 양산 반다비 체육센터
    수영장·체육관 등 수직 이동 없어 사용 편리

    작년에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화제였다. 창원의 팽나무가 배경으로 소개가 되어 지역에서는 더 관심이 갔다. 장애인을 주연으로 한 드라마가 신선하기도 했지만 미처 살피지 못했던 시설이 누군가에는 사회진출에 장애가 되는 현실을 직접 마주하게 되기도 했다. 정부에서는 장애인 관련법을 제정하여 장애인의 사회적 진출을 돕고 있다. 과거의 장애인관련 법들은 사회적 격리를 통해 재활을 도와 사회의 진출을 도모했다면, 현재는 누구나 일시적, 영구적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취지하에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양산 반다비 체육센터 전경./송인욱 건축사/
    양산 반다비 체육센터 전경./송인욱 건축사/

    도시와 건축관련 사항에도 BF(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인증제도)와 유니버셜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정했다. BF 인증제도는 모든 공공건축물에 적용하도록 하고 있으며 민간건축물에도 확대할 계획이다. BF인증제도는 시행 초기에 공공건축에 관련된 모든 이의 원성을 샀다. 취지 자체가 장애인 등이 개별시설물 지역을 접근, 이용, 이동함에 있어서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계획, 설계, 시공관리를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기존에 비해 너무 많은 공간과 비용 , 시간이 투여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법 이상을 요구하는 것이었기에 평가하는 이에 따라 주관적인 요구사항도 많았고 오히려 비장애인이 사용, 관리하기에 불편한 사항을 초래하기도 했다.

    진주 반다비 체육센터 전경./송인욱 건축사/
    진주 반다비 체육센터 전경./송인욱 건축사/

    많은 사항이 개선되고 인식 자체가 변하여 BF인증은 건축물을 만드는 것에 중요한 사항이 되었다. BF인증이 신체적 약자를 고려한 사항이라면 유니버설 디자인은 사회적 약자 모두를 고려한 디자인이다. 경상남도에서는 유니버설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제정하여 경남의 모든 건축물에 적용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장애인을 위한 건축과 도시환경만들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구분되지 않고 하나의 공간에서 함께 어울리는 건축의 대표적 예가 반다비 체육센터이다. 하나의 공간에 어울림으로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장소이다. 반다비는 2018 평창패럴림픽의 마스코트로서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장애인 체육의 근간을 이루는 장애인 생활체육의 발전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경남에서도 반다비 체육센터가 7개소가 선정되어 양산, 고성, 진주순으로 개관하였으며 김해, 창녕, 하동, 거제는 현재 진행중이다.

    고성 반다비 체육문화센터 전경./송인욱 건축사/
    고성 반다비 체육문화센터 전경./송인욱 건축사/

    먼저 개관한 양산, 고성, 진주 순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소개하는 3개의 시설은 BF(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기준) 최우수기준을 만족한다. 주차장의 30%이상을 장애인주차장으로 설치해 충분한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출입구 주변으로 휠체어 보관소와 휠체어 충전소가 있다. 장애인화장실은 층별로 설치되어 있으며 1층의 비장애인용 화장실도 장애인용시설에 맞춰 설치돼 넓은 공간으로 구성된다. 출입구는 물론 내부공간에서도 단차 차이가 없다. 2층이상의 규모일 경우 장애인엘리베이터를 설치하여 장애인의 이동에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수영장은 수심이 1.3m를 넘지 않는다.

    진주 반다비 체육센터 수영장.
    진주 반다비 체육센터 수영장.

    양산의 반다비 체육센터는 양산시 물금읍 디자인공원내에 지하1층, 지상1층, 연면적 2751㎡의 규모로 지어졌다. ㈜와이피디자인그룹 건축사사무소의 윤제균 건축사의 작품이다. 주요시설로는 수영장과 체육관이 있다. 공원내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단층으로 계획하여 다가서기에 거부감이 없고 낮고 단순한 장방형의 매스는 공원과 잘 어울린다. 또한 한 개층에 시설을 집약함으로써 수직이동을 없애 사용하기에 편리하다

    수영장은 7레인의 수영풀과 영유아 풀장, 체온유지탕을 별도로 설치하였고 비장애인과 분리된 장애인의 샤워와 탈의를 위한 가족실(중증장애인샤워실) 4개실을 확보하여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했다.

    수영장 진입을 위해 경사로 2개소, 입수용계단을 설치하고 보호자 대기실을 마련해 수영장 내부를 관찰할 수 있다.

    소규모 체육관은 장애인 체육을 위한 시설로서 2개의 실로 구분 가능하도록 가변형 벽체를 활용하였다. 입구에는 소규모 카페와 휠체어 보관소 및 충전기를 설치해 편의를 도모하였다.

    다목적실 등 갖춘 고성 반다비 체육문화센터
    풍경을 담는 어울림의 집’ 콘셉트로 설계
    전면 투명하게 개방한 진주 반다비 체육센터
    수영장·도서관·헬스장·GX룸 등 활기 충만

    고성의 반다비 체육문화센터는 지하1층, 지상 2층, 연면적 2725㎡의 규모이다. ㈜무위건축사사무소 서정석 건축사의 작품이다. 다목적 체육관, 체력단련실, 수중치료실, 다목적실을 갖춰 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운동 및 재활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이 없는 풍요로운 커뮤니티 공간 ‘풍경을 담는 어울림의 집’이란 콘셉트로 설계되었다. 체육시설이 밀집되어 있는 고성종합운동장의 일부로서 전체부지의 초입에 위치한다. 큰 체적의 운동공간을 뒤쪽으로 배치하고 낮고 분리된 매스를 전면에 배치하여 진입시 편안한 풍경이다. 출입구부터 지붕까지 이어지는 선은 역동적인 체육시설에 잘 어울린다.

    내부의 아트리움으로 계획된 로비는 휴식 및 대기공간으로서 자연광 유입을 통하여 시설을 한층 밝게 만들었으며 1층은 체육관 위주의 공간구성으로서 9m의 천정고를 확보하여 다양한 운동이 가능하다. 가족실(중증장애인샤워실)을 별도로 3개소 설치하여 장애인의 이용시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2층은 주민공동이용시설 위주로 구성하되 아트리움을 통해 1층과 연계된다.

    진주의 반다비 체육센터는 지하1층, 지상2층, 연면적 4491㎡의 규모로서 선학공원 내 체육시설의 일부이다. 다림건축사사무소의 조만재 건축사와 건축사사무소 사람인의 송인욱건축사의 공동작품이다. 체육시설이 들어선 골짜기 형상의 지형인 모덕공원내에 수평선을 강조한 형태이다. 진입쪽의 매스는 낮추고 뒤쪽의 매스는 높여 진입시 편안하며, 전면을 투명하게 개방해 운동하는 사람이 직접 보인다.

    진주 반다비 체육센터 작은도서관과 연계된 홀.
    진주 반다비 체육센터 작은도서관과 연계된 홀.

    홀은 대기와 휴식의 공간으로서 작은 도서관과 연계된다. 1층의 수영장 내에는 가족실(중증장애인샤워실)이 3개소 설치되어 있고 5레인의 수영장과 수중운동실이 있으며 수영장으로 진입하는 경사로가 있다. 대기장소이자 휴식장소인 작은도서관에서도 수영장이 보인다. 수영장 내에는 전면의 창과 천창을 설치하여 밝고 활기 넘치는 공간으로 구성하였다.

    2개의 실로 구분 가능하도록 가변형 벽체를 활용한 양산 반다비 체육센터 체육관.
    2개의 실로 구분 가능하도록 가변형 벽체를 활용한 양산 반다비 체육센터 체육관.

    체육관 공간도 활동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상에서 전면의 큰 창으로 밝게 만들었으며 천장고를 높여 다양한 종목의 경기가 이뤄진다.

    2층에는 헬스장과 GX룸 등이 있고 샤워장과 탈의실이 1층과 별도로 확보되어 있다. 실내에서 직접 이어지는 야외테라스는 옥상으로도 연결하여 장애인들이 안전한 공간에서 외부 체육활동과 휴식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옥상은 운동시설을 설치하여 활용도를 높였다.

    ‘반다비 체육센터’라는 명칭으로 사용한 것은 장애인 시설이라는 거부감을 줄이기 위한 방편이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건축은 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육체적·정신적으로 불편한 사람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은 비장애인에게도 편안하고 안전한 공간이 될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님비현상의 하나가 장애인 시설이다. 장애인 시설의 입지선정에 많은 사람들이 꺼려하므로 도심과 적당히 떨어지고 접근성이 좋은 위치를 찾게 된다. 궁극적으로는 차량의 도움 없이 접근하기를 원하지만 차량의 도움 없이 접근하기는 불가능하다. 얼마전 장애인시설이 도심근처에 건축되었는데 주 출입구의 방향이 주도로쪽이 아닌 방향으로 설치되었기에 이상해서 알아봤더니 주민의 요구에 의해서 그렇게 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우리의 의식 수준은 여전히 장애인은 격리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린 시절을 거치고 장해를 입을 수도 있으며 마지막에는 노인이 되어 장애인이 된다. 사회적 약자들이 살기 좋은 환경은 모두에게 살기 좋은 환경이다. 굳이 장애인시설임을 구분하지 않는, 신체의 장애가 마음의 장애로 이어지지 않는 사회를 기대한다.


    건축사사무소 사람인 송인욱 건축사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