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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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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나아갈 길을 묻다] 특별 대담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정부는 그냥 도와주지 않아… 균형발전 경쟁력 지자체가 찾아 특화해야

  • 기사입력 : 2024-03-03 20:4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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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 시행 잘못
    원전은 친환경… 사고난 적 없었다

    저출산정책 한계…해외 인력 받아야
    대통령·총리직속 이민기구 구성 필요

    우리경제 당면 과제는 역동성 실종
    중대재해법 개정 등 기업규제 완화를


    윤증현 윤(尹)경제연구소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09년 2월부터 2011년 6월까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다. 2009년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다. 그는 장관에 취임하자마자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에서 -2%로 낮춰 잡았다. 이어 사상 최대인 28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 2009년 0.3%를 기록한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이듬해 6.2%로 급반등했다. 그가 기재부 장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한국은 세계에서 경제위기를 가장 성공적으로 극복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그는 공직 퇴임 후 민간경제연구소를 꾸려 10여년째 국내외 경제 진단과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경남신문은 창간 78주년을 맞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특급 소방수’로서 경제정책을 총괄했던 윤 전 장관이 현재 한국 경제상황을 어떻게 진단하는지 알아봤다. 특히 수도권 일극체제로까지 일컫는 국토 비균형발전의 현실에 대한 대책을 물었다.

    마산 출신 윤 전 장관은 무엇보다 국토균형발전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의 자생력 강화를 주문했다. “정부가 그냥 어떻게 도와줄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전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기름 한 방울 나오지 않는 나라에서 원자력 발전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윤경제연구소에서 윤 전 장관을 만났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우리나라 인구의 50.7%가 거주한다. 비수도권과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국가 균형발전에 대한 대책은.

    △참 풀기 어려운 일종의 아킬레스건이다. 경제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균형발전은 정부가 그냥 도와줄 수는 없다. 지방자치단체가 스스로 어느 분야에 경쟁력이 있는지, 어떤 분야에 비교우위가 있는지 찾아야 한다. 그런 노력을 통해 차별화하고 특화하는 전략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나라는 국내 시장이 좁아 글로벌 마케팅에서 경쟁해야 한다. 가장 양질이면서 가장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국제시장에서 한국 제품이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지, ‘메이드인 서울(made in Seoul),’ ‘메이드 인 부산(made in Busan)’이 무슨 의미가 있나. 국제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볼 때 수도권에서 만드는 게 제일 좋으면 수도권에 공장이 있어야 경쟁력이 있다. 그걸 지역균형발전한다고 일방적으로 지방으로 보내면 국제시장에서 이길 수 없다.

    -경남발전 특화 방안을 조언한다면.

    △STX 조선해양의 경우를 보자. 환경문제 등으로 반대가 심해 중국으로 가지 않았나. 결국 문을 닫았다. 창원, 마산과 진해는 바다를 끼고 있다. 조선업이 경쟁력이 있는데 아쉽다. 만약 거기에 조선소가 있었다면 지금은 많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 마산수출자유지역이 있다. 전국에서 일꾼이 모였다. 창원 공업단지가 조성되지 않았으면 창원은 아직 군(郡) 지역에 머물러 있을지도 모른다. 산업 경제가 그렇게 중요하다.

    -지난달 22일 윤석열 대통령은 창원을 방문해 5년간 4조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는 등 원전 생태계 복원 정책을 발표했다. 정부의 ‘원자력 발전 최강국’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RE100(재생에너지 100%). CF100(무탄소에너지 100%)이 있다. 문재인 정부 때 재생에너지를 많이 늘려야 한다면서 이런 탈원전 정책을 시행했다. 잘못됐다. 우리나라에 원전 사고 난 적 없다. 원전은 친환경이다. 독일의 경우 탈원전했다가 프랑스에서 전기 빌려쓰고 난리다. 에너지 값이 우리나라의 3배다. 종합 에너지 계획을 원전 중심으로 빨리 개편해야 한다. 앞으로 AI(인공지능) 시대다. 전력이 많이 필요한데 원전 아니면 경제성이 없어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생산가능인구의 증대가 중요한 축이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심각하다. 지역소멸에 대한 우려도 크다.

    △잠재성장률이 거의 2%선까지 떨어졌다. 잠재성장률은 인적·물적 투자에 플러스 생산성이다. 저출산이다 보니 일할 수 있는 정년기 인원이 계속 감소한다. 그동안 인구정책에 약 300조원을 쏟아부었는데 거의 효과가 없다. 지난해 출산율이 0.78이라고 했는데 더 떨어졌을 것으로 본다. 제가 다녔던 마산 성호초등학교는 폐교하지 않고 그대로인지 궁금할 정도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맞아 가임 여성이 애를 낳아서 키울 때까지 전생애 주기별로 예산을 지원하고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도’ 있다. 하지만 한계가 있다. 결국 해외 인력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장관 재임 시절 이민청 설립을 제안했는데.

    △인구청이든 이민국이든 인구 문제를 관장하는 부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자 발급부터 교육·문화·자금 지원, 고용에 이르기까지 한 부처가 담당하도록 제안했다. 전반적이고 종합적인 시각으로 봐야 한다. 대통령 직속이나 국무총리 직속으로 두어야 한다. 이제는 다문화 가족을 넘어 다민족 국가로 갈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경제의 당면 과제를 꼽는다면.

    △어떻게 물가를 안정시키면서 성장세를 회복할 것인지로 요약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물가 안정, 성장 확보, 그리고 국제 수지 균형이다. 경제학에서 물가, 성장, 국제수지를 ‘마의 삼각관계’라고 한다. 이론적으로 이 세 가지를 동시에 이룰수 없다. 성장하면 성장 수요 때문에 물가가 오르기 마련이다. 물가가 오르면 수입이 늘어 국제 수지를 못 맞춘다. 반대로 물가가 떨어지면 성장을 기대할 수가 없다. 이 세 가지를 거의 근접하게 이뤘던 때가 1980년대 후반이다. 중동 석유 붐으로 잠깐 해외 여건이 호전된 영향을 받았다.

    -경제 역동성 회복을 위한 정책 과제를 제시하면.

    △우리 경제의 당면한 어려움 가운데 하나가 역동성 실종이다. 역동성 주체는 민간 기업이다. 기업이 투자에 적극 나서 리스크에 도전해야 한다. 지난 1960~70년대 그 역동성이 바탕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사라졌다. 제일 큰 이유는 정부 책임이다. 문재인 정부 때 산업안전, 분배, 근로자 인권 등을 들어 기업 의욕을 다 죽였다. 대표적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이다. 기업을 하다 보면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한데 사고가 나면 대표를 무조건 1년 이상 형을 살도록 한다. 기업을 옭아매는 법이 너무 많다.

    -다주택자 세금 규제 완화, 분양 아파트 전매제한 단축, 실거주 의무 완화 등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바른 길로 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수요만 규제했지 공급을 소홀히 했다. 부동산도 하나의 시장이다.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가격이 형성되는데 공급을 너무 등한시했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 5년 동안 쌓였던 부작용과 부동산에 대한 엇박자, 그리고 가격 규제를 풀고 있다. 대표적인게 재건축·재개발 완화다. 지난 정부에서 부동산 투기라는 이념적 시각으로 봐서 가격을 높이 올려 놨다. 무려 20여 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놨는데 저 모양이다.

    -고용 확대 등을 위해 내수 활성화가 중요한데.

    △지금까지 우리 경제는 수출을 제조업 위주로 해왔다. 그래서 수출한 만큼 일자리가 늘었다. 지금은 아니다. 수출 품목이 옛날처럼 경공업이 아니라 중화학, 기술과 자본 집약이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자동차, 전자 등이다. 일자리를 늘리려면 내수를 일으켜야 한다. 내수를 일으키는 데 제일 중요한 요소는 투자다. 투자를 막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있다.

    -재정 건전성과 조세 문제를 조언하면.

    △600조이던 국가 채무가 문재인 정부 때 1000조를 넘어섰다. 대외 신인도 유지를 위해 재정 건전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불요불급한 곳은 줄이고 조세체계도 개편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상속 증여세가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에서 약 20개국은 상속·증여세가 없다. 왜냐하면 이중과세이기 때문이다. 또 종합부동산세도 조세 원리에 맞지 않다. 취득, 보유, 퇴출 3단계에 부과한 중복과세다. 그러니 부동산 가격이 치솟았다.

    ☞ 윤증현 전 장관은

    △마산 출생(1946년) △마산중, 서울고, 서울대 법대, 미국 위스콘신대학원 공공정책학 석사 △제10회 행정고시 합격(1971년) △국세청·재무부 이재국(1971년) △재무부 국제금융과장(1983년) △재정경제원 금융총괄심의관(1995년) △세제실장(1996년) △금융정책실장(1997년)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1999~2003년)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2004~2007년) △기획재정부 장관(2009~2011년) △윤경제연구소 소장(2011년~ )

    글·사진= 이상권 기자 s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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