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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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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영숙의 내돈내산 시인의 한끼] (4) 의령 ‘꽃 피는 산골’과 ‘리치 커피’

백화산 계곡 ‘꽃 피는 산골’에 맛있는 음식이…
서동생활공원 푸드트럭 ‘리치커피’에 멋있는 음악이…

  • 기사입력 : 2024-04-25 21:5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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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령(宜寧)은 하늘 아래 가장 편안한 고장으로, 지형적으로 남강과 낙동강이 합류하고 자굴산이 뒤를 받쳐줘 역사와 교육의 도시로 충렬의 고장으로 지켜낼 수 있었다.

    오로지 구국의 일념으로 일제강점기 나라를 위해 활동한 독립운동가 백산 안희제 선생을 비롯해 천강 홍의장군 곽재우가 최초로 의병을 일으켜 전국에서 일어나는 의병활동의 기폭제가 되었던 충렬의 고장 의령이다. 우리말과 우리 얼을 지키기 위한 조선어학회 33인 중 3명이 의령 출신이다. 또한 전설의 솥바위를 중심으로 반경 20리 안에 큰 부자가 3명 나온다는데 삼성 이병철 회장, 금성(LG,GS) 구인회 회장, 효성 조홍제 회장이 있다.

    곽재우 장군과 17장령, 그 밖의 수많은 의병을 추모하고 그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매년 4월 22일 전후로 홍의장군축제가 개최되고 올해는 49회째로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열렸다. 또한 매년 10월 중순 솥바위에서 부자의 기를 받아 가라는 뜻으로 부자축제라고 불리는 리치리치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고향을 떠나 있어도 고향을 생각하고 의령이라는 이름만으로도 긍지와 자부심을 가진 출향 문인 김복근 시조시인, 고향지킴이 윤재환 시인과 꽃 피는 산골에서 ‘산야초누룽지백숙’을 먹었던 봄날이다.

    주인장이 직접 농사 지은 약초롤 넣고 끓여 건강하고 맛있는 산야초황제백숙./옥영숙 시인/
    주인장이 직접 농사 지은 약초롤 넣고 끓여 건강하고 맛있는 산야초황제백숙./옥영숙 시인/


    의령 출신 김복근 시조시인·고향 지키고 있는 후배 윤재환 시인과
    한방육수로 끓인 ‘산야초누룽지백숙’과 3년 이상 숙성 발효한 과일효소 넣은 ‘오리불고기’로 맛깔난 한 끼
    약초 전문가 주인장이 직접 재배한 신선한 재료와 지하 120m 천연 암반수를 정수 살균 처리해 모든 음식에 넣어 건강함도 더해


    ◇출향 문인 김복근 시조시인과 고향 지킴이 윤재환 시인

    김복근 시조시인은 의령군 화정면 출신으로 초등학교 교사로 출발하여 창원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40여 년간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으며 거제교육장으로 퇴임하였다. 현재 국립국어사전박물관 건립추진위원회 공동대표, 천강문학상운영위원회 부위원장, 남하노산기념사업회 회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하루 일과는 직장 생활을 은퇴한 이후에도 하루 8시간은 일한다는 마음으로 3시간 읽고 3시간 쓰고 2시간 걷는 것을 생활화하고 있다.

    집필 활동은 주로 이른 새벽 3시에 이뤄지고,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시간이 무엇과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이라고 한다. 자기 삶을 형상화하고 그것을 기록하고 치유하는 것이 시조를 쓰는 이유이자 살아가는 이유라고 밝혔다.

    고향 의령은 문학적 토양이 비옥한 고장으로 많은 선배 지식인들이 문필 활동을 하였기에, 천강문학상 운영과 국립국어사전박물관 건립 등으로 문학의 성소, 국어의 성지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고 있다. 일제강점기 목숨을 걸고 우리말과 글을 지키려 했던 이우식, 안호상, 이극로의 업적이 제대로 평가받고 우리의 언어가 체계적이고 통합적으로 연구 보존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충의의 고장에서 한글의 고장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는 의령 출신 김복근 시인과 고향을 지키고 있는 든든한 후배 윤재환 시인과 같이 한 끼의 따뜻한 밥상을 마주하였다.

    ◇백화산 계곡 ‘꽃 피는 산골’의 ‘산야초누룽지백숙’과 ‘오리불고기’

    의령읍에서 화정면 벽화산 쪽으로 10분 정도 올라가면 봄꽃이 만발한 ‘꽃 피는 산골’이 나온다. 산벚꽃과 목련이 내년을 약속하며 꽃잎을 떨구자 저 먼저 봄이 되어야 한다는 듯 귓불 끝자락까지 붉은 복사꽃이 계곡을 밝히고 덩달아 배꽃까지 환하다. 이곳 벽화산 아래 흔적 없이 터만 남은 벽화산성은 임진왜란 당시에 전승지로서 홍의장군 곽재우가 왜적 수천 명을 무찔러 전공을 세운 유서 깊은 곳이다.

    ‘꽃 피는 산골’ 전경.
    ‘꽃 피는 산골’ 전경.
    ‘꽃 피는 산골’ 실내 전경.
    ‘꽃 피는 산골’ 실내 전경.

    ‘꽃 피는 산골’ 양형호님은 25년간 약초전문가로서 활동하고 있으며 (사)한국문화예술진흥원에서 인증한 산야초백숙 명인이다. 봄이면 3만3000여㎡(1만여 평)에 직접 키운 여러 농산물을 가공하여 식재료로 사용하고 농장과 식품가공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쳐 어느새 꽃나무 약초 400여 종 유실수 3000여 그루에 달하는 농장 규모가 되었다. 양형호님이 운영하는 ‘꽃피는 산골’에서 김복근 시인, 윤재환 시인과 함께 이 집의 추천 메뉴인 산야초누룽지백숙으로 점심을 먹었다.

    산야초누룽지백숙.
    산야초누룽지백숙.

    ‘꽃 피는 산골’은 15가지 산야초로 끓인 한방 육수를 사용한다. 미리 주문한 산야초누룽지백숙은 약초로 인해 국물 색깔이 검었고 푹 익혀 나와 살코기가 뼈와 살로 잘 분리되었다. 보약을 먹는 기분으로 살코기를 먼저 먹고 남은 국물에 누룽지를 넣고 부드럽게 죽으로 만들어 먹는다. 찬으로 나온 장아찌류는 셀프 반찬대에서 리필해서 먹을 수 있는데 많이 달지도 짜지도 않고 자극적이지 않은 감칠맛이다. 직접 재배한 신선한 재료와 지하 120m 천연 암반수를 정수 살균 처리하여 모든 음식과 식재료에 사용하고 있다.

    이곳 ‘꽃 피는 산골’은 상호부터 정겨운 내력이 숨어있다. 농장에서 일을 하다 보면 복숭아나무와 살구나무가 많아서 “복숭아꽃~♪살구꽃~♬”을 자주 흥얼거리게 되었다. 아동문학가 이원수 선생의 ‘고향의 봄’은 어릴 때 불렀던 동요로 농장 일이 힘들거나 기쁠 때 저절로 흘러나왔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이것이야말로 무릉도원에 어울리는 이름이라며 ‘꽃 피는 산골’로 상호를 정했다.

    양형호님과 의령의 인연은 2010년 40여 년간 쑥대밭으로 방치된 이곳의 논, 밭, 과수원 3만3000여㎡를 구입하면서 시작되었다. 주말농장으로 과실수를 심고 산야초를 가꾸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육체적 피로감보다 도시생활에서 얻을 수 없는 보람이 더 컸다. 경남생태귀농학교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유실수보다 조경수, 화초, 어린 꽃나무를 심었다. 무엇보다 복숭아나무는 꽃이 피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무릉도원이었다. 주말농장 6년 차에 너무 커져버린 농장 규모에 귀농을 결심하게 되었다. 2017년 집 짓는 공사 중에 식당이 멀리 있어 인부들의 식사가 골칫거리였다. 아내에게 인부들의 식사를 부탁하면서 아내의 음식솜씨와 농장에서 생산되는 다양하고 좋은 식재료에 식당을 운영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로부터 이곳만의 특색이 될 수 있는 백숙식당을 결심하고 전국의 유명한 백숙집을 방문하며 메뉴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꽃 피는 산골’은 7년 동안 귀농을 준비해서 8년째 영업 중인 식당이다. 실내 진열대에는 효소 식초를 판매하고 있다. 직접 농사지은 잘 익은 과일로 1년 이상 숙성 과정을 거친 천연발효식초는 변질 염려가 없고 직거래로 가격이 저렴해 선물로 좋다는 설명이 적혀 있다. 낙과는 절대로 사용하지 않으며 맛과 영양이 좋은 식초. 잘 익은 돌복숭아를 선별하여 비정제 원당을 첨가해 정성을 들여 담갔다고 한다.

    효소오리불고기.
    효소오리불고기.

    ‘꽃 피는 산골’은 인공조미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건강한 밥상을 위해 개복숭아, 살구, 자두, 매실 등 효소와 식초를 음식에 적용한다. 3년 이상 숙성 발효시킨 과일효소를 첨가한 효소오리불고기는 인기메뉴 중 하나다. 건강한 식단을 만들고 집밥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주인장이다. 그것은 ‘꽃 피는 산골’을 찾아주는 고객에 대한 예의이자 보답이라고 한다.

    ‘꽃 피는 산골’은 백숙이 메인요리라 조리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예약이 필수다. 경남 의령군 의령읍 수암로 278-16. 매주 월요일 휴무


    의령 향토음식 ‘망개떡’
    맵쌀로 만든 떡에 팥소 넣고 빚어
    망개잎 향이 배어 상큼하고 쫄깃


    ◇망개잎의 향이 배어 상큼하고 쫄깃한 망개떡

    망개떡은 의령의 향토음식으로 멥쌀로 만든 떡을 얇게 밀어 팥소를 넣고 빚은 떡을 두 장의 망개잎으로 감싸 만든 떡이다. 팥을 재료로 사용하는 떡의 성질상 장시간 유통이 불가능하지만 망개즙이 떡 속에 배어들어 자연 방부제 역할을 하고 특유의 맛과 향이 그대로 유지된다. 여름에도 잘 상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일제강점기 독립자금 조성과 동지들의 끼니를 해결하기 위하여 백산 안희제 선생이 만들었고 그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그의 손녀인 안경란 선생이 운영하다가 폐업하고 지금은 각기 전통성을 갖춘 업체가 망개떡을 제조 판매하며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망개나무란 청미래덩굴의 경상도 사투리다.


    읍내 사람들이 즐겨 찾는 옹달샘 같은 만남의 장소
    매월 마지막 화요일 문화가 있는 날 기념해 지역서 활동하는 음악인들 재능기부로 작은 음악회
    의령예술촌장 윤재환 시인 진행… 소박한 풍경과 정겨움으로 함께한 관객에게 커피·차 무료 제공 등 의령 문화명소로 자리매김


    ◇서동생활공원의 옹달샘, 푸드트럭 1호점 ‘리치 커피’

    의령 서동생활공원은 읍내 사람들이 즐겨 찾는 옹달샘 같은 만남의 장소다. 의령군 의령읍 의병로8길 44. 공원 주차장에 마련된 푸드트럭 ‘리치 커피’에는 차 한 잔의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2016년 당시 정부 정책 일환으로 창업한 푸드트럭 ‘리치 커피’는 현장에 맞는 규제 혁신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고 군민 생활도 더욱 편리하게 행복도시, 부자의령을 실현하는데 바탕을 두었던 푸드트럭 1호점이다.

    ‘리치 커피’의 주인장은 허세영님이다. 축제나 행사장에서 만날 것 같은 노점의 이색적인 카페 모습이다.

    허세영님은 어린이집 교사로 10년 남짓 근무하다가 의령군에서 청년 소상공인 창업지원 사업참여자 모집공고에 선정되어 지난해부터 영업을 하고 있다. 이곳저곳 이동하는 푸드트럭이 아니라 고정지에서 영업을 하는 푸드트럭 카페다.

    서동생활공원 푸드트럭 1호 ‘리치 커피’.
    서동생활공원 푸드트럭 1호 ‘리치 커피’.

    신기한 듯 메뉴를 선택해 음료와 간식을 고른다. 바닐라 라떼와 레몬차를 주문하였다. 허세영님과 차담을 나누며 푸드 트럭의 특이점을 물어보았다. 주변 헬스장 수영장에 다니는 주민들이 주 고객층으로, 공원 주차장이라 주차하기 쉽고 저렴한 가격에 테이크아웃하기 좋은 이유였다. 노점의 특성상 천막이라 춥고 덥고 비 오는 날은 고객이 거의 없다. 겨울에는 그나마 캠핑용 난로를 설치해서 운치를 더하지만 여름은 에어컨도 없으니 계절적인 매출의 편차가 심하다. 전 주인으로부터 전수받은 레시피에 남편의 협찬으로 호두파이를 판매하였고 시어머님의 수제 청귤차, 유자차를 선보이기도 하였다. 많이 나가는 음료는 아메리카노와 바닐라 라떼라고 한다. 우선 어린이집 교사로 일할 때보다 자연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시간이 많아 만족도는 높다고 한다. 홍의장군축제나 리치리치페스티벌 축제 기간에는 한시적으로 식구들이 총출동해서 고객맞이를 한다고 하였다.

    서동생활공원 푸드트럭 1호점 리치 커피에서 매월 마지막 화요일 펼쳐지는 작은 음악회.
    서동생활공원 푸드트럭 1호점 리치 커피에서 매월 마지막 화요일 펼쳐지는 작은 음악회.
    서동생활공원 푸드트럭 ‘리치 커피’에서 펼쳐지는 작은 음악회.
    서동생활공원 푸드트럭 ‘리치 커피’에서 펼쳐지는 작은 음악회.

    이제 ‘리치 커피’는 의령의 문화명소로 자리 잡았다. 매월 마지막 화요일 문화가 있는 날을 기념하여 지역에서 활동하는 음악인들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음악회를 열고 있다. 푸드트럭의 소박한 풍경과 정겨움으로 함께한 관객에게 커피와 차를 무료로 제공하고 낭만 가득한 작은 음악회 진행을 맡은 윤재환 시인이 있기 때문이다.

    의령예술촌장 윤재환 시인은 자신의 재능을 오롯이 의령을 위한 애향심으로 관내 문화 저변 확대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의령예술촌 활성화와 역사와 문화가 있는 부잣길 걷기 안내 등 지속적으로 음악회를 기획하고 클래식 기타 연주와 진행도 한다. 특별한 재능이 없어도 시와 음악으로 행복한 인생을 만들고 꾸준히 노력하는 삶이 아름답고 행복한 삶이라고 이야기하는 윤재환 시인이다.

    봄 산은 연둣빛 새순으로 아름답고 숲속은 산 너머 물 건너오다가 숨바꼭질하는 새소리로 즐겁다. 이런 날 ‘꽃 피는 산골’ ‘리치 커피’에서 출향 문인 김복근 시조시인과 고향지킴이 윤재환 시인과 함께 하였다.

    옥영숙(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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