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6월 21일 (금)
전체메뉴

[세상을 보며] 선량(選良)의 품격- 이상권(서울본부장)

  • 기사입력 : 2024-05-22 19:39:53
  •   

  • 오는 30일 제22대 국회가 출범한다. 경남 16명 선량(選良)이 중앙 정치권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지역민의 관심이 적지 않다. 국민 대표로 좋다고(良) 생각해 뽑았(選)으니, 이름값에 대한 기대다. 이들의 존재 가치는 품격 정치를 통해 구현한다. 됨됨이를 의미하는 품(品)은 입 구(口)자 세 개가 쌓였다. 상대를 존중하며 절제하는 말이 쌓여 품격을 이룬다고 봤다. 생각은 말이 되고 말은 행동으로 외형화한다.

    한데 여의도 정치 현실은 막말이 난무하는 아수라장이다. 지지층 입맛을 겨냥한 얄팍한 선동이 횡행한다. 일류 스펙으로 무장한 이들이 하류 정치인으로 전락하는 건 순식간이다.

    정치판은 퇴행적이다. 당리당략에 포획됐다. 시대정신은 외면한 채 진영논리에만 매달린다. 두 동강 난 나라는 안중에 없다. 정치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비방과 막말의 수위도 선을 넘었다. 제13대 국회 이후 국회에 제출된 의원징계안의 41.2%가 폭언이나 모욕 등의 발언을 사유로 들고 있다. 그런데도 실제 징계받은 의원은 1명에 불과하다.(국회 입법조사처) 나오는대로 지껄여도 무탈하다는 결론에 귀결한다.

    다음주 문을 닫는 21대 국회에 대한 평가는 처참한 수준이다. ‘헌정사상 최악’이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원 구성 협상을 둘러싼 극한 대치로 1987년 민주화 개헌 이후 가장 늦게 문을 열었다. 임기 시작 47일 만인 2020년 7월16일에야 개원식을 했다. 임기 초반 민주당은 176석의 거대 여당을 앞세워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했다. 도덕성도 낙제점이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21대 전·현직 국회의원 중 88명(현직 77명 전직 11명)이 109개 사건에 연루돼 경찰과 검찰 수사를 받았다.

    22대 국회도 별반 다르지 않은 출발을 예고한다. 갈등 폭발을 향한 비등점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악다구니와 폭력의 시한폭탄이 째깍거린다. ‘해병대 채상병·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휘발성 강한 사안이다. 야당은 대통령탄핵 카드를 만지작거린다. ‘군주민수(君舟民水)’를 들고 나왔다. 국민은 물과 같아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언제든 배를 뒤집을 수 있다는 얘기다. 원구성 협상도 결전 대기모드다. 승리에 취한 민주당은 관례상 야당이 맡던 법제사법위와 운영위도 차지하겠다는 속셈이다. 다수 국민이 ‘정권심판’에 힘을 실었다는 논리다. 한데 표면상 민주당 대승이지만 엄밀하게는 박빙이다. 전국 지역구 득표율은 민주당 50.48%, 국민의힘 45.08%로 득표율 차는 5.4%p에 불과하다.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권력 남발도 어김없이 재현된다. 앞으로 4년간 펼쳐질 예고편에 불과하다. 경남 한 당선인은 선거 다음 날 지역구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행사에 대동해 구설에 올랐다. 2년 뒤 공천권을 쥔 권력자의 호출은 만사를 제쳐두고 부리나케 집결할 시그널이다. 또 다른 당선인은 언론에 공개적으로 산업 관련 상임위 지원을 공언했다. 원내대표단이 조율하는 사안이라 희망으로 끝날 수도 있다. 철저한 경제 논리에 입각한 눈치 빠른 기업은 낙선한 현역의원을 제쳐놓고 ‘떠오르는 권력’을 행사장 복판에 세웠다.

    엊그제 윤석열 대통령과 만찬한 한 초선 당선인은 감읍한 모양이다. “대통령의 호위무사가 되겠다”고 했단다. 국민 호위무사를 뽑았더니 정권 나팔수를 자처했다. 정치인의 언어는 대국민 메시지다.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소명의식을 바탕으로 삼아야 한다. 정치의 품격은 곧 국격이다.

    이상권(서울본부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상권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