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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2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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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태극·물고기… ‘장석’으로 빛나는 통영 공방의 정신

‘새 시대의 전통, 두석장’ 전시 창원역사민속관서 23일까지

  • 기사입력 : 2024-06-10 20:4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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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은·동 등으로 만든 금속 장식
    통영서 4대 이어온 두석장 집안
    김극천 두석장 작품 등 70점 선봬
    토·일요일 ‘장석 만들기’ 체험도


    창원역사민속관 전시실에 쇠를 갈아내는 요란한 소리가 들린다. 반짝거리는 장석(두석)이 붙은 공예 전시물 사이로 국가무형문화재인 김극천 두석장과 그의 아들인 김진환 씨가 금속을 다듬고 있다. 망치, 줄, 정을 이용해 깎아내리길 반복했더니 투박한 금속 덩어리가 나비 형태의 장석으로 완성된다.

    장석을 통해 바라본 통영 공예의 정신이 ‘새 시대의 전통, 두석장’이라는 이름으로 창원역사민속관 기획전시실에서 선보이고 있다.

    창원역사민속관 기획전시실에 전시된 김극천 두석장의 작품을 관람객이 살펴보고 있다.
    창원역사민속관 기획전시실에 전시된 김극천 두석장의 작품을 관람객이 살펴보고 있다.

    전시에는 김극천 두석장의 작품과 작업도구, 인물자료 등 70여점이 걸렸다. 장석은 금·은·동·철·백동 등 여러 금속 재료를 이용해 목공예품의 몸체에 부착하는 금속 장식이다. 수십 번 달구고 두드린 금속을 섬세하게 잘라내고 광을 내 반짝이는 장석은 목공예품 구성 중에서도 가장 화려하다. 목공예의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부착하게 되니, 통영 공예의 ‘화룡점정’이라 할 수 있다.

    전시에는 ‘나비 장석’이 유독 돋보인다. 진정한 사랑과 가정의 화목을 의미하는 ‘나비’는 통영의 대표 장석이자 김 두석장의 집안을 대표하는 문양이다.

    김 두석장 집안은 통영에서 두석장으로 4대를 이어왔다. 통영은 나비, 태극, 박쥐, 물고기, 대나무, 복(福)자 문양을 많이 사용했다. 김 두석장 집안은 ‘나비 장석’을 유독 아름답게 만들었고 이후 통영에서 ‘나비 장식’이 대표 되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나비는 그의 정체성이다. 증조부와 조부, 아버지를 이어 그의 아들까지도 손끝에서 금속 나비를 탄생시킨다.

    지난 6일 창원역사민속관 기획전시실에서 김극천(왼쪽) 두석장이 아들인 김진환씨와 두석 작업 시연을 하고 있다.
    지난 6일 창원역사민속관 기획전시실에서 김극천(왼쪽) 두석장이 아들인 김진환씨와 두석 작업 시연을 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김극천 두석장이 공방을 함께 운영하는 아들과 직접 전시장을 찾아 장석 작업을 시연했다. 작업은 전시장 한가운데서 이뤄졌다. 그러나 이들은 장소에 개의치 않는 듯 작업에 빠져들었다. 김 두석장은 작업을 하면서도 문득 아들이자 제자인 김씨를 바라본다. 김 두석장은 아들이 자신의 뒤를 이어 ‘두석장 전수자’가 되길 바라고 있다. 화려했던 통영 공방, 이제는 과거가 ‘옛 영광’이 되면서 장석 또한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전통의 가치가 다시 한번 빛을 볼 날이 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들 또한 장석을 시작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김 두석장은 아직도 성실할 것을 조언한다.

    “쉬지 말고 계속 장석을 한 개라도 만들어라. 쇠는 빨리 녹이 나지 않으니까 한 개라도 만들면 언제라도 쓸 수 있을 거다.” 김 두석장의 스승이자 아버지가 남긴 말이었다.

    성실함은 그의 집안이 이어온 ‘충렬장석공방’이 4대에 걸쳐 유지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전시는 김 두석장이 평생 목표로 한 ‘성실함’을 엿볼 수 있다. 수많은 장석은 기계로 만든 것처럼 섬세하고 아름다운 형태를 가진다. 조금이라도 소홀하면 흐려지는 표면은 기름을 바른 듯 매끄럽고 빛난다.

    “쇳 조각이 근사한 장식이 되고, 그게 소목 가구에 붙어 제 역할을 해낼 때, 이만큼 기쁘고 설레는 것은 없지요. 다시 이 가치가 빛날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전시실에서는 매주 토·일 주말마다 체험 프로그램 ‘장석 소품 만들기’가 진행된다. 창원문화재단 홈페이지 사전예약을 통해 참여 가능하다. 전시는 오는 23일까지다.

    글·사진= 어태희 기자 ttott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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