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돼 갑니까] 진해 안골포 신항만 공사피해보상
- 기사입력 : 2002-11-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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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신항만 공사차량의 안골포 마을앞 도로운행에 따른 공해피해 보상문
제가 11개월여만에 건설업체 의지대로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당초 주민들이 주장한 6억2천500만원은 물론 주민 1차 양보안 4억원, 2
차 양보안 3억원은 고사하고 업체가 제시한 2억원에서 1~3천만원을 더 주
는 선에서 가닥을 잡아가고 있어 주민들을 허탈케 하고 있다.
이렇듯 업체가 강경한 자세로 1년 가까이 버티기 한데는 「신항만 공사피
해와 관련 주민들에게 끌려가는 듯한 인상을 줘서는 안된다」는 업체간 담
합(?)이 작용했고 삼성물산과 대림산업간 분담비율 조정이 지연됐기 때문으
로 분석된다.
◆현황=진해시 안골동 250여가구 주민들은 공사차량 마을앞 도로 운행으
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지난해 12월 다섯차례에 걸쳐 신항만 공사현장으로
가는 길목을 점거한 채 농성을 벌였다. 주민들은 지난 97년부터 4년간 삼성
물산과 대림산업이 신항만공사 준설토투기장 호안축조공사를 하면서 공사
장 진입도로를 개설하지 않고 마을앞 가설도로로 하루평균 500여대 지나다
녀 소음과 분진 등으로 정신·물질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에따라
가구당 250만원씩 모두 250가구에 6억2천500만원을 보상하라고 요구했다.
또 인근 욕망산 토석채취를 위한 발파작업으로 진동·흙먼지 피해도 참아
왔는데 설계대로 공사장 도로를 별도로 설치하지 않는 등 횡포를 일삼고 있
다고 분개했다.
특히 이 도로는 당초 어촌계 공유재산인 마을어장으로 부산지방해양수산
청이 안골만 5만평 매립때 주민들의 협의로 만든 가설도로로, 이후 어장피
해 보상도 않고 원상복구 약속도 안지켜 13억8천여만원의 소송이 걸려 있
다.
뿐만 아니라 주민들은 가설도로 공사차량 운행 사용료 명목으로 5억9천여
만원, 집회경비 1억여원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협상진행=수차례 협상을 통해 주민들은 가설도로 이용 공해피해 6억2천
여만원 보상만을 요구키로 했으나 삼성과 대림측은 가구당 80만원씩 250가
구에 2억원을 보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주민들
은 다시 양보, 6월께 업체가 주장하는 2억원에 2억원을 더 보탠 4억원을 요
구하게 됐다.
하지만 업체가 2억원 외 일절 양보의 뜻을 굽히지 않자 어쩔 수 없이 지
난달 16일 재협상에서 주민들은 2억원+1억원으로 낮춰 제시했지만 이 역시
거절, 2억원+1천만원을 내밀어 주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원인=협상과 관련, 처음부터 두 업체의 입장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
다. 대림산업이 적극적인 반면 삼성물산은 배짱을 부린다는 것이 주민과 관
계기관들의 평이다.
삼성의 경우 부산신항만(주)에 5개 계열사가 28%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
다. 또 컨테이너부두공단 공사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고 문제의 호안축조공
사에 대림과 함께 시공사로 참여함으로써 향후 신항만 공사와 관련, 발생
할 수 있는 보상문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데서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이외에 호안축조공사에서 대림은 공사현장을 1곳만 두고 있지만 삼성은 3
곳을 두고 있는데다 삼성의 경우 98년부터, 삼성은 2000년 9월부터 사용한
만큼 두 업체간 보상금 분담비율 조정이 지연된 것도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전망=협상이 1년 가까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주민들은 진해시 관계자에
중재를 호소하고 있고 업체는 『왜 여태까지 뒷짐지고 있다가 협상 막바지
에 개입해 오히려 헝클어 놓느냐』며 불만이다.
이렇듯 원인자-피해자간의 「당사자 협상」 원칙을 고수해온 업체의 압박
작전은 판정승으로 끝날 것 으로 보인다. 「소득없고 승산없는 싸움」이라
는 패배감이 주민들에게 전파되면서 6억2천만원~2억원의 간극은 2억1천에
서 최대 2억3천만원으로 좁혀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오복기자 obokj@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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