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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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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취재)경찰 가출인 찾아주기 난관 많다

  • 기사입력 : 2002-11-20 00:00:00
  •   
  • 『경찰이 찾아낸 가출인들이 집으로 돌아가더라도 또다시 가출한다는 게
    큰 문제죠.』

    19일 창원서부경찰서에서 펼친 「가출인 찾아주기 일제수색」 활동을 동
    행취재하는 과정에서 만난 황모(40·여·창원시 북면 신촌리)씨는 『청소
    년 가출이든, 부모 가출이든 우발적 행동을 넘어 이미 습관화 되면 가출인
    귀가추진은 무의미하다』고 단언했다.

    황씨는 자신의 집에서 사비를 들여 알코올 중독에 빠진 편부 밑에서 특별
    한 애정과 보호를 받지 못해 가출한 김모(14)군 등 3명과 부모가 사망한 박
    모(15)군 등 2명을 보호하고 있다.


    황씨는 『어머니가 가출한 상태에서 술먹고 행패부리는 아버지 밑에서 청
    소년들이 무슨 보호와 애정을 받을수 있겠느냐』면서 『가정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집으로 돌려보내진 청소년들은 집보다 바깥세상을 더 동경
    할 것』이라고 가정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가출청소년들이 자주 찾는 곳이 아파트 옥상, 대형건물 보일러실, 운동
    장 공터와 후미진 곳이라고 귀뜸한 황씨는 『돈을 벌려는 아이중 남자들은
    중국집, 여자들은 다방에서 기거하며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씨 집에서 3㎞가량 떨어진 창원시 북면 월계리 노인요양복지시설 「소
    망원」에는 18일 하루동안 마산역 앞을 배회하던 가출인 도모(44·강원도
    원주시), 박모(61·함안군)씨 2명이 찾아왔다.

    이들은 소망원에서 건강검진과 휴식을 취한뒤 본인들의 의사에 따라 귀
    가 등 거취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소망원 관계자는 『가출인들이 수시로 입
    출하는 등 성년 가출문제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창원시 북면 동전리 「창원여성의집」에는 가정폭력에 시달려 피신한 여
    성과 자녀 45명, 가출청소년 24명이 생활터전을 잡고 있다.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여성과 청소년들의 정확한 현황은 외부에 알려지
    지 않는다.

    『남편에게 폭력을 당하고 쉼터를 찾아온 여성과 청소년들이 대부분이어
    서 이들의 인적사항이 외부에 노출될 경우 또다른 위험에 처할수 있다』는
    게 여성의집 이현숙(57) 실장의 설명이다.

    이날 여성의집을 방문한 경찰은 이같은 설명을 듣고 더이상 현황을 파악
    하지 못했다.
    경찰이 연말을 앞두고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출인 찾아주기」는
    경찰의 의욕에 비해 사회적 난관은 곳곳에 있다. 집으로 돌려보내도 가정환
    경이 엉망이면 또다시 가출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복지시설과 비인가 보호시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한결같이 느낀것은 사
    랑과 이해의 중요성이었다.

    조윤제기자 ch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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