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로 본 2003년 사회상
- 기사입력 : 2003-12-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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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신문 사회면 하단 「올빼미」는 독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장수코너
다. 사건사고 중에서 「보너스」격인 이 코너를 통해 지난 한해 우리사회
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성관련 범죄, 음주운전 물의, 고위직 사칭 사기
등 예년과 다름없이 우리사회의 이면에는 부끄럽고, 황당하고, 안타까운 사
건들이 많았다.
▲ 성(性)이 뭐길래= 인터넷 채팅으로 여성의 동정심을 유발, 한달새 가
정주부를 5명이나 농락한뒤 돈을 가로챈 사건과 사법연수연생이 음란사진
을 찍어 수천만원을 뜯은 사건은 왜곡된 성윤리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이웃의 장애인 세 모녀를 성폭행한 인면수심의 60대도 철창행. 농촌 노인
을 상대로 『같이 살겠다』며 유혹해 성관계를 맺고 수천만원을 갈취한
「꽃뱀」 아줌마도 지면을 장식했다. 『에이즈에 걸렸다』며 위기를 모면
한 사건과 혀가 잘려 미수에 그친 사건은 올해에도 여전히 빠지지 않았다.
▲ 술꾼의 비애= 울산에 사는 한 40대는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되자
조랑말을 구입해 타고 다녀 화제였다. 그러나 1주일뒤 말 사료를 사러 가
다 이번에는 무면허 운전으로 입건됐다.
진해에 사는 20대 부부는 따로 술을 마시고 각각 음주운전, 부부가 나란
히 적발되기도 했다. 음주단속으로 면허가 취소되자 자기 차에 불을 질러
애꿎은 소나타만 전소되는 사건도 있었고, 한달에 무려 4번이나 음주운전
에 적발되는 「못말리는 운전자」도 나왔다.
▲ 황당한 사건들= 장례까지 치른 30대 남자가 한달 뒤에 다시 돌아와 주
위를 놀라게 했고, 환각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확인해보니 마약 대신 소금
을 판 사례도 있었다.
성전환자인줄 모르고 동거해오던 20대 남자와 40대 남자가 상호 폭행한
사건도 황당한 케이스. 40대 남자의 위속에서 칫솔과 쇠톱 등이 무더기로
발견된 것도 충격이었다.
전과 9범의 한 남자는 당당하게 가짜 경찰관 행세를 하며 사기행각을 벌
였고, 여군장교를 사칭해 돈을 가로채 가기도 했다.
▲ 조금만 참지= 살인죄로 14년을 복역한 60대가 화를 참지 못하고 또 다
시 살인, 15년을 선고받아 인생의 후반부를 교도소에서 보내고 있다. 주차
차량을 견인해 간데 앙심을 품고 견인차량보관소 직원을 흉기로 찌른 불같
은 성격의 40대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외에도 생활고를 비관하던 40대가 교도소에 넣어달라며 일부러 남의 차
량을 파손해 입건되는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다. 택시기사가 고객이 두고 내
린 9천만원 상당의 거액을 돌려준 미담사례는 가슴을 훈훈하게 했다.
이학수기자 leehs@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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