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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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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소쿠리] 누가 누구를 가르치나

  • 기사입력 : 2005-05-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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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거 틀리게 쓴 거 아닌가요?”

     신문이 나간 뒤 독자로부터 많은 전화가 왔다. `사사(師事)'라는 말이 기사에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되풀이되는 현상이다.

     `전국국악경연대회 김해 손인식씨 종합대상' 제목의 기사 중 〈손씨는 90년대 초반 만파식적보존회 이사장으로 있는 문동옥 선생을 사사했다〉라는 글이 맞지 않다는 것이었다.
     “제자가 스승에게 가르침을 받은 게 아니라, 제자가 스승을 가르친 걸로 되어 있다”는 주장이다.

        그렇게 알고 있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사사는 `스승으로 섬김', `스승으로 삼고 가르침을 받음'이란 뜻이다.
     신문사에 전화까지 할 정도면 신문을 관심있게 보고 아껴주는 애독자임에 틀림없다. 당연히 친절하게 설명해 드린다. 그럼에도 전화받는 쪽에선 쉽게 수긍하지 않는 눈치다.

     한자로 풀이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스승 사(師), 섬길 사·일 사(事).
     스승으로 섬긴다는 말이다.
     그래서 `…을(를) 사사하다', `…에게서(에게) …을(를) 사사하다'로 써야 옳다.

     예문을 보자.
     `그는 전처만을 외경했을 뿐만 아니라 전처만을 사사했다.' 〈박완서 `미망'〉
     `그는 박선생에게서 창을 사사하였다.'

     위와 같이 바르게 쓰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누구누구에게 사사받았다'라고 쓰고 있다. `사사'를 교습·교육과 같은 뜻으로 생각하니 이런 말을 쓰는 게 아닐까.
     `사사하다'라고 써야지 `사사받다'라고 쓰면 안 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최옥봉기자 okbon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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