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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강보의 논술탐험](2) 글머리 지름길 찾아가기

  • 기사입력 : 2005-05-09 17: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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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튀는 글감으로 승부수 띄워라"

        글짱: 선생님! 심사위원의 눈에 확 띌 만한 글머리를 써 나갈 지름길은 없나요?
     글샘: 어허! 요령만 터득하려는 얄팍한 생각은 버리거라. 책이나 신문을 많이 읽어 축적한 지식으로 쓰는 글이 바람직하단다.
     글짱: 그래도 글머리에 들어갈 수 있는 이러저러한 사례를 대략 가르쳐 줄 수 있잖아요.
     글샘: 좋아. 오늘은 우리나라 교육문제를 논제로 글머리 쓰는 방법을 찾아보자.
     위에 있는 예문 A는 중학 3학년 학생의 글머리이고, B글은 고교 2학년 학생의 글머리란다.

     A글 = 중학 3학년  박00의 논술 글머리

     우리나라의 대입시험의 문제가 2004년 대입시험으로 인해 더욱 혼란을 겪고 있다.
     교육부에서는 새로운 대입시험 제도를 내놓았지만 과연 새로운 대입시험 제도가 올바르게 실행될지는 의문이다.
     또한 교육부에서는 새로운 제도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 명확한 답을 해주지 않는 실정이니 국민들의 입장에선 답답한 노릇이다.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의 대입시험제도는 흔들려 왔고, 지금도 대입시험의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

     B글= 고교 2학년  김00의 논술 글머리 

        최근 고교등급제도에 관한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내가 재학중인 학교는 다른학교보다 앞선다는 점에서 우리학교 학생들은 고교등급제를 찬성하는 편이다.
     고교등급제도에 관한 논란은 왜 일어났으며 왜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가?
     난 여러 신문들을 보며 고교등급제에 관한 사설과 관련기사를 보고 많은 생각을 해왔다.

     <글샘이 재구성한 글머리>
     우리나라 헌법 제31조 4항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나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학입시제도는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기보다는 교육정책 결정 과정에서 정치적 판단에 좌우되어 일방통행식 방안을 내놓는 등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제도변화에 따라 신입생 확보 경쟁도 과열돼 일부 대학에선 `고교등급제'라는 `현대판 연좌제'까지 나타나고 있다.

     글짱: 예문 A와 B처럼 쓰면 안 되나요?
     글샘: 이 정도 쓰는 것도 쉽지는 않아. 그렇지만 조금 더 보완해 줘야만 실전논술에 적용할 수 있을 거야.
     위 두 편의 글엔 어떤 점이 부족할까? 두 편을 뭉뚱그려 한 편의 글머리로 다듬어 볼게.
     
     글짱: A글의 단점은 무엇인가요?
     글샘: A학생의 글머리는 중3의 논술로는 칭찬해 줄 만해. 다만 용어 선택이 부적절하다 보니 문맥이 매끄럽지 않은 게 단점이야. 또 느낌식 표현에 치우쳐 논술보다는 생활글처럼 보이지.
     `대입시험이 혼란을 겪고 있다'라고 표현하는 데 그치지 말고, 어떤 혼란인지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야 알찬 글머리가 된다는 뜻이야.
     `교육부에서 새로운 대입제도를 내놓았다'라고 하면, 어떤 내용인지 설명해 줌이 마땅하지.
     글짱: 제 주장을 뒷받침해 주려면 어떤 논거가 필요할까요?
     글샘: 글머리용으로 어떤 글감이 필요한지 생각해보는 순간부터 논술의 얼개짜기는 시작되지.
     고교내신, 수능시험, 고교등급제, 고교 평준화,학벌위주 사회풍조, 입시제도와 정치의 관계, 대학 서열화, 다른 나라의 입시정책, 헌법에 규정된 교육의 의미 등 여러 가지가 떠오르지 않니?

     글짱: 헉~! 그렇게 많아요? 그러면 B글은 그런 글감을 가져온 예문인가요?
     글샘: 아니지. `우리 학교 사례'를 글감으로 하는 바람에 무게감이 떨어져 버렸어.
     고교등급제의 문제점을 거론하는 논술글을 쓸 땐 냉철한 마음을 갖고 써 나가야 한단다. 말을 할 때도 감정이 북받쳐 있으면 앞뒤 조리가 없는 경우가 생기는 것과 같지.
     `찬성하는 편이다'식의 두루뭉술한 표현이나 `많은 생각을 해왔다'식의 너절한 표현은 논술에선 금기라고 할 수 있지. `∼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라는 투의 감정적인 표현은 논술에서 무조건 쓰지 말거라.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나선 안된다'식의 표현도 마찬가지지.

     글짱: 왜 사례나 글감을 찾아내 글머리에 가져와야 하나요?
     글샘: `고교등급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려고 했다면, 미리 어떤 글감으로 자기 주장을 풀어 나갈지 구상해 놓아야 한단다.
     예를 들어 `신라 골품제'나 `헌법에서 보장하는 인권',`연좌제와 신분의 벽' 등을 글머리나 본론에 인용하려는 얼개를 머릿속에 짠다는 얘기지.
     원고량도 맞춰야 하므로 기본적인 어휘의 개념을 설명하는 `등급'이나 `신분'이란 말의 어원도 살펴보는 것도 좋겠지.
     글짱: 어떤 식으로 인용해야 어울리나요?
     글샘: 그러면 구체적인 예문을 만들어 볼게.

     `신동이라 불린 최치원도 골품제라는 신분제도의 벽에 부딪혔다. 고교등급제는 21세기 골품제도인 것이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학벌 등 기득권층을 보호하기 위한 현대판 연좌제가 존재한다. 고교등급제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분이라는 개념은 사회에서 혈통 가문 직업 지위 재산 등에 따라 특정한 사회적 평가와 처우를 받는 계층을 말한다.'
     `고교등급제를 한다면 낮은 등급을 받은 고교의 학생들은 승복할 것인가. 고교를 추첨배정하는 제도가 존속하는 한 고교등급제는 태생적 한계를 지닌다.'
     글샘: 자, 어때? 좀더 깊이를 더하려면 루소의 `에밀'을 인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지.

     `루소는 인간이 되는 것을 그 사명으로 하는 자연주의적인 교육을 최고의 교육 이상으로 삼았다. 좋은 교육이란 특별한 사회적인 조건 하에서 양육하는 교육이 아니라 자유로운 인간과 시민을 육성해내는 교육이다.'

     글짱: 평범한 주장을 공들여 잘 쓴 글처럼 보이게 하는 것 같네요.
     글샘: 맞아. 그렇다고 볼 수 있지. 그게 논술의 `함정'이자 `맥'이라고 할 수 있어.
     이런 식으로 글머리를 쓰면 결론에서 “수능시험을 예전의 예비고사나 학력고사와 같이 고교과정의 기본 소양을 테스트하는 자격시험으로 바꾸고 학생선발권은 대학 자율에 맡기자”라는 방향으로 자기 주장이 나올 수 있잖아.
     논술 기초가 부족다고 생각하는 학생은 논설문의 구성방식(두괄식, 미괄식, 양괄식 등)이나 전개 방법(연역법, 귀납법, 변증법 등)을 책을 통해 익혀두는 것도 글머리를 제대로 찾는 지름길의 하나란다.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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