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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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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강보의 논술탐험] (7)제시문 이해하는 맥 잡기

  • 기사입력 : 2005-06-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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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샘: 이번엔 제시문을 이해하는 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알아보자.

     글짱: 여러 제시문을 읽고 공통 주제로 요약하는 방법을 말하나요?

     글샘: 그렇지. 구체적인 논거를 곁들여 제시문의 논제에 걸맞은 글을 재구성하는 방식이야. 대부분 학생들이 제시문(지문)에 드러난 주제는 잘 찾아내지만 어떻게 요약해야 할지 몰라 끙끙대곤 하지. 우선 머릿속에 `개념 지도'를 그린 뒤 `나만의 새로운 글'로 엮어야 한단다.

     글짱: 지난주처럼 예를 들어 설명해 주세요.

     글샘: 제시문의 첫 번째 지문이 장애인 차별, 두 번째 영어 지문이 성차별(Sexualism), 나머지 지문은 학교차별이나 사회적 소수자의 차별을 다루고 있다고 치자. 그렇다면 공통 주제는 `차별'이라고 봐야겠지.
     그러나 논술시험에서는 분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차별'이라는 어휘에 얽매이면 좋은 글이 나오기 힘들단다.
     이럴 땐 `차별'이라는 용어와 대비된 다른 어휘를 도출해서 글을 풀어 가는 방법을 써 봐.
     예시 답안에 자주 쓰는 어휘로는 `차이',`다름',`틀림',`갈등',`톨레랑스(관용)' 등이 있어.
     물론 논제와 연관 있도록 요약문을 만들어야겠지. 또 주장을 덧붙이라는 논제가 주어지면  `다수의 횡포'나 `소수의 인권 유린' 등의 어구를 소재로 자기만의 시각을 드러낼 수 있는 글을 써야 한단다.

     글짱: 어떤 식으로 연습하는 게 논술공부에 도움이 되나요?

     글샘: 신문의 짧은 칼럼 글이 이런 요소를 잘 갖추고 있어. 칼럼 중에 공감가거나 인상적인 대목을 골라 실전에 써먹을 수 있도록 내용을 요약하는 훈련이 바람직하단다.
     오늘은 칼럼이나 독자기고 글 중에서 예문을 뽑아봤어. 전체 글을 제시해야 이해하기 쉽겠지만, 지면 사정상 주요 단락만 소개할게.


     [예문 1] 사실 장애인들이 가장 절실히 원하는 것은 사회인으로서 인정받고 책임과 의무를 질 수 있는 일터다. 더불어 사는 사회의 요체는 편견과 차별이 없는 `함께 나눔을 갖는 사회'다.(중략)   장애인들이 비장애인 못지 않게 일할 수 있는 자리는 얼마든지 있다. 기업은 물론 종사자들도 그들에 대한 바른 이해와 보다 깊은 관심을 갖고 일자리 나누기에 인색하지 않았으면 한다.
     (경남신문 칼럼 글)

     글샘: 장애인을 차별하지 않고 일자리를 줘야 한다는 요지의 글에서 `함께 나눔을 갖는 사회'라는 새로운 어구를 넣어 어휘의 중복을 피하고 있지.

     [예문 2] 전통사회에서의 `남녀 구분'은 근대화의 과정에서 `남녀 차별'로 굳어졌고, 이는 이제 주체적 여성이 극복해야 하는 삶의 당면 과제가 되었다.(중략) 그러나 여성은 남성들의 소유물로 인식되고 있고. 남성에 의한 피해의식은 여성 스스로의 부끄러움이 되고 마는 현실이 요즘의 일이다. (경남신문에 투고한 여고생의 글)

     글샘: `남녀 차별'의 대비어로 `남녀 구분'이란 어휘를 가져와 글머리를 탄탄하게 구성한 점이 돋보이는 글이야.

     [예문 3] 오늘날 교육은 지나친 개인적인 경쟁주의 원리에 매몰되어 함께 문제를 탐색하고 조사하고 해결해 나가는 협동적인 태도와 자세가 학생들에게 매우 부족하다. (중략) 서로간에 차이를 존중하고 인정하면서 친구들과 아이디어로 도움을 받고 서로 도움을 주는 협동적 학습이야말로 기존의 학력관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경남신문에 기고한 학교장의 글)

     글샘: `차이'라는 용어로 결론 부분의 한 문장을 대안 제시형으로 쓴 전형적인 사례지. 이 문장은 글쓴이의 주장과 논리를 뒷받침해주고 있어.

     [예문 4] 우리 사회는 여전히 장애인을 보는 시각이 부정적이다.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장애를 갖고 있는 일부 영역만을 제외하면 나머지 대부분은 우리와 동일하다.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이 훨씬 더 많다는 얘기이다. 그럼에도 비장애인들은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을 부각시켜 그들을 무능력하게 생각하고, 스스로 자립하도록 도와주기보다는 측은해하여 보호해 주거나 외면해 버린다.
    (경남신문에 기고한 교수의 글)

     글샘: 위 글은 `차이점'의 대립어인 `공통점'을 강조해 서론 부분의 한 단락으로 문제 제기와 함께 대안을 유추하게끔 하는 글이 됐어.
     예문의 여러 유형을 참고해서 공부하면 실전논술에선 제시문에 따라 `사람마다 같지 않고 차이가 있으므로 그 차이를 받아들이고 인정하자'는 논조의 글도 가능하겠지.

     글짱: 이런 방식을 받아들일 때 유의해야 할 점은 없나요?

     글샘: 사례를 언급할 땐 논제와 관련된 구체적인 사실을 써야 하지. 또 한 문단 자체는 탄탄하더라도  전체 글의 흐름이 `따로 국밥'이 돼선 안돼. 여러 문단이 일관성 있게 이어진 글을 쓰라는 얘기야.
     참고로 수시에선 긴 논설문보다 요약형이 많이 출제되는 경향이므로, 장편보다는 짧은 글로 요약하는 연습을 해두는 게 좋을 거야.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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