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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추억을 찾아 (15) 마산 진동장

  • 기사입력 : 2005-06-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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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립만세운동 삼진의거 발상지 역사 흐르고…

        마산 진동으로 가는 길은 아담하고 포근하다. 나지막한 산들과 고만고만한 들. 아기자기한 풍경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조선시대 이전부터 형성되었다는 진동장도 소담하게 펼쳐져 있다. 큰 점포보다는 적당한 크기의 가게들이 오순도순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장어가 5천원. 시원하게 국 끓여 먹어도 되고. 자글자글 구워 먹어도 되는 여름 보양식 장어가 왔어요.”
        바다를 끼고 있어 해산물을 파는 곳이 많다.

        인근 고현의 특산물인 미더덕. 오만둥이도 보인다. 거의 끝물이지만 싱싱함이 살아 있다. 금방이라도 기어 나갈 것 같은 갯가재도 꿈틀꿈틀거리며 시각을 자극시킨다.

        “구경만 하지말고 한 접시 사이~소.” 한 아주머니가 갯가재와 조개류. 미더덕 등을 소쿠리에 담아 해물탕용으로 그만이다며 내놓는다.
        게장 담그면 좋을 것 같은 알맞은 크기의 게들도 살아 움직인다.

        총각처럼 보이는 한 장꾼이 생선 좌판을 펼쳐놓고 열심히 장사를 하고 있다.
        13년째 장을 돌며 생선을 팔고 있는 황군(자신이 총각이라며). 한접시에 5천원 하는 한치를 떨이라며 두접시를 6천원에 받고 팔아 버린다. 날씨가 더워. 가지고 나온 생선을 다 처리해야 한다는 것.

        오늘 번 돈을 세면서 한 수 가르쳐 준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무작정 좌판에 생선을 펴 봤자 꽝 칩니다. 장사하는 것도 공부를 해야 하지요. 특히 상황대처를 잘해야 많이 팔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 이전부터 형성… 자그만 점포 오순도순

        미더덕 오만둥이 갯가재 등 싱싱한 해산물 가득

     

        마침 유치원생들이 장보기 실습을 하러 나왔다. 딸기. 생선 등을 직접 구입하며 사회공부를 한다. 또 근처 양로원에서 나왔는지 한 무리의 할머니들이 과자전 앞에서 장을 보고 있다. 강냉이. 쌀과자. 도넛 등 간식거리를 사고 있다.

        상점 처마 밑에는 군데군데 둥지를 튼 제비집이 눈길을 끈다. 어미 제비들이 분주하게 들락거리면서 새끼들의 먹이를 나르는 모습이 무척이나 온화해 보인다.

        오후 늦은 시간. 진동장은 서서히 마무리를 하고 있다. 탱글탱글하게 보기좋은 매실과 빠알간 방울토마토 소쿠리를 뒤로 물린 할머니들이 그늘을 찾아간다. 더위 탓인지 자투리 공간에서 쪼그리고 눈을 붙이고 있는 장꾼들이 많이 보인다.

        삼진전기철물점을 하고 있는 김옥근(58)씨는 “예전에는 이 골목앞으로 장꾼들이 빽빽하게 몰려 호황을 이뤘는데 교통편이 좋아 마산쪽으로 많이 나가는 바람에 장사가 예전같지 않다”고 한다.

        진동장은 옛 진해현 관아가 장터 입구에 턱 버티고 있어 뭔가 색다른 느낌이 든다. 게다가 기미년 독립만세운동인 삼진의거가 시작된 장소가 이 곳이라는 것도 이 장의 의미를 더한다.

        이같은 역사적 배경을 간직하고 있는 진동장은 세월의 흐름과 장꾼들의 흥정소리에 묻혀 또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글=이종훈기자 leejh@knnews.co.kr 사진=김승권기자 skkim@knnews.co.kr

     

        <장터 사람들> 태극기 판매 10년 권재락씨

        "돈보다는 사명감으로 장터 나와요"

        “대한독립 만세” “독도는 우리땅”
        진동장으로 들어서자 태극기를 휘날리며 소리치는 한 아저씨가 보인다. 왜소한 체격에 허름한 옷차림이지만 뭔가 심상찮은 분위기이다.

        기미년 독립만세운동의 대표적인 곳이라 그런지 태극기가 뭉클함으로 다가온다.
        “현충일이 있는 달인 6월부터 잘 팔립니다. 특히 요즘에는 독도문제로 더욱더 많이 사 갑니다.”

        장을 돌며 태극기를 팔고 있는 권재락(53)씨.
        7월 제헌절. 8월 광복절…. 국경일이 있기 전 장날에는 약 60~70개 정도 팔린다. 가격은 개당 5천원으로 전국 균일가이다. 보관함이 있는 것은 1만원인데 매기가 없다.

        권씨가 장에 나온 것은 30년전. 노점을 차려 동의보감 등 건강관련 책과 도장 등을 팔았다. 또 ‘PR상품’이라 불리는 생활필수품들도 내놓았다.
        그러다 10여년 전부터 태극기를 널리 보급하는 의미에서 가지고 나왔다.

        2002 월드컵때는 공장에도 태극기가 동이 나 없어서 못 팔았다고 한다.
        그는 한때 ‘장터의 군악대’로 통했다. 의장대 옷에 모자를 쓰고 큰북. 장구. 심벌즈. 하모니카 등을 둘러메고 전국을 누볐다.

        매일 연주 연습을 하고 옷 매무새를 다듬어면서 ‘프로 장꾼’으로서의 끼를 다져 나갔다.
        “대중성이 있으면서도 웅장하고 장엄한 ‘희망의 나라로’ 같은 음악을 깔고 북을 치면서 행진을 하면 너나 할 것 없이 뒤따라 옵니다.”

        앰프까지 허리에 차면 그 무게가 8㎏이나 되지만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덩달아 물건도 잘 팔려 별 무게를 못느꼈다고 한다. 한때는 환갑잔치나 여러가지 행사에 초청도 많이 받았지만 지금은 몸이 불편해 태극기만 몇개 가지고 장에 나온다.

        돈보다는 사명감으로 태극기를 팔고 있다는 권씨. 한달 후 쯤엔 옛 모습으로 전국을 누비겠다면서 도로쪽으로 자리를 옮겨 태극기를 휘날린다.
        “대한독립만세” “독도는 우리땅”

        <진동장은>
        4일과 9일 열린다. 70년 전 396평의 대지 위에 80칸의 장옥을 건립. 향시로서의 골격을 갖춘 장이 설립됐다. 3·1독립의거 중 경기도 제암리의거. 평안도 선천읍의거. 황해도 수안의거와 더불어 ‘기미년 4대 의거’로 꼽히는 삼진의거가 일어난 곳이다.

        <장터구경도 식후경>
        진동장에는 싱싱한 활어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횟집이 많다. 또 장어국을 맛있게 끓여내는 ‘장터식당’이 있다.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특히 손수 만든 밑반찬과 게장이 미각을 돋운다. 좁고 허름하지만 그 것 또한 장터만의 고유한 맛이다.

        <주변 볼거리>
        삼진지역은 바닷가로는 공룡의 발자취와 2003년 고현정보화마을로 조성된 고현과 고성 동해면 좌부천을 잇는 하부대나루. 싱싱한 회를 즐길 수 있는 횟집촌을 끼고 있다. 육지로는 신라시대의 의상대사가 창건을 했다고 전해오는 의림사와 삼진의거 때 순절한 8의사의 묘역이 있는 양촌온천이 있다. 또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변상태 의사의 묘소가 있어 아이들에게 나라사랑을 가르칠 수 있는 산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추억을 열며>
        본지 86년 7월 2일자에는 진동장은 날이 갈수록 많은 장꾼이 붐비면서 각양 각색의 상품들이 장터로 쏟아져 나와 번창하고 있다. 또 여름에 찾아드는 광암해수욕장의 피서객들도 이곳 장터 경기 활성화에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고 전한다. 그러나 현재는 해수욕장이 폐쇄됐고 상권은 계속해서 위축되고 있다.

        <주말 열리는 장>
        6월 18일= 진주 일반성장. 진해 경화장. 장유장. 밀양 수산장. 양산 신평장. 의령장. 함안 칠원장. 창녕장. 고성 당동장. 남해 동천장·고현장. 하동 진교장·옥종장. 산청 생초장·문대장. 합천장
        6월 19일= 마산 진동장. 진주 문산장. 진해 웅천장. 사천 삼천포·서포장. 김해 진영장. 밀양 송지·구지장. 양산 서창·석계장. 의령 신반장. 함안 군북장. 창녕 이방장. 고성 배둔장. 남해 지족장. 남면장. 하동 북천장. 산청 화계·단계·덕산장. 함양 서상장. 거창 가조장. 합천 대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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