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샘: 지난주엔 서울대 등 여러 대학이 `통합교과형 논술'에 비중을 둔다는 2008학년도 대입계획안을 발표했지.

　글짱: 통합교과형 논술이란 게 구체적으로 뭐예요?

　글샘: 모든 교과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쓰는 논술이지. 그러나 실제론 다양한 지식을 아울러서 제시문을 분석하고 자기 견해를 드러내는 글이라고 생각하면 된단다. 그래서 사회쟁점이나 이슈를 소홀히 해선 안되지.

　글짱: 지난달엔 GP총기사건으로 떠들썩했잖아요. 그런 사안도 논제로 나올 수 있겠죠?

　글샘: 당연하지. 오늘은 그 분야를 다뤄 볼게. 먼저 `김 일병의 극단적인 행동'과 `병영문화'를 논제로 예상할 수 있겠지.

　글짱: 컴퓨터게임 중독도 총기난사의 한 원인이라고 하던데요.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 글을 써 가는 게 좋을까요?

　글샘: `리셋 증후군（reset syndrome）'이라는 말을 들어 봤니? 컴퓨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리셋 버튼만 누르면 시스템을 다시 시작하는 것처럼 현실에서도 `리셋'이 가능할 것이라 여기는 현상을 일컫는 시사용어란다. 온라인 문화에 익숙한 신세대 병사들의 심리와 사고방식을 특징짓는 말이니 기억해 두거라.

    <‘리셋 증후군’ 예문>
　`리셋 증후군（reset syndrome）'은 심리적 압박이 가중될 때 현실을 온라인 상황으로 착각해 사고를 일으킨다는 정신병리 현상의 하나이다. 결과를 고려하지 않은 채 한순간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디지털 세대의 사고방식이 이번 GP 총기난사 사건처럼 책임감 없는 돌발행동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억눌렸던 군대생활에서 도피처를 찾지 못한 김 일병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기 위해 컴퓨터를 `리셋'하듯이 총기난사라는 극단적인 행동을 한 것이 아닐까.

　글샘: 어때? 적절하게 인용할 만한 내용이지.

　글짱: 또 다른 논제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글샘: 병영문화나 입영제도와 관련한 대안 제시형 논제도 생각할 수 있어. 예컨대 현행 징병제를 모병제（지원제）로 바꾸는 방안에 대한 수험생의 견해를 물을 수도 있겠지.

　<`모병제 도입을 주장하는 논술` 예문>
국방의 의무가 아무리 신성하다지만 우리나라 징병제도는 애국심을 강조하며 젊은이들의 희생을 강요해 왔다. 특히 군사독재기를 거치면서 쌓인 병영문화의 부작용이 지금 군부대 곳곳에서 드러나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를 주도해 온 군사주의를 청산하는 작업의 첫 단계로 모병제 도입이 필요하다.
　이제는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으로 변혁을 해야 할 시점이다. 모병제에 따른 폐해를 줄이고 병역의 형평성을 확보하려면 군대를 안 가는 이들에겐 `국방지원세' 등 형평조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글샘이 대략 써 놓은 위 예문을 보고 `나는 어떤 식으로 쓸까' 하는 고민을 해보렴. 이번 수시논술에 도전하는 학생들은 이런 유형의 논제에 대비해야 한단다. 사회현상에 대한 자료를 주고 내용을 분석（또는 정리）하라는 문제가 나왔을 때 개념을 정확히 모르면 모호한 글을 쓰게 마련이야. 평소 사회현상에 관심을 갖고 시사용어를 인용한 글쓰기 연습으로 사고의 폭을 넓혀 가면 비판은 물론 대안까지도 제시할 수 있어.

　글짱: 군대 문제에 관한 시사용어를 더 가르쳐 주세요.

　글샘: 어떤 논제가 나올지 모르니 미리 `시사 키워드'를 공부해 놓아야겠지. 간략하게 설명할 테니 신문이나 인터넷에서 더 자세한 자료를 찾아 배경지식으로 만들거라.

　◆디지털키즈（Digital Kids） ＝ 어릴 때부터 컴퓨터 등 인터넷 환경에서 성장해 디지털 기기에 능숙한 10대들.
　◆사이코패스（Psychopath） ＝ 겉보기엔 평범하지만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는 반사회적 성격장애자. 자기 목적을 위해선 모든 수단을 동원하기도 한다.
　◆PMC（Private Military Company） ＝ 군을 대신해 각종 물자를 공급하고 모병^정비^세탁 등 용역을 제공하는 민간군사기업. 세계 100여개 국에서 아웃소싱으로 영업.

　글샘: 사회적 쟁점이나 이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시사용어를 잘 활용해 풀어가는 수험생이 실전논술에서 웃을 수 있지. 수시모집 심층면접에서도 시사용어를 제대로 알고 있어야 답할 수 있는 질문이 나오니 틈틈이 준비해 놓는 게 좋을 거야. （편집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