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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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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경의 NIE] (12)보복의 악순환 `테러리즘`

  • 기사입력 : 2005-07-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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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혜경(부산·경남 NIE연구회 회장)

    지난 7일 치열한 삶의 현장으로 나가던 아름다운 우리의 이웃들이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가야 하는 참극이 또 발생했어요.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번으로 끝이 날 일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전 세계가 ‘테러와의 전쟁’으로 뭉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더 많은 테러를 경험해야 했으며. 앞으로도 더 큰 테러 위협에 직면하고 있어요.

    테러란 단어는 ‘겁주다’라는 뜻의 라틴어 동사 ‘terrere’에서 비롯되었는데 지금은 거의 테러리즘과 혼용해서 쓰고 있어요.

    테러리즘이란 과거에는 ‘공포정치’를 의미했지만 60년대부터 불특정 다수에 대한 테러가 등장하면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부나 대중 또는 개인에게 예측할 수 없는 폭력을 사용하는 조직적인 행위’로 정의되고 있어요.

    그렇다면 이번 런던테러를 저지른 이들의 정치적 목적은 무엇이었을까요?

    테러만 났다 하면 으레 등장하는 테러리즘의 고유명사 ‘알 카에다’. 세계는 이들의 세력이 약해졌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이번 런던 테러로 그런 일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더군요. 그렇다면 보다 확실한 테러 근절책은 없는 걸까요?

    이들은 자신의 종교와 신념을 지키기 위해 더 큰 악을 물리치기 위해 이번 일을 감행했다고 밝히고 있더군요. 이들이 원하는 신념은 무엇일까요?

    2차 세계대전 후인 1948년 5월 14일. 국가 없이 떠돌던 이스라엘의 수립이 선포되었어요. 지금의 팔레스타인 땅. 이들은 이렇게 이곳에서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였지만 이들의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는 주변 아랍국들과의 갈등으로 결국 전쟁으로까지 번지게 되었어요(중동전쟁).

    주변 아랍국가들은 정규군을 만들어 팔레스타인으로 진격하였지만 서방으로부터 무기지원을 받고 있는 이스라엘을 이길 수 없었고 오히려 이 전쟁을 통해 이스라엘은 UN이 지정해준 영토보다 50%나 더 많은 영토를 차지하게 되었죠.

    이 과정에서 원래 이 지역에 살고 있던 약 70만 명의 팔레스타인 아랍인이 이스라엘을 떠나 주변 아랍국에서 난민생활을 하게 되었어요. 이들은 지금까지 나라도 세우지 못하고 이스라엘이 정한 주거지역에서 나오지 못한 채 생활하고 있어요.

    이스라엘과 아랍국가간의 갈등. 바로 종교 갈등과 이로 인한 영토 분쟁이에요. 이 복잡한 양상에 기독교 서방세계가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있어 이들 국가에 대한 이슬람인들의 감정은 좋지 못했고. 결국 강한 자에게 항거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인 테러를 선택하게 된 거예요.

    아프가니스탄 공격. 이라크 공격은 이들을 더 강하게 결속하게 만들었고 서방국가들을 과거 십자군 원정대의 십자군으로 인식하고 이슬람 종교와 삶의 방식을 부정하고 생존권을 짓밟고 있다고 믿는 이슬람 과격단체들을 살찌우게 한 결과가 되었어요.

    과거 가족이 무참히 죽어가는 것을 지켜봐야 했고. 지금도 죽어가는 현장을 지켜보면서 이들의 원한을 갚기 위해 그리고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수천 명의 자살 특공대들이 죽음을 손꼽아 기다리게 하는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어떠한 첨단무기와 어떤 테러 대책도 그들을 꺾을 수는 없을 거라는 점이 테러 근절이 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어요.

    특히 이번 테러의 용의자가 유럽에서 태어나서 유럽에서 자란 유럽연합 시민이라는 점을 보면 더 확실한 것 같지요?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잔뼈가 굵은 테러리스트들이 여러 나라로 침투. 조직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이들 지역에서 태어나고 교육을 받은 이민 2세들이 테러리스트가 되는 현상. 요즘 테러의 새로운 형태라고 할 수 있어요.

    지하드(성전)를 외치며 죽음을 각오하는 젊은이들에게 서방세계의 일방적인 민주주의를 아랍세계에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어요.

    그런데 참 걱정이에요. 대부분의 이슬람인들이 이런 힘든 상황에서도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에 대해서는 호의적이라는 것을 테러리스트들이 간과하고 있다는 점과 이슬람인 대부분이 테러에 반대하고 있음에도 이슬람인들 전체를 테러리스트로 보고 있다는 점이에요.

    이번 런던 테러 이후 이민자들이나 여행자에 대한 보복공격이 잇따르고 있는 것을 보면 또 다른 인종차별적 범죄행위가 테러리즘보다 더 무서운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인류가 추구하는 폭력 없는 세상. 우리 가족보다 남의 가족을 배려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이 있어야 가능하지 않을까요?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1. 런던 테러기사를 스크랩하고 ‘테러’에 대한 개념 정의를 통해 테러와 같은 폭력이 정당화 될 수 없는 이유를 토론해 보세요.

    2. 이번 테러의 배후에 알 카에다가 있다고 하죠. 이슬람 과격단체들을 조사하고 생성과정의 역사적 배경을 조사해 보세요.

    3. 이슬람 종교에 대한 편견이 많은데 종교에 관한 책들이 많아요. 기독교와 이슬람 그 외 다른 종교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정리하여 종교란 무엇인지에 대해 토론해 보세요.

    4.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라크전쟁. 명분에 따른 정당한 전쟁은 가능한 것일까요? 우리의 이라크 파병과 관련하여 토론해 보세요.

    5. 러시아와 체첸. 중국과 티베트 주변에는 소수민족의 독립을 둘러싸고 크고 작은 테러들이 발생하고 있어요. 이에 따른 배경을 조사하고 의거와 테러의 차이. 윤봉길 의사와 오사마 빈 라덴을 비교하여 토론해 보세요.

    6. 치열한 경쟁. 경제적 불안 등으로 낙오되는 사람들이 다른 집단에 대해 가지는 증오문화. 이번 영국시민 테러용의자들의 문제점도 바로 주류세계에서 낙오되었다는 것을 테러집단이 이용한 사례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사회도 군대 총기 사건과 같이 증오문화가 문제가 되고 있어요. 증오문화 원인과 해결방안을 조사하여 토론해 보세요.

    7. 우리도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니에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APEC과 같은 큰 국제적인 행사와 일상적인 우리의 테러 대비책에 문제점은 없는지 런던 시민의 침착한 대응자세를 스크랩하여 정리해 보세요.

    필자 약력 : 한국NIE협회 부산 경남 책임강사 /  신문방송학 석사 / 동아대.신라대 사회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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