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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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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한 손맛 왕초보도 '好好好'

  • 기사입력 : 2005-08-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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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과 함께 하는 저수지 붕어 낚시


      ‘후드득’
      비가 대지를 촉촉이 적신다. 저수지 가득한 물 위로 작은 파문도 일으킨다.

      은은하게 깔린 안개 속에서 낚싯대를 드리우는 사람들.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모두가 한가롭고 평화롭기 그지없다.
      반평생을 하염없이 낚싯대만 드리운 강태공도 이런 분위기에 반했기 때문일까. 세월을 낚는다는 말에 공감이 간다.

      지난 주말 진주시 일반성면 원동리 남산저수지. 궂은 날씨에만 연출되는 운치가 오히려 그들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강태공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더니 순식간에 큰 그룹을 이룬다.

      경남붕어사랑방(www.gnfish.com) 회원들 40여명. 오늘은 한달에 한번 손꼽아 기다리던 동호회의 ‘저수지 정기 청소모임’. 인근 창원. 마산. 김해. 통영을 비롯해 부산. 울산. 전라도 순천 등 전국에서 모였다.

      은은한 안개 속에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들

      경남붕어사랑방 정기모임… 창원 통영 순천 등 전국서 모였다

      가족과 함께 즐기는 낚시를 원칙으로 한다는데

      저수지 청소도 하고 치어방류도 하고

      자연과 하나됨을 배우는 의미있는 시간

      현재 온라인상 회원만 1천명. 오프라인으로 활동하는 회원도 200여명이나 될 정도로 도내 최대의 붕어낚시 동호회다. 이들은 낚시를 좋아하는 건 강태공을 닮았지만 낚시에 빠져 아내로부터 이혼까지 당했다는 강태공을 철저히 배척한다.

      모두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나오기 때문이다.
      도로 옆.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귀여운 여자아이가 못내 아쉬운 듯 투정을 부린다.

      “아. 잡을 뻔했는데 놓쳤잖아요. 아빠가 떠들어서 그렇잖아.”
      “가족들과 바람도 쐬고 좋아하는 낚시도 하고 얼마나 좋아요. 가끔 딸의 귀여운 투정도 받아보고요.”
      통영에서 온 살찐붕어(ID·37)씨의 웃음이다.

      “꼭 낚시의 매력보다는 자연과 하나 되는 것 이것 자체가 사람을 계속 끌어들이는 것 같습니다”
      살찐 붕어와 같이 온 마음만 월척(45·ID)씨도 적극 동의한다.

      저수지 가운데에는 파라솔을 친 노부부가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다정하게 낚싯대를 드리운다.
      “같이 낚시를 다닌지 꽤 오래 됐죠. 이젠 집사람이 나보다 실력이 낫다니까요. 허허”

      일소일소(ID·59)씨가 아내 일소일소2(ID·59)를 보며 넌지시 미소를 짓는다. 이들은 머리가 희끗한 동갑내기 중년 노부부. 정년퇴직하고 집안에만 있기 갑갑해 아내와 나온게 벌써 10년째다. 오늘의 조과는 아주머니의 승리. 벌써 8마리의 토종붕어를 낚을 때 아저씨는 겨우 1마리밖에 잡지 못했다고 자랑한다.

      오늘 같이 비가 온 날은 일명 오름 수위 낚시법을 사용해야한다고 한다. 봉돌 좁쌀 채비는 평상시와 똑같지만 수초 주위에 포인트를 잡아야 한다. 이때 낚싯대는 아주 짧은 대를 수초에 바짝 붙여서 투척을 한다. 또 수로에서의 포인트는 물색이 흙탕물일 때가 가장 좋은 적기다.

      또 붕어는 ‘정직한(?)’ 어종이라 한번 같은 자리에 모이게 되면 그곳의 (떡)밥이 떨어질 때까지는 잘 흩어지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처럼 초보 낚시꾼도 쉽게 낚을 수 있다.

      동호회장 사랑과 평화(ID·40)씨는 “가족 나들이라는 매력에 푹 빠지는 것 같다. 게다가 아니온 듯 다녀가도록 저수지 청소도 하고 치어방류도 하고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의미 있는 시간이다”고 말한다.

      인근 저수지로 떠나 보자. 물론 가족들과 함께 가야 한다. 잔잔한 수면에 흔들리는 찌의 손맛뿐만 아니라 대자연의 향기를 어른 아이 모두 몸으로 느낄 수 있다. 글·사진=최승균기자 july9th@knnews.co.kr

      ▲우중 낚시법
      ★ 비가 올 때는 포인트 선택은 계곡형 저수지나 터가 센 곳이 포인트로 좋다. 붕어들의 회유활동이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다.
      ★큰 비가 오고난 뒤 2.3일이면 평소에 물이 아주 맑아서 기존 밤낚시터이던 곳이 낮낚시터로 변화를 보인다. 포인트는 물속에 침수 수초가 잘 발달된 곳으로 택하면 된다. 이 때는 아주 짧은 대를 수초에 바짝 붙여서 투척을 한다.

      ★수로에서의 가장 좋은 포인트는 물색이 흙탕물일 때다. 수로의 가장자리에 잘 발달되어있는 마름 등 물풀의 서식지를 중심으로 물의 흐름이 정지되는 곳에다 대를 드리우면 엄청난 씨알과 마릿수의 손맛을 볼 수 있다.

      ★너무 많은 흙탕물이 상류로 유입되는 저수지는 짧은 시간에 저수지가 뒤집히게 되기 때문에 붕어가 중층에 떠있거나 짧은 시간에 깊은 수심 층으로 빠져 버리기 때문에 이런 저수지는 피하는 것이 좋다.

      ★천둥. 번개가 치고 폭우가 쏟아지는 날은 낚시의 악조건이며 위험하기도 하다. 이런 악조건의 출조 때에는 낚싯대 소재가 번개에 약한 카본성분이 들어 있으므로 천둥. 번개가 칠 때는 조심한다.

      ▲도내 가 볼만한 저수지
      ★의령 가례 갑을지. 합천 삼가 설월지. 함양 양병곡 옥계지. 함양 휴천 대포지. 산청 차황 궁소지. 산청 신등 수청지. 하동 묵계 묵계지. 사천 사남 구룡지. 고성 상리 내원지. 마산 진북 학동지. 함안 여항 봉성지. 함안 함안 미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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