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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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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으로 세상공부] (16) ‘땀 부자’가 살 수 있는 나라

  • 기사입력 : 2005-08-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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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혜경(부산·경남NIE연구회 회장)

    참여정부가 출범한 지 2년6개월. 대통령과 국민과의 대화. 각계의 평가로 요즘 떠들썩해요. 대통령의 한마디. 청와대의 행보가 우리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다고 할 수 있겠지요.

    참여정부가 출범하면서 몇 가지 국민과 약속을 한 것이 있는데 이 중 하나가 부동산이에요. “하늘이 두 쪽이 나도 부동산 투기는 꼭 잡겠다”라고 대통령이 직접 말할 정도로 부동산 정책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요.

    오는 31일 발표 예정인 부동산 종합대책도 이런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일부 지역의 집값이 크게 올라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을 보면 부동산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큰 것 같은데 어떤 문제가 있기에 정부가 나선 것일까요?

    사람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집도 하나의 상품이에요. 상품이면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겠죠. 사려는 사람은 많은데 집이 부족하면 집값이 오르고. 반대로 사려고 하는 사람은 적은데 집이 많으면 집값이 내리겠죠.

    아파트 주변에 지하철이 생겨 교통이 편리해진다면 이 아파트를 원하는 사람이 많아질 거예요. 원하는 사람은 많지만 아파트를 금방 지을 수 없기 때문에 가격이 올라갈 거예요. 게다가 거주 목적이 아니라 주식을 사듯 투자 목적으로 집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실제 거래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는 거예요.

    집값이 오르면 투자목적이 없는 일반 사람들도 불안해져요. 한푼 두푼 모아 집을 사려고 계획하고 있는데 집값이 오르면 예상한 값에 집을 구할 수 없어 내집 마련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죠. 결국 투기목적이 없는 일반사람들까지 너도 나도 은행에서 돈을 빌려 아파트를 사기 시작하면 집값은 또 오르게 되겠죠.

    과도한 집값 상승은 경제에도 나쁜 영향을 주죠. 집값이 오르면 높은 수익을 노리고 돈이 부동산으로만 몰려요. 돈이 주식시장이나 금융회사를 통해 기업으로 흘러들어가야 공장을 짓고 직원도 뽑을 수가 있어요. 일자리를 얻은 사람은 월급으로 소비를 할 것이고 물건도 잘 팔릴 거예요. 이렇게 되면 기업은 다시 공장을 세우고 직원을 더 뽑을 거고. 바로 경제 전체가 활성화되는 거죠.

    하지만 돈이 생산과는 상관없이 부동산으로 몰리면 경제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해요. 특히 경제의 건강한 흐름이 뒷받침되지 못한 상황에서 집값만 너무 과도하게 올라가는 것은 위험해요.

    정상적인 가치에 비해 집값이 오르는 것을 ‘거품’이라고 하죠. 이웃나라 일본도 1980년대에 부동산 가격이 두 배로 올랐다가 91년에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어요. 그러자 빌려준 돈을 떼인 은행들은 경영위기를 겪으면서 경제가 휘청거렸어요.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면 은행이 부실해지고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려 사업하는 기업은 덩달아 어려워져요. 외환위기 때 못지않게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예요. 부동산 가격이 적정 수준을 유지해야 사회가 안정되고 경제도 발전할 수 있는 이유를 이제 알겠죠?

    이번에 정부가 내놓는 부동산 종합대책도 바로 이러한 문제를 잡기 위한 대책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번 부동산 정책의 핵심은 부동산 투기로 인한 이익은 세금으로 환수하겠다는 점이에요. 집을 살 때 내는 취득세와 등록세. 집을 소유하고 있을 때 내는 보유세는 이번 정책의 가장 핵심사항이죠. 한가족이 주택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경우 가족 합산해서 세금을 징수하겠다는 겁니다. 그리고 집을 팔 때 생기는 차액에 매기는 양도소득세 등 투기 목적으로 집을 보유한 사람들에게 세금을 많이 부과해 투기를 억제시키겠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죠.

    세금을 올린다는 것은 국민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도 있어요. 그럼에도 정부가 시행하려고 하는 것은 과도한 집값 상승으로 인한 서민경제의 어려움 때문이에요.

    땀으로 일궈진 진정한 노동의 대가가 인정받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집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해요. ‘땅 부자’가 아닌 ‘땀 부자’가 살 수 있는 나라. 우리의 미래가 되어야 할 거예요.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1. 신문이나 광고전단지에 나와 있는 아파트 분양광고를 스크랩하여 부동산과 관련되는 용어를 정리하여 보세요.

    2. 아파트 분양광고를 보면 교통. 주거환경. 교육이 많이 부각되어 있어요. 이런 점들이 우리 사회랑 어떤 연관이 있는지 자료를 찾아 토론해 보세요.

    3. 국가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국민이 세금을 내야 해요. 과거의 세금정책과 현재 세금정책의 종류를 조사해보고 차이점이 무엇인지 알아보세요. 이를 통해 진정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토론해 보세요.

    4. 가계. 기업. 정부가 경제의 3요소라고 하죠. 이 경제에 부동산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하고 특히 요즘 시행되고 있는 부동산 담보대출의 문제점을 알아보세요.

    5. 인터넷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번 종합대책에 ‘분양원가공개’ ‘분양권전매금지 전국확대’가 빠졌다며. 기업의 문제점이 빠진 해법이라고 비판하고 있어요. 이 두 가지에 대해서 알아보고 토론해 보세요.

    6. 땀의 가치가 사회 전반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관련기사를 스크랩하여 토론해 보세요. 비전있는 국가가 되기 위한 조건을 친구들과 토론하여 보세요.

    7. 이번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언론의 보도 내용이 많이 다르네요. 어떤 관점에서 달라지는지를 분석하여 보고 바람직한 언론의 모습을 토론해 보세요.

    ▶필자 약력: 한국NIE협회 부산·경남 책임강사 / 신문방송학 석사 / 동아대·신라대 사회교육원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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