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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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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으로 세상공부] (17) 불안과 공포가 부른 이라크 참사

  • 기사입력 : 2005-09-05 11: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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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문을 매일 접하다 보면 ‘왜 이렇게 사건이 많은지’ 하는 생각이 들거예요. 일주일 내내 미국의 허리케인 피해와 관련된 소식. 이라크의 참사 소식만 듣다가 한 주가 끝나버린 것 같네요. 둘 다 우리가 조금만 더 신경을 쓰면 막을 수 있을 것 같아 더 마음이 무겁네요.

    이라크는 지금 어떨까요? 전쟁으로 힘든 상황에. 테러의 공포에서 한시도 바람 잘 날 없는 바그다드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이라크는 신문에 너무 자주 나와 또?’ 라며 그냥 넘기는 친구들이 많겠지만 이번 사고는 또 다른 불씨를 가지고 있어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신문에서 신발만 잔뜩 있는 사진 보았죠? 이곳은 이슬람 시아파의 예언자로 추앙받는 7대 이맘 무사 알카딤이 묻혀 있는 성지예요. 지난 31일은 무사 알 카딤의 ‘순교’를 추모하는 기념일이었고 전국에서 몰려든 시아파 신도 약 100만명이 카디미야 사원을 향해 행진하고 있었다고 해요.

    누군가 던진 한마디. “자살 폭탄 공격자가 있다”는 외침이 들린 뒤 공포에 질린 군중들이 한꺼번에 다리로 몰려들면서 수백 명이 압사하고 강에 빠져 익사했다고 하네요. 테러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이 얼마나 컸으면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그렇다면 왜 미군도 아닌 같은 이라크인들에게 이런 일이 일어 날 수 있는 걸까요? 자살 폭탄 하면 보통 미군이 먼저 떠오르는데 말이죠.

    이라크인뿐만 아니라 아라비아반도 근처에 사는 대부분의 나라는 이슬람교를 믿는 국가들이에요. 이슬람교는 기독교와 불교와 함께 세계 3대 종교로 일컬어지며. 이 중 이슬람교가 가장 늦게 출발한 종교예요.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을 회교도라고 하는데 1400년 전 마호메트라는 사람에 의해 탄생되었어요.

    하지만 회교도들은 마호메트가 아닌 ‘알라’에게 기도를 해요. 마호메트는 인간이기 때문에 신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거죠. 이 점에서 기독교의 교리와 어긋나 많은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거예요. 기독교는 예수가 신의 역할도 하잖아요. 하지만 이슬람교에서는 인정하지 않는 거예요. 오랜 역사를 두고 지금까지 반복된 전쟁과 갈등. 원인은 생각보다 단순하죠?

    마호메트가 천사 가브리엘로부터 신의 계시를 받은 후 드디어 이슬람세계를 통일하고 후계자 없이 세상을 떠난 것이 바로 오늘 종파간 갈등의 씨앗이라고 할 수 있어요. 후계자 계승을 놓고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결국은 마호메트의 친구이며 종교지도자 서열 1위의 후손이 옴미야드 왕조를 세우고 자신을 마호메트의 후계자임을 선언하고 ‘수나’를 만들었죠. 수나는 마호메트의 행적을 기록한 것으로 회교인들의 생활 길잡이가 될 만큼 아주 중요한 경전이에요. 바로 이 무아위야가 만든 수나를 존중하는 이슬람교를 ‘수니파’라고 부르며 전체 이슬람의 90%를 차지하고 있어요.

    하지만 마호메트의 사촌이자 사위인 알리를 정통 후계자로 보고 섬기는 이슬람교를 ‘시아파’라고 하는데 이란 등 일부지역을 장악하고 있어요. 이 두 종파와의 갈등이 이란-이라크 전쟁을 만들었으며 후세인은 전쟁 후 시아파를 학살하는 등 만행을 서슴지 않을 만큼 종파간의 대립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고 할 수 있어요.

    후세인 정권 당시 수니파가 대부분 정권에 참여했기 때문에 지금 현재 저항세력에 수니파들이 많아요. 그런데다 오는 10월 15일까지 국민투표에 부쳐질 영구헌법 초안을 둘러싸고 이에 찬성하는 시아파와 반대하는 수니파의 공방전이 거세어지고 있던 터라 이번 사건은 종파간 대립을 훨씬 심각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답니다.

    우발적인 사고인지. 이라크를 교란시키기 위한 알 카에다 소행인지. 헌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니파의 소행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수니파의 소행으로 밝혀진다면 이라크 상황은 종전과는 또 다른 양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에요.

    종교가 생활인 만큼 이 지역에서의 종교지도자의 역할은 아주 중요해요. 시아파를 향한 수니파의 여러 차례 공격에 시아파 신도들이 자제하도록 당부하면서 내전 발발을 막아왔던 시아파 최고 지도자들의 역할을 기대해 보면서 이라크 국민이 하루 빨리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전 세계가 적극 노력해야 될 거예요.

    [이야기 해보세요]

    1. 세계의 3대 종교뿐만 아니라 그 외 종교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종교란 무엇인지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2. 우리나라는 토속신앙과 불교. 유교가 섞인 독특한 민족 종교를 가지고 있어요. 우리 역사 속에서 종교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조사하여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세계사 속에서 종교 역할도 알아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네요.

    3. 많은 테러로 이슬람교를 오해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아요. 이슬람과 관련된 책을 통해 이슬람을 제대로 알아보고 내가 가지고 있었던 편견을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4. 니체는 ‘신은 죽었다’고 말해 신의 존재를 부정했어요. 하지만 현 인류의 직계조상인 네안데르탈인에게서도 종교적인 모습이 발견될 정도로 종교는 우리와 아주 가까워요. 종교를 통한 자기 수련과 이웃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 지금의 상황에서 종교는 과연 필요한 것일까요? 친구들과 토론을 해 보고 논술해 보세요.

    유혜경(부산경남 NIE연구회 회장)  ▶필자 약력 : 한국NIE협회 부산 경남 책임강사 /  신문방송학 석사 / 동아대.신라대 사회교육원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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