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18일 (목)
전체메뉴

[유혜경의 NIE] (20) 함께 만드는 축제

  • 기사입력 : 2005-10-10 00:00:00
  •   
  • "관 속에 들어가 보시지요."

    김해가야세계문화축전이 열리고 있는 김해시 대성동고분 박물관 옆 언덕. 초등학생 두 명이 관 속으로 들어가자 뚜껑이 덮이고 흙이 뿌려져요. 도우미들이 관 속의 아이들을 향해 무언가 다짐을 받자 아이들이 “예”라고 외칩니다.

    “이제 환생하는 거야”라며 꺼내주는 재미난 모습이 연출되고 있는 이곳. 김해가야세계문화축전 주최측이 마련한 고대 장례 풍속의 하나였던 순장 체험장 모습이에요.

    10월은 문화의 달이고. 20일은 문화의 날이에요. 가을의 시작과 함께 전국은 지금 축제 한마당으로 들썩이고 있어요.
    부산의 국제영화제와 자갈치 축제. 진주의 남강 유등 축제. 김해 가야세계문화축전. 하동의 토지 문학제. 사천 항공우주엑스포 등 부산·경남 지역에만 해도 각종 볼거리와 문화잔치가 풍성하네요.

    축제란 예술적 요소가 포함된 제의를 일컫는 말로 애초 성스러운 종교적 제의에서 출발했으나 오늘날은 제의성은 퇴색되고 유희성이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어요.

    축제의 시원(始原)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고대부족국가 중에 부여의 영고. 동예의 무천. 고구려의 동맹. 삼한의 5월·10월 제천의례를 들 수 있어요. 천신에게 제사 지내고 음주가무로 놀이판을 벌여 신과의 만남을 통해 소원을 빌었어요. 제천의례는 우리의 축제를 대표하는 축제라고 할 수 있어요.

    도시화와 산업화가 이루어진 요즘 축제는 농경사회에서의 제의적 기능과 공동체의 고유성이 사라졌기 때문에 삶의 장을 연결하여 질 높은 정신적 삶의 실현이자 사회 구성원간의 동질성 공유를 위한 것이 현대의 축제라고 정의할 수 있어요.

    지방자치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90년대 이후 각 지방자치단체 중심의 지역문화 축제가 활성화되어 최근에는 한 해에 1천여 개가 넘는 축제가 국내에서 열리고 있는 셈이네요.

    서울 중심의 문화적 구도로 말미암아 전 지역의 균형잡힌 문화발전이 힘들었던 이전과 달리 지방마다 나름대로 지형적 문화적 특수성을 활용하여 축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얼마 전 상주 축제 때 공연장 참사는 아직도 축제와 관련된 모든 시스템이 불완전하다는 점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계기가 되었어요.

    독일의 바이마르 예술축제는 세계적인 축제이며. 과거 동구권의 어두운 도시라는 이미지에서 유럽의 문화도시로 선정될 정도로 도시 이미지도 바꾼 성공한 사례라고 할 수 있어요. 성공한 요인을 살펴보면 관 주도의 축제운영위원회가 아닌 지역전문가와 시민들의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민간조직이 상설화되어 독자성과 장기적 안전성이 보장된 예라 할 수 있어요. 우리의 경우. 춘천 마임축제나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공사례가 이 경우예요.

    또 하나는. 이번 김해 가야세계문화축전의 경우처럼 그 지역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는 점이에요. 가야세계문화축전 집행위원장과 김해 시민들과의 공청회를 통해 축제의 주제가 ‘가야’로 결정되었다고 해요.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는 지역축제. 이것이 성공하는 축제의 공통점이죠.

    2003년 부평풍물대축제 때 처음으로 부평 지역 초등학생을 활용한 학생지원 활동단 ‘꼬마깨비’를 조직하여 축제기간 중 자원 활동에 참가하도록 하였는데 참가한 학생들 대부분이 다시 참가하고 싶다고 했다네요.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은 다른 나라 청소년들에 비해 사회 참여도가 많이 낮은 편이에요. 지역축제라는 놀이문화 안에서 여러분들도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활동이 많이 나와야 진정한 지역축제로의 의미가 있을 거예요.

    독일인의 34%가 무보수 명예직을 갖고 있으며. 여가시간 대부분을 자원봉사활동으로. 75%가 관과 연계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고 응답한 조사결과를 보면서 지역축제를 통해 우리도 이런 조사결과가 나오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1. 신문에서 축제와 관련된 기사를 찾아보고. 우리나라 지도에서 그 지역을 찾아 축제도시를 표시하여 보세요.

    2. 위의 활동을 통해 교과영역에 나오는 지역문화재나 특산물을 찾아 축제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알아보세요.

    3. 다른 나라의 축제를 알아보고 세계지도에 나라를 찾아 축제를 표시하고 2번과 같은 활동을 통해 세계 여러 나라의 특징을 조사해 보세요

    4. 축제란 무엇일까요? 인터넷이나 백과사전을 검색하여 축제의 기원. 의미. 세계 고대축제의 공통점을 통해 알아보는 인간생활과 축제의 관계를 조사해 보세요.

    5. 현대사회를 분석하여 현대 축제의 의미를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어 보고 지역축제가 이런 기능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세요.

    6. 우리의 지역의 축제를 한 가지 선택하여 구체적으로 조사한 후 우리 지역 축제를 알리는 홍보 전단지나 초대장을 만들어 보세요.

    7. 여러분이 축제 기획자가 되었다고 생각해 보세요. 청소년을 위한 축제를 한번 생각해 보세요. 신문에서 이색적인 축제와 관련된 기사를 찾아 참고하면 좋을 거예요. 지역 대학들이 축제를 학교가 아닌 지역민들과 같이 나눈다는 기사도 흥미롭네요.

    8. 지역축제를 한번쯤 보러 갈 기회가 생기는 친구들은 그냥 가지 말고 축제보고서를 한번 만들어 보세요. 그 지역의 문화를 알아보고 축제의 문제점을 지적하여 축제위원회에 건의해 보는 것도 좋은 참여정신이랍니다.

    유혜경(부산·경남 NIE연구회 회장)
    ▶약력 : 한국NIE협회 부산·경남 책임강사 / 신문방송학 석사 / 동아대·신라대 사회교육원 출강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