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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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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경의 NIE] (21) 노벨상 타고 싶으세요?

  • 기사입력 : 2005-10-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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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혜경(부산·경남 NIE연구회 회장)

      선생님이 어릴 때는 상이 많지 않았어요. 개근상 우등상 정도였죠. 그래서 개근상의 의미가 참 컸는데 여러분은 어때요? 방학식을 할 때면 모든 친구들이 상을 하나씩 받을 만큼 상이 흔해졌지만 그래도 받으면 기분 좋은 게 바로 상이죠.

      지난주는 어른들의 상 잔치로 세계가 떠들썩했어요. 바로 노벨상 수상자가 여섯 분야에 걸쳐 발표되었기 때문이에요. 노벨상은 인류에 기여한 공로가 큰 사람들에게 주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이에요. 우리나라에선 지금까지 딱 한 명 탔어요. 5년 전 노벨평화상을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죠.

      노벨상은 국적·인종·종교·이념에 상관없이 누구나 받을 수 있어요. 또 마리 퀴리처럼 한 사람이 여러 번 탈 수도 있어요. 원칙으론 개인에게만 주지만. 평화상은 기구나 단체가 받는 것도 가능해요.

      처음엔 물리·화학·생리의학·문학·평화상 다섯 부문만 주다가 1969년부터 경제학상이 새로 생겼어요. 시상식은 노벨의 사망일인 12월 10입니다. 물리·화학·생리의학·문학·경제학상은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평화상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각각 열려요.

      노벨상을 만든 알프레드 노벨은 다이너마이트 외에도 인조비단·가죽 등을 발명해 350개 이상의 특허를 가지고 있었어요. 많은 돈을 벌었지만 늘 자선사업에 아낌없이 기부할 정도로 인도주의적인 생활을 했다고 해요.

      하지만 자신이 만든 발명품이 인류에 공헌하지 못하고 전쟁에서 많은 목숨을 빼앗는데 쓰이는 것을 많이 괴로워했다고 해요. 어느 날 동생이 교통사고로 죽었는데 신문에선 노벨과 혼동해 기사를 ‘죽음의 상인 알프레드 노벨…’로 쓴 것을 보고 사후의 자신의 모습에 대해 생각하고 노벨상을 만들었을 거라는 추측이 있어요. 어쨌든 그 많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할 생각을 한 노벨이 대단하죠?

      이번 노벨상 수상자의 국적을 보면 주로 미국. 영국. 프랑스. 오스트레일리아. 독일이에요. 문학상은 마지막까지 우리나라 고은 시인이 유력한 후보에 포함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우리나라 최초 노벨문학상을 기대해 보았는데 안타깝게 영국의 해럴드 핀터에게 돌아갔어요.

      노벨상은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큰 과오가 없긴 하지만 너무 유럽권에 집중되어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요. 심사위원의 부정확한 판단이나. 정치적인 고려. 인종·종교적 편견이. 그리고 수상자들의 국가경제력이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고 있어 당초 노벨의 의도와는 달리 국가간의 치열한 경쟁마당으로 변질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요. 한 예로 이과부문 중국 최고라는 칭화(淸華)대의 경우 중국 국적의 노벨상 수상 과학자를 한 명도 내지 못한 한을 풀기 위해 ‘기초과학반’이라는 영재반을 만들어 노벨상 사냥에 나서고 있다고도 해요.

      그리고 인류에 끼친 공적이 큰 사람에게 줘야 할 상이 그렇지 못한 경우도 종종 있어요. 예를 들면 살충제 DDT가 인체에 발암성 물질을 축적시키고 생태계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경우예요.

      비록 수상자가 되지는 못했지만 수상자로 선정된 것 만큼이나 후보에 오른 것도 개인과 국가의 영예라고 생각해요. 70년대 입자물리학 최고의 권위자 이휘소 박사. 살아계셨다면 반드시 수상자가 되었을 거라고 자주 거론되는 자랑스런 한국인이에요. 그리고 이번에 후보에 오른 고은 시인과 서정주. 황순원. 박경리. 황석영 등 이외에도 후보군에 오르는 분들이 아주 많아요. 끊임없이 우리의 자랑스러운 글을 알리기만 한다면 반드시 수상자가 될 수 있는 분들이에요.

      노벨상을 받은 사람들은 삶 자체가 노벨상이라는 말을 많이 해요. 미국의 전 태통령 지미 카터는 여든 노령에도 사랑의 집짓기 운동으로 손수 망치를 들고 다녔고. 일본의 오에 겐자부로는 장애인 복지운동가로 활동하다 결국 장애인 아들의 아픔을 다룬 작품으로 노벨상 수상자가 되었어요.

      월드비전 구호팀장 한비야 언니가 얼마 전 창원에서 특강을 했어요. 세상에는 세계지도를 가슴에 품은 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눌 수 있는데 세계지도를 가슴에 넣고 다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노벨상 도전. 인류애를 시작하는 첫 번째로 세계지도를 가슴에 품을 준비 되었나요?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1. 노벨의 전기를 읽어 보고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하기까지의 시행착오를 일지로 만들어 보세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끊임없는 노력을 한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2 노벨의 유언장을 직접 만들어 보세요. 뭐라고 쓰면 좋을까요? 노벨상을 제정한 이유와 당부의 글을 넣어서 만들어 보세요.
    3. 노벨상과 관련한 진귀한 기록들이 많아요. 특히 노벨상을 거부한 사람들도 있어요. 조사하여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4. 여러분이 만약 노벨상 추천인이라면 어떤 사람을 추천하고 싶으세요. 우리나라 위인 중에서 각 분야별 수상자를 추천하고 추천서를 써보세요.
    5. 역대 수상자와 국가별 수상 실태를 조사하여 세계지도에 표시하고 수상한 나라의 경제력 등을 조사해 노벨상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안티노벨상을 만들어 보세요.
    6. 어린이 노벨상과 비슷한 세계어린이상이 있어요. 선정위원이 15개국의 어린이로 구성되어 있고. 각국의 어린이들로부터 추천을 받아 수상자를 결정하는데 첫 수상자가 1995년 12살의 나이로 죽은 이크발 마시흐예요. 이 친구의 이야기를 책으로 읽어보고 여러분도 추천해보세요.
    7. 우리나라에도 1명밖에 수상자가 없어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분야별로 수상을 위해 개선해야 할 점을 토론해 보세요.(문학상은 후보에는 자주 거론되지만 수상자가 없는 이유가 우리 작품을 외국에 홍보를 많이 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외국의 도서관에 우리의 작품을 기증해 홍보해야겠죠?)

    ▶약력 : 한국NIE협회 부산·경남 책임강사 / 신문방송학 석사 / 동아대·신라대 사회교육원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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