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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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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경의 NIE] (22) 지구의 주인을 찾아라

  • 기사입력 : 2005-10-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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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18세기에 유행했던 페스트라고 들어봤어요? 쥐가 생각난다고요? 그래요. 페스트는 집쥐에서 기생하는 벼룩이 사람에게 옮기는 질병으로 유럽에서 많은 목숨을 앗아간 인축공통전염병이에요. 인축공통전염병이란 가축을 포함한 동물로부터 사람에게 전염되는 질병을 말하죠.

    아시아에서 살던 집쥐가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서식 영역을 확산시켜 나갔고. 면역성이 없던 유럽인들에게 집쥐의 페스트 병원균이 기생하면서 발생하게 된 것이에요.

    옛날일로만 알고 있었던 인축공통전염병이 될 수 있는 조류독감이 요즘 우리를 두려움에 떨게 하고 있어요. 인간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강한 조류독감 바이러스(H5N1)가 발생하면서 전 세계가 비상이에요.

    20세기 초반 사상 최악의 인명피해를 몰고 온 ‘스페인독감’바이러스(H1N1)가 현재 조류독감 바이러스와 같은 종류이라는 연구결과 발표가 있기도 했어요. 동남아시아지역에 주로 머물러 있던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지난 여름부터 몽골. 카자흐스탄. 러시아 등으로 급속히 북상하여 겨울 철새 이동철을 맞아 전 세계로 퍼질 우려가 커지자 비상이네요.

    2003년 12월 베트남에서 처음 발생한 조류독감은 지금까지 인도네시아. 베트남. 타이. 캄보디아 등 43개국에서 최소 64명이 희생됐어요. 세계보건기구(WHO)는 올 초부터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변종을 일으켜 대인감염으로 발전하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어요. 아직까지 전염병으로 발전하지는 않았지만 어떻게 변화될지 모르는 불투명한 상황이에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람에게 유행하는 유행성 독감과 조류독감이 동시에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에요. 그래야 전염병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어요.

    과거에 비해 바이러스가 새롭게 많이 등장하는 걸까요? 과거에는 이런 바이러스들이 존재하지 않았을까요? 추측일 수밖에 없지만. 아니라는 견해가 더 많아요.
    병원균은 숙주에 몸에서 기생하는 생명체죠. 인간과 동물은 바로 이 균의 숙주인 셈이에요. 그래서 병원균을 죽인다는 것은 우리를 죽이는 것이므로 오랜 세월 공생관계를 유지하며 진화를 이루어 왔어요.

    하지만 언젠가부터 엄연한 생명이 있는 동물들을 공산품처럼 만들어내는 대규모 축산산업을 시행하고 있어요. 인간이 필요한 만큼 생산해내기 위해 화학먹이를 주고 집단 사육장에서 의도적으로 키워지고 있는 거죠. 바로 이런 점들이 조류독감과 같은 동물에게만 있는 바이러스들이 인간에게까지 전염되는 이유가 아닐까요?

    어떻게 보면 동물이 이 지구상에서 살게 된 것은 인간보다 더 오래전 일이에요. 산과 바다 등 자연을 주 무대로 삼으면서 평화롭게 살던 곳에 인간이 나타나 산을 깎아 집을 짓고. 물은 공장폐수로 오염시키고. 하늘은 이산화탄소로 뒤덮어지고….

    얼마 전 야생 맷돼지가 서울 도심으로 내려왔던 사건이 있었어요. 먹을 것이 없어서 내려왔다고 하더군요. 앞으로도 이런 일이 없으리라는 법이 없을 거예요. 먹을 것은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에게도 중요한 생존 방법이기 때문이죠.

    결국 인축공통전염병은 우리가 만들어 내는 것 같아요. 새롭게 발견되는 바이러스들은 기존 바이러스와는 달리 젊고 건강한 사람들까지 위협해요. 우리가 만드는 항생제에 살아남기 위해 더 강한 바이러스로 무장하는 이들에게 인체 면역체가 생성되기 전인 젊은 사람들이 더 피해를 볼 수밖에 없겠죠.

    앞으로 교통의 발달. 오지개발과 개척 등으로 우리가 몰랐던 바이러스에 접할 기회는 더 많을 거예요. 문명의 발달이 결국 이들을 더욱 광범위하게 활동하도록 돕는 셈이죠.

    사람과 바이러스는 공존의 길 또는 파멸의 길을 걸어 왔어요. 국제사회가 하나가 되어 대책을 세우는 것도 시급한 일이겠지만. 지구를 우리 것으로 알고 지구에 있는 유일한 생명체가 우린 줄 알고 살아가고 있는 인간 스스로의 반성이 필요하진 않을까요?

    [이야기 나누어보세요]

    1. 얼마 전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우주전쟁’이라는 영화가 상영되었어요. 지구에 우주괴물이 나타났는데 인간은 감당할 수 없어 당하고만 있는데 어느날 갑자기 괴물들이 죽거나 사라져요. 그 이유가 지구에 있던 바이러스 즉 인간의 몸속에 있던 바이러스가 면역체계가 형성되어 있지 않았던 괴물들을 죽인 거예요. 황당하다고요? 아니예요. 우리도 지금 겪고 있잖아요? 이 영화를 통해 바이러스가 무엇인지 그렇다면 조류독감과는 어떤 연관이 있는지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2. 조류독감과 관련이 있는 칼럼 등을 읽어보고 원인을 무엇인지 각자 조사해서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패스트푸드. 유전자변형식품. 수질오염이나 환경오염으로 인한 먹거리. 가축 사육 환경 등등)

    3.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을 조사하여 그 이유가 무엇인지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4. 조류독감에 대한 소문이 참 많아요. 오리나 닭을 먹으면 안된다고 하면서 아예 먹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요. 하지만 75도 이상에서 5분만 가열하면 이 바이러스는 죽어요. 그리고 독감예방 주사를 왜 맞아야 하는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요. ‘조류독감의 진실과 오해’라는 내용으로 자신이 직접 친구들에게 알리는 글이나 안내문을 만들어 보세요.

    5. 조류독감의 유일한 치료제인 타미블루는 구하기가 힘들어 선진국들만의 약이라는 비판이 있어요. 치료약이 그만큼 부족하기 때문일 거예요. 우리나라에 있는 대부분의 약들은 외국에서 들여 온 것이에요. 의학을 전공하는 사람들 중에 많은 이들이 이런 어려운 것은 피하고 돈을 많이 버는 쪽을 선택한고들 하죠. 모든 것은 기초에서 출발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나 보네요. 우리 주변에서 이런 경우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어 보고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토론해 보세요.

    유혜경(부산·경남 NIE연구회 회장)
    ▶약력 : 한국NIE협회 부산·경남 책임강사 / 신문방송학 석사 / 동아대·신라대 사회교육원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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