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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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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소쿠리] 녹록하다? 녹녹하다?

  • 기사입력 : 2005-10-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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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록하다’는 어떤 일이나 사람을 만만하게 보거나 호락호락하게 생각한다는 뜻이다. 또 평범하고 보잘것없다는 뜻도 있다.

    녹록은 한자로 碌碌·錄錄으로 쓴다. 원래는 ‘록록하다’인데 앞의 ‘녹’은 두음법칙이 적용되었다. 부사 ‘녹록히’로도 쓰인다.

    용례로는 ‘몸은 비록 작지만 녹록하게 볼 사람이 아니다’ ‘나도 이제 녹록하게 당하고 있지만 않겠다’ ‘허 노인 역시도 사내를 그저 여느 장사꾼처럼 녹록히 대하고 있지는 못했다 <이청준. 불을 머금은 항아리>’ 등이 있다.

    ‘녹녹하다’는 물기나 기름기가 있어 딱딱하지 않고 좀 무르며 보드랍다는 뜻이다. 큰 말은 ‘눅눅하다’이다. ‘녹녹하게 반죽을 하다’로 쓸 수 있다.

    ‘녹녹하다’란 말을 보니 곶감이 생각난다. 어릴 때 집안에 단감과 떫은 감나무가 많았다. 할아버지는 가는 대나무에 떫은 감을 깎아 끼워서 곶감을 만드셨다. 할아버지 몰래 녹녹한 곶감을 빼먹던 기억이 난다.

    요즘 정치인들은 국민들과 자기 편이 아닌 사람을 녹록하게 보고 마음대로 말하고 행동한다. 그래서 구설에 오르고 있다. 상대를 녹록하게 보고 함부로 대한 적은 없는지 자신을 돌아보자. 최옥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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