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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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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소쿠리] 밤 새워 끼적거린 편지

  • 기사입력 : 2005-10-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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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신문사에서 계절의 변화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요?

     답은 3층에 있는 화장실입니다. 이곳에는 조그만 창을 통해 주변 가로수와 용지공원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곳에서 노을이 지는 것도 볼 수 있는데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요즘 이곳에 들어서면 곱게 `가을 옷'을 차려 입은 나무들이 우리를 맞습니다. 이럴 땐 문득 어릴 적 친구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집니다.
     자리로 돌아와 종이에 `끄적거립니다.'

     여기서 잠깐!
     오늘은 글을 적거나 낙서 등을 표현할 때 자주 틀리는 `끼적'에 대해 알아볼까요.

     인터넷 검색을 하면 많은 분들이 `끼적'을 `끄적'으로 잘못 쓴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심심할 때 끄적대다', `커피 한 잔 뽑아 놓고 원고를 끄적거리다 보니∼', `크로키 북에 연필 들고 끄적끄적대다 보면∼' 등등.

     국어사전엔 `끼적'은 `글씨나 그림 따위를 아무렇게나 쓰거나 그리는 모양'으로 나와 있습니다.
     이제 `끼적'을 아셨으니 가을편지를 적어 보실래요. 그렇다고 누구처럼 `밤을 세우지'는 마십시오. 얼마나 힘이 센지 밤을 `새우지' 않고 `세워'버렸답니다. `잠을 자지 않고 뜬눈으로 밝히다'라는 뜻의 우리말은 `새우다'입니다.

     곁들여 `새다'는, 목적어를 취하지 않는 자동사로만 쓰이고, `새우다'는 타동사로만 쓰인다는 것도 알아두세요. 따라서 날이 새다(O) 밤을 새우다.(O) 밤을 새다(x)

     자, 이제 밤을 새우며 끼적거린 편지를 보냅니다. 이 때는 이런 노래가 어울리지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  허철호기자 kob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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