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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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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소쿠리] 김치는 담구나? 담그나?

  • 기사입력 : 2005-11-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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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나온 데 이어 국산 김치에서도 검출되어 참으로 혼란스럽다.

     우리 식탁에 없어서는 안 될 반찬인 김치 먹기가 두렵기까지 하다. 많은 가정에서 그동안 김치를 사서 먹다가 올해에는 직접 담그기로 했다 한다.

     김치를 담그는 일을 두고 흔히 쓰고 있는 말을 보자.

       (1) 그 단체는 김치를 담궈 주었다.
       (2) 그 단체는 김치를 담구어 주었다.
       (3) 그 단체는 김치를 담그어 주었다.
       (4) 그 단체는 김치를 담거 주었다.

     (1)∼(4) 중에서 어느 것이 옳을까. 정답은 “모두 틀렸다”이다.

     `담그다'가 기본형으로, `담가', `담그니'로 활용된다. 앞의 문제를 바르게 고치면 `그 단체는 김치를 담가 주었다'이다. `담가'가 되는 과정을 살펴 보자.

     어간 담그­에 어미 ­어가 결합하면 담그+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어간 담그­의 끝소리인 그의 ㅡ가 떨어져 나가게 된다. 담ㄱ+어가 되는 것이다. 연이어 모음조화가 일어나 ­어도 ­아로 바뀌게 되고 최종적으로 `담가'가 되는 것이다.

     `담그다'는 두 가지 뜻이 있다.
     1. 액체 속에 넣다.(시냇물에 발을 담그다/개구리를 알코올에 담가 두었다)
     2. 김치·술·장·젓갈 따위를 만드는 재료를 버무리거나 물을 부어서, 익거나 삭도록 그릇에 넣어 두다.(김치를 담그다/매실주를 담그다/이 젓갈은 6월에 잡은 새우로 담가서 육젓이라고 한다)

     어릴 때 이맘때쯤 동네 아주머니들이 모여 집집마다 김치를 담그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최옥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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