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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경의 NIE] (31) 중산층을 살리자

  • 기사입력 : 2006-01-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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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년의 해가 뜬 지도 벌써 일주일이 지났네요. 2005년 마지막에 뜨는 해와 2006년 처음 뜨는 해가 뭐가 다르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의 마음가짐이 다르다면 분명 두 해는 다를 거예요. 올해 우리나라는 새로 뜨는 해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 하는 중대한 한 해가 돼야 할 거예요.

    올 한 해 우리가 가장 먼저 고민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점이 양극화 해소라고 하죠. 연초부터 신문에는 양극화 해소를 위한 대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요. 가장 좋은 방법이 중산층을 살리는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방법들은 다 다르더군요. 신문을 보면서 우리가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하는지 고민하고 여러분 스스로 대안을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이 NIE인 거 알죠?

    참여정부 출범 초부터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부’라고 표방을 하고 있지만 외환위기 이후 붕괴된 중산층이 복원되기는커녕 급속하게 몰락하면서 심각한 양극화 현상만 가중시켰어요.

    ‘중산층’이라는 용어는 사회과학적으로 정립된 개념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소득수준으로 계층을 구분하는 말이에요. 우리나라의 중산층은 서울대 홍두승 교수의 분류를 보면 △월평균 소득 279만2천400원 △교육수준 2년제 대학 이상 △주택 20평 이상 자가 소유 또는 30평 이상 전월세의 기준에 해당하면 중산층이라고 해요. 하지만 이 조건에 다 맞더라도 스스로가 중산층이라고 느끼지 못하면 어쩔 수가 없으니까 주관적 귀속감이 더 강하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어요.

    국가별로 가장 바람직한 선진국이라고 표현하는 나라는 중산층이 두터운 나라라고 하죠. 이유가 뭘까요? 중산층은 사회에서 균형자 역할을 해요. 좌우 이념 대결에서 중도좌파 중도우파에 널리 퍼져있는 중산층 덕분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을 유지할 수가 있어요. 정치적으로 한쪽으로 몰리면 한쪽의 인기에 편승하는 정치(포퓰리즘)가 생겨 사회가 불안해질 수도 있어요.

    전통적으로 중산층이 두터운 덴마크나 네덜란드를 보면 자본과 노동이 대타협을 이뤄내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이루어 냈어요. 그리고 중산층은 국가경제의 소비의 기반이에요. 수출만으로는 우리 경제를 살릴 수가 없어요. 내수시장이 살아야 비정규직문제. 실직문제 등 노동문제가 해결될 수 있어요.

    하지만 지금 세계는 전체적으로 중산층이 줄어들고 있어요. 선진국의 대명사 미국도 상류층은 계속 증가하지만. 중산층은 몰락해 빈곤층이 늘어나고 있어요. 전 세계 인구의 60억명 중 10억명이 80%의 GDP를 독점하고 있고 60억명 중 반이 하루 2달러 이하로 생활하는 극심한 빈곤상태에 놓여 있어요.

    1990년대 이후 정보화 세계화가 대두되면서 대부분의 국가는 시장경제. 자유주의 모델을 선택하였으며 이는 국가가 최소한의 사회 안전망 역할을 하기보다 기업의 역할을 하게 되었어요. 이로 인해 대량 구조조정이 진행되었고 거의 모든 노동자들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어요.

    임시직. 계약직. 프리랜서가 훨씬 보편적인 직업군이 되면서 대부분의 중산층 노동자들은 잠재적인 실업자. 이로 인한 중산층 이탈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 시대가 된 거예요. 전체 노동자의 55%에 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정규직 노동자의 임금 50%에 불과하고 사회안전망 시스템의 가입률 또한 20% 내외예요. 이들이 대량 실직으로 이어질 때 이들을 구제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은 턱없이 모자란 상황에서 중산층의 붕괴는 막을 수가 없을 거예요.

    세계화 디지털화로 인한 신자유주의 경제질서가 ‘골드 컬러’라고 불리는 신부르주아를 형성하여 그들만의 세상을 꿈꾸고 있는 동안 대부분의 중산층은 해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개인적 자구책으로 자격증 취득에 열을 올리기도 하고. 재테크에 열중하기도 하면서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어요.

    빈곤층은 어떨까요? 실제 미국 경제 활동인구 4명 중 1명이 빈곤선 이하의 월급을 받고 사회보장 시스템도 없이 음식을 사먹을 돈이 없어 배고픔을 겪어야 한다고 해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예요. 매년 생계형 자살이 늘고 있고. 청년실업문제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닌 지 오래되었어요.

    문제는 계속적인 국가. 기업 성장이 분배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점일 거예요. 국가별로 중산층을 살리는 전략은 다양해요. 우리의 경우는 중산층의 붕괴로 빈곤층이 계속 늘어나는 사례예요.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지속적인 노동교육이 이루어져야 하고. 일자리에 대한 정보도 강화해야 하고 중산층 소비의 대부분에 포함되어 있는 과도한 교육비 지출을 줄여나가 평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해야 할 거예요.

    성장과 분배.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에요. 올 한 해 삽살개가 눈을 만나 펄쩍 뛰는 것처럼 우리 경제가 살아서 성장의 한 부분을 분배를 통해 중산층을 살릴 수 있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1. ‘중산층을 살려야 한다’라는 주제의 기사를 신문사별로 스크랩하여 비교 분석하여 보세요. 다른 점이 있다면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2. 중산층에 대한 개념 정의가 많이 달라요. 조사하여 보고 여러분이 생각하는 중산층의 개념을 정리해 보세요. 또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친구들에게 설명해 보세요.

    3. 세계화. 디지털화의 장·단점을 찾아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신문에서 이와 관련된 기사나 주제를 찾아 스크랩하여 보세요.

    4. 신자유주의란 70년대에 등장한 정치·경제·사회에 걸친 폭넓은 개념이에요. 18~19세기 고전적 자유주의가 그 뿌리라고 할 수 있어요. 신자유주의의 등장 배경을 조사해 보고 그 한계를 신문기사와 연결하여 토론해 보세요.

    5. 외환위기 이후 중산층의 몰락 원인을 조사하고. 세계화의 진전에 따라 국가간 자본과 노동의 이동이 자유로워지면서 나타나는 국가간 경제력의 차이와 관련되는 기사를 스크랩하여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6. 세계화 시대에 신자유주의자들은 사회복지제도를 축소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어요. 이에 따라 많은 나라에서는 사회안전망이 약화되고 있어요. 시장의 효율성 제고를 명분으로 복지제도를 감축하는 것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토론해 보세요.

    유혜경(부산·경남 NIE연구회 회장)
    ▶약력 : 한국NIE협회 부산·경남 책임강사 / 신문방송학 석사 / 동아대·신라대 사회교육원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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