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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거제 둔덕 폐왕성

  • 기사입력 : 2006-03-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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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 정상에 마르지 않는 `천지못'

    고려 `무신들의 난'때 의종 유배지서 이름 붙여져

    성 남서쪽선 통영이 한 눈에…북쪽엔 돌탑들이

        거제시 둔덕면 폐왕성은 고려 제18대 왕인 의종(毅宗)의 유배지이다.
        이 성은 1170년(의종 24년) 상장군 정중부 등 무신들의 난으로 폐위된 왕이 이곳에 와서 3년간 살았다고 해서 ‘폐왕성’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신거제대교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의 사등면 오량마을로 진입하여 폐왕성 표지판을 보며 찜질방 뒷길 임도를 따라 휘어 돈 뒤. 10분 가량 오르다 보면 우측에 복원이 끝난 성이 보인다. 신거제대교를 지나 한려농산 앞 지하통로로 U턴을 해 지방도 1018호선을 타고 15분쯤 달리다 보면 둔덕면 거림마을에 도착하고. 이어 폐왕성 표지판을 따라 가도 된다.

        성 주위의 마을에는 둔전과 마장을 두어 농사를 짓고 군마를 키웠다고 전해지며. 또 성 서북쪽에 오량성을 쌓아 군영을 두고 해상을 감시케 했다는 사실에서 당시 의종이 군사력을 기르며 복위를 꿈꾸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산성의 둘레는 550m이며. 높이가 5m이고. 동서남북 사방에 성문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지금은 정확히 알 수 없다.
        성 안으로 들어가 남쪽으로 향하다 보면 집터로 보이는 돌담이 무너진 채로 있으며. 그 옆에 잡초 사이로 작은 샘터가 보인다. 의종이 이 물을 마셨다하여 ‘천지못’이라 불린다. 산 정상에 우물이 있는 것도 신기하지만. 그 물이 마르지 않은 채 하늘을 비추고 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남서쪽으로 돌아가면 한눈에 통영이 내려다 보인다. 신·구 거제대교가 마치 통영과 거제도 사이 잘록한 허리 모양의 푸른 바다에 띠를 두른 듯하다. 육지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다리를 세워서 그렇겠지만. 폐왕성에서 바라보니 통영 땅을 잡아당겨 바다의 허리를 잔뜩 조여 놓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의종은 저 바다를 보며 무신세력이 언제 자객을 보내 자신의 목을 조를지 모르는 초조함 속에서 산성을 방비했을 것이다. 통영과 거제도 사이의 바다가 더 멀었으면 하는 바람도 그 초조한 마음 한구석에 도사리고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성 북단은 가장 높은 지역으로. 그곳에서 의종이 기우제와 산신제를 지냈다고 전해진다. 그 옆에 누군가가 무너진 성곽의 돌로 돌탑을 수십 개 쌓아 놓았는데. 그 모양이 북쪽을 바라보고 선 군졸들의 모습과 같다.

    거제=이회근기자leeh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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