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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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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경의 NIE] (39) 당당한 여성 총리, 당당한 여성

  • 기사입력 : 2006-04-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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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작 만화의 인기를 안고 시작한 드라마 ‘궁’이 내년 2부 방영을 기약하며 지난주에 막을 내렸어요. 독특한 소재였고 볼거리도 많이 제공해 준 드라마로 평가를 하고 있지요. 여러분 중에도 이 드라마에 푹 빠져 지낸 친구들이 많았을 거예요.

    내년 2월에 새롭게 탄생될 ‘궁 2부’의 내용에 대해 벌써부터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그 중에 가장 네티즌에게 인기를 받고 있는 내용 중에 하나가 이런 줄거리예요.
    입헌군주제가 폐지되고 채경(비궁)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고. 신군(황태자)은 집에서 가사일과 함께 아내의 정치활동에 내조를 하게 된다는 거예요.
    그냥 우스갯소리라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요즘에 정치권에 불고 있는 여풍(女風)을 보면 이런 날이 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참여정부 국무총리 지명자인 한명숙 열린우리당 의원이 지금 국무총리실에서 새로운 준비를 하고 있어요. 이해찬 전 국무총리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면서 원만한 성품과 부드러운 지도력으로 화합과 민생의 정치를 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어요.
    한명숙 지명자는 민주화 운동을 시작으로 여성운동을 하다 김대중정부와의 인연으로 여성부 장관직을 수행했으며 참여정부에서는 환경부 장관직을 수행하여 ‘온화한 카리스마’라는 소리를 듣는다고 해요.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한 주요 과제 중의 하나가 여성의 지위 향상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이번 총리 지명자는 그 상징성만으로도 높이 평가할 만해요. 하지만 항상 여성 정치인에게 붙는 ‘부드러운 성품의 소유자’ 그래서 화합의 정치를 할 수 있을 거라는 점은 생각해 봐야 해요. 지금 우리에겐 ‘부드러우면서도 원칙을 고수하는 개혁총리’가 필요해요. 부드럽기만 하다면 우유부단함과 연결될 수도 있어요.


    참여정부가 내세운 개혁 중에 ‘분권형 책임총리제’라는 것이 있어요. 여러분도 신문에서 많이 봤을 거예요. 책임총리제란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하고 제한하기 위해서 국무총리의 권한을 강화하는 거예요. 대통령이 소수의 핵심 국정과정에만 집중하도록 하여 대통령직 수행의 효율성과 국무총리의 내각 통일의 효율성을 함께 이끌어내기 위한 거예요. 국정운영 중반을 맞이하는 참여정부의 키워드는 ‘분권’이었어요.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지방 분권’과 더불어 책임총리제라는 ‘권력 분권’은 분권형 대통령제를 지향하고 있다고 할 수 있어요.


    국무총리제는 우리나라 헌정사에서 제헌 당시부터 있었던 제도예요. 애초에 의원내각제로 구성되었던 정부 형태가 대통령 후보였던 이승만의 반대로 하루 만에 대통령제로 바뀌면서 의원내각제의 국무총리제가 헌법에 남게 되었어요. 하지만 이승만 대통령은 점차 독재적으로 정권을 운영하였고. 이어 4·19혁명 이후 제 3차 개헌에서 의원내각제로의 개헌이 논의되었으나 5·16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정권에 의해 미국식 대통령제를 도입하면서 의원내각제 요소를 두었고. 그 중 하나로 부통령을 두지 않는 대신 심의기관인 국무회의와 국무총리를 두었어요. 하지만 박정희 대통령이 독재적 권력운영을 했기 때문에 전혀 제도적 가치를 살리지 못했어요. 정치적 책임만 있고 헌법적 권리는 없는 국무총리제는 권력의 민주화가 어느 정도 달성되었다고 하는 지금까지 심도있는 검토가 되지 못한 채 3공화국 때의 국무총리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어요.


    3권 분립의 두 권력인 입법부와 사법부가 행정권에 대한 충분한 견제기능을 갖추고 있다면 굳이 분권형 대통령제나 책임총리제와 같은 논의가 불필요할 수 있어요. 입법부와 사법부가 대통령에게 종속된 경험을 가진 우리 국민의 시각에서는 대통령 독재적 권한에 대한 경계의 요구가 강하게 나타나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입법부와 사법부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에요.


    하지만 현재 우리의 현실은 일단 국무총리가 책임있는 행정운영을 통해 민생의 어려움과 앞으로 있을 5·31지방선거를 공정하게 치를 수 있었으면 하는 점이에요.
    17대 국회에는 여성 국회의원 수가 가장 많다고 해요. 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제 목소리들을 내지 못하고 있어요.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서울시장 출사표를 내고 한나라당에서도 여성 공천자를 많이 낼 거라고 해요.


    정치를 앞둔 시점이기에 여성 유권자를 의식한 여성 정치인의 행로가 되지 않을까 내심 걱정스러운 것도 바로 우리 사회 여성의 모습이 아직은 힘들어 보이기 때문이겠지요?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1.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여성의 모습을 신문에서 스크랩해 보세요. 어떤 여성의 역할이 많이 나와 있나요?

    2. 우리 집에서의 여성의 역할을 이야기해 보세요. 엄마. 나. 아니면 누나. 여동생 등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3. ‘마흔 번째 엄마의 생일’(웅진)이라는 책이 있어요. 주인공인 ‘나’가 성장 과정에서 성 역할에 대한 고민을 겪으면서 엄마를 이해하는. 엄마는 마흔 번째 생일에 가족이 아닌 자신의 역할을 찾는다는 내용이에요. 이 책을 읽고 여성에 대한 우리 가정의 인식. 사회의 인식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4. 우리나라 여성 정치인 중에서 내가 지지하고 싶은 사람을 골라 그 정치인이 살아온 모습을 알아보세요. 특히 이번 국무총리와 관련된 기사를 읽어 보고 남성 정치인 기사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조사해 보세요.

    5. 책임총리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의원내각제와 대통령제를 알아야 해요. 조사해서 정치형태를 이해해 보세요.

    6. 한국 사회에서 보다 바람직한 권력구조에 대해 이야기 해보세요.

    7. 고위공직자의 자질에 대한 기사가 자주 나와요. 고위공직자의 자질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공직수행을 위한 능력인가요? 아니면 도덕성인가요? 친구들과 기준을 정해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8. 세계의 여성 정치인을 조사하여 보고 현대사회에서 여성지도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지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유혜경(부산·경남 NIE연구회 회장)
    ▶약력 : 한국NIE협회 부산·경남 책임강사 / 신문방송학 석사 / 동아대·신라대 사회교육원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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