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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탐험-34] 자기소개서 쓰기(상)

  • 기사입력 : 2006-04-10 12: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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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천자로 알리는 ‘나’

     글샘: 대입이나 취업을 앞두고 고민거리 중 하나가 `자기소개서'란다. 1천자 안팎의 글로 `나'를 알리는 글인데도 모두들 부담을 갖더구나.

     글짱: 교내 학생기자에 지원할 때 자기소개서를 쓴 기억이 나네요. 정말 땀나요. 대충 어떻게 써야 한다는 `감'은 있어도 막상 쓰려고 하니 첫  문장부터 막히던데요.

     글샘: 이곳 논술탐험에서 그런 고민을 하나씩 풀어 보면 어떻겠니?

     글짱: 좋죠. 자기소개서도 글쓰기의 한 부분이잖아요. 그렇지만 한 번에 다루기엔 시간이 모자랄텐데요? 

     글샘: 대입과 취업 부문을 모두 짚어 주기는 힘들지. 또 예문이나 다듬는 방법을 적절히 섞어야 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아.

     글짱: 그러면 대학 입시 때 제출하는 자기소개서에 초점을 맞춰 주실래요?

     글샘: 좋아. 먼저 글머리를 어떻게 쓰는지 설명해 주마.

     글짱: 주로 성장 과정을 쓴다고 들었어요.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가요?

     글샘: 정답이 어디 있겠니? 다만 성장과정은 남달랐던 부분만 짧게 언급하는 게 좋단다. 성장과정에 관한 내용이 절반을 넘는 학생들도 있거든. `나'를 알릴 게 한두 가지겠니? 능력·지원동기·입학 후 학업 계획이나 포부 등 필요한 내용을 쓸 공간이 없을 거야. 예문을 보자꾸나.


     (예문 1) 경남 산청에서 1남 2녀 중 차녀로 태어나 농사를 짓는 부모님의 기대 속에서 성장했습니다.
     초등 4학년 때 서울로 전학한 시기는 농촌을 벗어나 도시생활을 하며 보다 큰 꿈을 갖게된 제 인생의 전환점이었습니다.

     (예문 2) 경상도 산골에서 태어나 올해 스물세 살인 나는 2남2녀의 막내딸이다. 막내딸이라서 다른 언니들보다 더 부모님의 관심을 받으며 자랐다.

     (예문 3) 살림이 부유하지는 않아도 정직하고 성실한 삶을 강조한 부모님의 가르침은 제 가치관 형성에 큰 밑거름이 됐습니다.

     글짱: 대충 짐작하겠네요. 상투적인 글머리를 벗어나라는 지적을 하는 거죠?

     글샘: 눈치는 빠르구나. 그게 전부는 아니야. 대학에 따라 자기소개서 유형이 다르단다. 질문을 항목별로 나눈 곳도 있고, 자율 양식으로 쓰도록 하는 곳도 있지. 어느 유형이든 (예문 1)과 (예문 2)의 첫 문장은 바람직하지 않단다.
     하지만 (예문 1)의 두번째 문장은 다소 다듬어 첫 문장으로 내세우면 괜찮을 거야. 자기소개서 글머리는 최소한 (예문 3)처럼 시작하는 게 적절하지.


     글짱: (예문 2)의 `나도' 같은 표현은 안 쓰는 게 좋다고 글샘이 예전에 강조했잖아요?

     글샘: 당연하지. 또 `∼했다'와 `∼했습니다'와 같은 두 가지 서술형은 섞어 쓸 수 없어. 어느 한 쪽을 택해야 혼란을 주지 않는단다.
     이번엔 자율양식일 때 `남다르게 쓰는 글머리'는 어떤 게 있는지 알아보자.

     (예문 4) 그동안 어떤 길을 택할 때 언제나 부모님의 의지를 따라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학과 지원은 제 주관을 바탕으로 결정한 선택이기에 벅찬 희망과 자신감으로 대학의 문을 두드립니다.

     글짱: 성장과정이 아니라 지원 동기에 얽힌 각오를 내세운 글머리네요.

     글샘: (예문 1·2)와는 느낌이 다르지? 솔직히 말하면 이 글머리는 글샘이 대학 새내기 시절 대학신문 수습기자 시험 때 자기소개서에 쓴 유형이란다. 당시 필기시험 점수는 탈락수준이었는데도 자기소개서를 읽은 학보사 교수님이 “어떤 학생인지 보고 싶다”며 면접까지 보게 배려해 주더구나. 물론 최종 관문을 통과했지.

     글짱: 자기소개서의 위력을 엿볼 수 있군요.

     글샘: 이러한 첫 문장 뒤에 세부 내용을 덧붙이는 것도 필요하지.

     (예문 5) 어떤 진로를 택해야 할지 충분히 고민한 끝에 내린 선택이었지만 부모님도 제 의사를 존중해 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글샘: 심사위원들은 이 대목에서 수험생의 의지와 성품을 알고 후한 평점을 줄 수도 있단다.

     글짱: 그렇다면 자기 성격의 장·단점을 쓸 땐 어떤 방식이 좋을까요?

     글샘: 실제로 `이러저러한 성격이었는데 000을 통해 ·~~하게 바꾸었다'식으로 쓰는 학생들이 많지. 전개 방식에 따라 돋보일 수도 있지만, 가능하다면 적성과 동아리 활동을 성격 변화와 연계해 쓰는 방식을 권하고 싶구나. 예문을 보거라.

     (예문 6) 고집이 센 편이라 고교 때부터 인위적으로나마 이러한 성격을 바꿔 보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 단점이 장점으로 받아들여질 때가 있음을 알고는 그런 시도를 그만 두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은 해보기도 전에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이룰 때까지 열성을 다하는 제 모습이 친구들에게 자신감과 책임감으로 비쳐졌기 때문입니다.

     글샘: 성격만을 다룬 단락으론 이 정도면 수준급이야. 다만 자기소개서 예문으로 흔히 등장하는 어투라서 조금은 식상하지. 여기에 독특한 경험을 더하면 좀 더 알찬 글이 될 수 있을 거야.

     (예문 7) 초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이어 온 글쓰기 취미는 고교에 들어와 `학교신문부'에서 특별활동 겸 동아리 활동을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 취재하면서 내성적이라 자신감이 없던 성격이 어느 순간 바뀌었습니다. 중학교 때까지 남과 어울리기 힘들어하는 편이었지만 학생기자로 활동하면서 많은 친구를 얻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00일보의 전국 고교신문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아 성취감과 함께 더 큰 자신감을 갖게 됐습니다. 신문부 구성원 간에 의견이 맞지 않아 갈등도 있었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내 의견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것도 배웠습니다.
     또 힘들 때마다 서로 격려하며 `함께하는 우리'의 힘과 작은 공동체 안에서도 개인의 역할과 책임이 중요하다는 것도 체험한 동아리 활동이었습니다.

     글샘: 학생마다 경험이 다르므로 위 예문이 정형이라고는 할 수 없어. 그러나 이러한 틀에 기초해 성격과 동아리 경험을 써 가면 알찬 소개서가 될 수 있을 거야. 지망 학과 등에 관한 부분은 다음 편에서 계속 공부해 보자. 심강보(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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