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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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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경의 NIE] (41) 자본의 세계화와 우리

  • 기사입력 : 2006-04-17 11: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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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본의 세계화에 우리가 해야 할 일

    최근 ‘론스타’라는 외국기업을 수사한다는 신문기사를 봤을 거예요.

    2003년 외환은행이 론스타에게 헐값으로 팔렸는데. 이를 주도한 것이 재정경제부와 금감위. 금감원이라는 의혹이 이어지고 있어요. 처음에는 론스타가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사업과 펀드 사업 등으로 이익을 냈음에도 세금을 내지 않았고. 또한 외화를 해외로 반출한 혐의로 수사가 진행되었어요. 그러나 당시 외환은행이 헐값으로 론스타에게 팔린 과정에도 의혹이 제기되면서 수사가 확대되고 있어요.

    최근까지 핵심은 BIS(자기 자본)비율 조작과 관련된 것이에요. 한 은행이 자기 자본을 8% 보유하고 있으면 자립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데 외환은행이 매각될 당시엔 6.2%였기 때문에 론스타에게 매각한 것이에요. 그런데 문제는 이 비율이 조작되었다는 의혹으로. 론스타에게 팔기 위해 BIS비율을 원래보다 낮게 책정하였다는 거죠.

    왜 그랬을까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론스타가 우리 고위공직자에게 로비를 한 때문이라는 추측이 무성해요. 아직 수사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니니까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할 거예요.

    이번 사태를 제대로 보려면 론스타 같은 해외펀드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해요.

    우리는 흔히 세계화라는 표현을 많이 써요. 특히 금융 및 화폐. 자본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어요. 이런 자본의 세계화를 우리가 경험하게 된 것은 바로 IMF외환위기 때였어요. 이전에도 외국계 금융자본들이 국내에 진출한 적이 있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철수했어요. 그 후 국제 금융자본이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한 것은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으며 외자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던 시기부터예요.

    IMF(국제통화기금)의 강력한 권유로 세계 금융시장에 내몰린 국내 은행에 헤지펀드들이 몰려들었어요. 헤지펀드는 국제증권 및 외환시장에 투자해 단기이익을 올리는 민간 투자기금으로. 100명 미만의 투자자들로부터 개별적으로 자금을 모아 버뮤다 같은 조세 회피지역에 위장거점을 설치해 자금을 운영하는 투자신탁을 말합니다. 도박성이 큰 상품들을 만들어 국제금융시장을 교란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어요.

    당시 한국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경제기반 자체는 탄탄한 상황이었어요. 그럼에도 실제보다 위기 상황을 부풀린 국제금융기구와 국내 전문 경제그룹들의 실수가 있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금융기관들이 불량 물건처럼 국제 금융시장에 내몰렸으니 헤지펀드들로서는 매우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은 셈이에요.

    결국 이들은 은행매입에 성공하여 외국자본에 넘어간 3개 시중은행들이 모두 1차로 헤지펀드들에게 상품이 넘어가 다시 팔리는 과정을 밟게 되었어요.

    하지만 현재는 전통적인 금융업을 해 온 세계적 은행들이 국내 소매 금융시장을 겨냥해 인수하여 한국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어요. 씨티은행이 한미은행을 인수하여 영업폭을 확장하고 소매금융에 뛰어든 것이나. 소매금융에서 강점을 지닌 SCB가 제일은행을 인수하여 아시아에서의 소매금융 확장을 도모하고 있어요. 순수 국내자본 은행들도 그동안의 인수합병으로 자본력이 커진 상태여서 새로운 시장 경쟁 양상에서 자신감을 보이며 자체 경쟁력을 확신하고 있어요.

    국제 금융자본들이 굳이 국내 은행들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국내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은 일단 기존 은행들이 전국적인 점포망을 갖고 있어 새롭게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필요가 없다는 이점 때문일 거예요. 또한 헤지펀드들이 인수 후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구조조정을 마쳐 정예 인력만 남은 점도 국제 금융 자본들에게는 국내 시장에 뛰어들게 하는 요인이에요.

    이미 금융시장이 개방된 상황이어서 다시 문을 걸어 잠글 수도 없어요. 개방된 시장에서 무한경쟁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일만 남았어요.
    하지만 이번 론스타의 외화은행 매각과정을 지켜보면 금융시장의 개방화가 걱정되지 않을 수 없어요. 국내에 진출한 외국 자본들을 한국 정부의 통제하에 둘 수 있느냐 하는 점이에요. 한국 정부의 정책 통제 안에 있으면 그것이 비록 외국 자본이라고는 해도 한국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외국자본의 국내 침식이라는 부정적 요소만 남게 될 거예요.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드러나고 있는 조세회피라든지. 매각하지 않아도 순수 국내자본으로 회생할 수 있음에도 론스타의 로비에 정부가 흔들렸다면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예요.

    [이야기 나누어보세요.]

    1. 론스타와 관련한 기사를 읽고 모르는 경제 용어를 정리하여 보세요. (사모펀드. 인수합병. BIS비율 등)

    2. 1997년 외환위기 당시의 상황을 조사하고. IMF가 제시한 한국 경제의 체질개선과 관련하여 시행된 정책을 조사하여 보세요. (시장 전면개방. 구조조정. 민영화 등)

    3. 우리나라 부실기업의 해외매각에 대해 조사해 보고 긍정적인 측면과 문제점을 이야기 나눠 보세요

    4. 각자 생각하는 세계화의 모습을 브레인스토밍하여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어 보고 신문에서 세계화의 모습을 찾아 토론해 보세요.

    5. 세계화의 진전에 따라 국가간 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워지고 있어요. 이에 따라 국가간 경제력의 차이는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이러한 현상을 신문에서 찾아보고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 해 보세요.

    6. 세계화란 어떤 성격의 정책인가? 세계화의 올바른 방향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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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혜경(부산·경남 NIE연구회 회장)  ▶약력 : 한국NIE협회 부산·경남 책임강사 / 신문방송학 석사 / 동아대·신라대 사회교육원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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