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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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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경의 NIE] (47) 멈추지 않는 전쟁, 왜?

  • 기사입력 : 2006-08-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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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하나의 神. 두개의 종교

    미국을 향한 테러 사건 이후로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전면 충돌의 위기까지 직면했어요. 그러나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원래 서로에 대해 관대했고. 지향하는 윤리와 도덕은 아주 유사해요. 코란에 “알라를 믿는 자. 유대인. 기독교인 신을 믿고. 선한 일을 하는 이는 모두 신의 축복을 받으리라”라고 씌어 있어요.

    1천200년 전 바그다드에서 두 종교 수장이 모여 종교 회의를 했을 때 기독교 수장은 마호메트를 찬양했어요. 기독교의 신 여호와나. 이슬람교의 신 알라나 이름만 다를 뿐 ‘오직 하나의 하나님’으로 같은 신이에요.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 모두 경전을 중요시하여 경전 신앙이라고 불려요. 기독교의 신이 예수의 몸을 통해 피와 살이 현신했다면 유대교와 이슬람교의 신은 경전 속에 현신하므로 기독교에 비해 경전의 비중이 훨씬 크고 신성하다고 해요.

    그러나 코란도 성경정신을 인용하며 비슷한 부분이 상당히 많아요. 성경. 코란. 유대경전 모두 윤리와 도덕을 중시하고. 선행을 하면 사후에 에덴동산과 같은 낙원을 약속하는 것도 같아요. 그러나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근본적인 차이이자 쟁점은 예수의 위치와 삼위일체(三位一體)의 문제랍니다.

    코란은 예수가 예언자·선지자일 뿐이며 신의 아들이 아니라고 분명히 하고 있어요. 만약 예수가 신이라면 신은 둘이 되는 것이고. 이는 오직 하나의 신만을 섬기는 절대 유일신 신앙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므로 하나의 신. 같은 신을 믿는 두 종교는 영원히 서로 용납할 수 없는 것일지도 몰라요.

    예수 비하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적대감은 이슬람교도를 ‘전쟁과 폭력의 종교’로 매도하고 기독교를 ‘사랑과 평화의 종교’로 미화했어요. 그러나 인류 역사에서 두 번의 세계대전을 포함하여 잔인하고 처참한 대살육은 거의 기독교인들이 한 일이에요.

    이슬람 세계가 기독교 세계를 증오하는 이유는 기독교인들이 평화적·비폭력적으로 중동에 나타난 적이 한번도 없기 때문이랍니다. 십자군 전쟁. 영국의 침략. 세계대전. 걸프전쟁을 보면 알 수 있겠지요. 최근 기독교인들은 또 다시 비평화적·폭력적으로 이슬람교도들 앞에 나타났어요. 기독교인들은 테러와의 전쟁이라고 말하며. 이슬람과의 전쟁이 아니리고 말하고 있지만. 이슬람인들에게는 과거와 지금의 전쟁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면 이슬람과 아랍세계에 대한 우리의 편견과 부정적인 선입견이 생겨난 이유는 뭘까요?

    해방 후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 외에 미국과 본격적인 교류를 맺었어요. 미국은 경제권·언론을 쥐고 있는 유태인에게 사실상 장악되어 편파적으로 유태인 편을 드는 나라였어요. 그런 관계로 미국의 눈치를 보아야 하고 미국 편에 설 수밖에 없었던 우리들에게 미국의 ‘적’인 이슬람이 부정적으로 인식된 것이죠.

    게다가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기독교가 제1의 종교로 부상한 나라입니다. 특히 한국 기독교는 타종교를 이단시하고 배척하는 경향이 강해 이슬람세계를 극히 부정적으로 보아왔어요. 그런데다 두 번에 걸친 중동전쟁이 모두 이스라엘의 승리로 끝나고. 두 번에 걸친 석유파동 때문에 중동 산유국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고울 수는 없었죠. 또 신문만 펼치면 눈에 띄는 중동분쟁과 팔레스타인 테러사건은 더더욱 이슬람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게 만들었어요.

    지금의 이스라엘은 1948년 영국과 미국이 2000년간 이곳에 살아온 사람들을 몰아내고. 유럽 각지에 흩어져 살던 유태인들을 모아 세운 나라예요. 영국과 미국. 그리고 유태인들은 이스라엘의 건국이 정당하다고 주장하지만 삶터를 빼앗긴 팔레스타인 난민의 입장은 전혀 달라요. 거대한 미국이 뒤에 버티고 있으니 정규전으로는 도저히 적수가 되지 못해 테러라는 극약 처방을 택한 것이고. 또 극소수의 테러 단체가 이런 행위를 하고 있어 이슬람 각 국가들도 골치를 앓고 있다는 거죠.

    게다가 유태인이 뒷돈을 대는 헐리우드 영화가 이스라엘을 좋게 선전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는 것이죠. 쉰들러리스트는 유태인들이 자금을 지원하고 유태인 감독인 스필버그가 만들었어요. 또 벤허. 아라비아 로렌스. 반지의 제왕에서도 이슬람인들을 무지몽매하고 폭력적으로 묘사했어요. 결국 이러한 사실들이 우리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이슬람세계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만든 원인이에요.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이슬람인들이 죽거나 고통을 받고 있어요. 헤즈볼라라는 무장단체를 소탕하겠다는 이스라엘과 이를 지원하는 미국은 움직이는 모든 차량에 폭탄을 퍼붓고 있으며. 헤즈볼라를 시아파 이슬람인들이 지원하고 있다는 이유로 시아파 거주지역을 모두 폭파하고 있어요.

    전 세계가 이 전쟁을 시작한 이스라엘을 비난하며 즉각 정전을 요구하고 있음에도. 미국은 정전안에 대한 유엔안보리 거부권을 행사했죠. 이제는 평화유지군이 아닌 다국적군을 주장하며. 레바논 내에 있는 헤즈볼라를 완전 소탕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요. 평화유지군이 들어가면 유엔 주도하에 레바논 사태를 해결하지만. 다국적군이 들어가면 이라크 상황처럼 미국이 주도할 수 있기 때문에 레바논 시민들의 안전보다는 자국이 원하는 것을 얻으려 하고 있어요.

    이슬람세계와 이슬람인들에 대한 미국의 편파적인 시각이 시정되지 않고 있고. 유태인들에 대한 일방적인 지지를 보내는 미국의 태도도 바뀌지 않고 있어요.

    과연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요?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1. 신문에서 레바논 사태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여 읽어보고.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2. 이스라엘과 중동의 관계를 조사하여 현재의 신문과 연결해 이야기 해보세요.

    3. 이번 레바논 사태의 진행과정을 보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번 전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이 있어요. 무엇인지 찾아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4. 크고 작은 분쟁. 특히 전쟁에는 전쟁을 일으킨 자들의 의도가 있어요. 전쟁의 역사를 정리해서 전쟁의 의도가 무엇인지 정리해 보세요. ‘내가 만든 전쟁의 역사’라는 책을 만들어 방학과제물로 제출하면 좋겠지요.(*예- 십자군전쟁: 교황의 세력을 이슬람으로 넓히기 위한 교황이 목적. 영토를 확보하기 위한 제후들의 목적. 상권을 확보하기 위한 상인들의 목적)

    유혜경(부산·경남 NIE연구회 회장) ▶약력 : 한국NIE협회 부산·경남 책임강사 / 신문방송학 석사 / 동아대·신라대 사회교육원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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