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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소쿠리] 어물쩡? 어물쩍?

  • 기사입력 : 2006-10-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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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정쩡’ 때문에 헷갈려 잘못 쓰는 ‘어물쩡’

    다음 중 어느 게 맞는 말일까요?

    1. 이번 일은 ‘어물쩡’ 넘어갈 일이 아니다.
    2. 이번 일은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

    ‘말이나 행동을 일부러 분명하게 하지 아니하고 적당히 살짝 넘기는 모양’을 뜻하는 말이 무엇인지 묻는 문제랍니다.
    OX퀴즈를 많이 해 보신 분이라면 출제자의 의도를 눈치채고, 마음속으로는 1번이지만 정답을 고를 땐 2번을 선택할 것 같네요. ‘어물쩡’이라는 말이 귀에 익숙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어물쩡’은 국어사전에 없는 말입니다. ‘어물쩍’이 맞습니다.

    왜 그럴까요?
    예전에 우리말 소쿠리에서 ‘온갖’ 때문에 헷갈려 ‘한갓’을 ‘한갖’으로 잘못 쓰는 이들이 많다고 얘기한 적이 있죠. ‘어물쩍’도 그런 경우가 아닐까요. ‘어정쩡’이라는 말 때문에 제자리를 못 찾는 말 중의 하나일 겁니다.

    ‘어정쩡하다’는 분명하지 아니하고 모호하거나 어중간하다는 뜻을 지닌 표준말이죠. ‘어물쩡’이 ‘~쩡’으로 끝나는 유형의 단어로 아는 분들이 많은 듯합니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 보세요. 의외로 많은 ‘어물쩡’이 나옵니다.
    아베 일본 총리가 ~~~ 민감한 야스쿠니 참배문제에 대해서는 ‘어물쩡’ 넘어갔습니다. / 정부도 ‘어물쩡’ 넘어가려 하지 말고 단호한 입장을 취하면서 국제적 연대를 이끌어내야 한다. / 정치권은 이번 의혹사건을 ‘어물쩡’ 넘기려 해서는 안 된다.

    그러다 보니 ‘어물쩍’이라고 쓴 예문이 틀린 게 아니냐며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 질문한 누리꾼도 있더군요. 물론 답글엔 ‘어물쩍’이 맞다고 설명하고 있죠.

    올해 한글날은 국경일이 되기는 했지만 공휴일로 지정하는 문제는 이대로 ‘어물쩍’ 넘어가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심강보기자 s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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